brunch

매거진 끄적끄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옆집작가 May 04. 2019

자격증이란 무엇일까

 학교에서 진행하는 취업 특강을 듣던 중 우연히 친구 셋을 만나 오래간만에 담소를 나누었다. 특강이 끝난 후 간단하게 정문 앞 한 식당에서 돼지김치찌개로 저녁을 때우고 우리는 학교 근처 커피나무로 향했다.


 자몽주스 하나, 애플 주스 하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둘 그리고 오레오 케이크 하나. 


음료를 앞에 두고 취업 이야기로 우리는 각자의 삶을 풀어나갔다.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준비하는 친구의 삶, 구글 애널리틱스를 준비한 친구의 이야기, ERP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친구의 말속에서 취업 준비생의 삶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여러 이야기가 나오던 중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오빠, 자격증은 자존감을 높여주려고 취득하는 거예요." 그녀의 말소리에 흘러가던 의식의 흐름을 멈추어보았다. 그리고 나의 작년을 기억해보았다. 당시 나는 자격증이 전무했다. 그래서일까, 스펙이 없던 작년에는 스스로 위축되었다. 나름 괜찮은 회사에 취업한 동기들과 친구들을 바라보며 그들은 스펙이 많아 취업에 성공했겠지 하는 생각이 동기들의 근황을 들으며 생각하곤 했다. 


올해가 되니 나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 부리나케 하나둘씩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올해 들어 스펙을 하나둘씩 갖출수록 성취에 대한 기쁨뿐만 아니라 당당함까지 나는 갖출 수 있었다. 취득을 하면 할수록 취업의 문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자격증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다들 한다니까 그리고 회사에서 이런 조건을 본다니까 취득했을 뿐이었다. 


 "오빠, 자격증은 자존감을 높여주려고 취득하는 거예요." 그녀의 말을 곱씹을수록 한 가지의 의문이 들뿐이다. 스펙이 무엇이라고 그리고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우리의 자존감마저 실종시키는 것일까. 


 자몽주스 하나, 애플 주스 하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둘 그리고 오레오 케이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는 자존감을 위한 자격증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꽃 한 송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