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룻배 타는 철새

by 용 기


2장

살아가다 살아가다 살아내야만 하는 시점… 그 자체만으로 감동이 될 수 있었다



나룻배 타는 철새

나룻배 타는 철새가 있다

기나긴 방황 끝에 되돌아온 한 마리 철새에게


나룻배는 침묵의 몸뚱어리 내밀어 주고

뱃머리는 고개 숙여 물에 빠진 노을 가른다


떠나서 떠나온 철새의 눈물 모아 태어난 호수

못다 한 사랑이 일련탁생(一蓮托生)하여

새가 되고 호수가 되어버린 연인이여


두 손 잡고 함께 노 젓던 때를 추억하며

물 머금는 호수는 철새를 위해

잔잔한 물결을 나룻배로 보내고


그렇게 전해지는 호수의 숨결에

철새는 사무치도록 눈감아 떨고 있다


저기 나룻배 타는 철새가 있다

저기 철새를 태우는 나룻배가 있다


그토록 시리고 아픈 사랑에

철새로부터 호수는 조금씩 커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