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일이 정말 많구나
지금은 한국 시간으로 저녁 11시, 그리고 미국 서부 시간으로 오전 7시.
어제 점심때쯤 도착해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짐을 기숙사로 옮기고, 친해진 홍콩의 애널리스트 출신 친구+ 중국 인터넷 회사 IR출신의 친구와 저녁을 먹고 (홍콩에서 온 그녀들은 정말 유쾌하다), 기숙사로 들어와서 빠지지 않는 열쇠와 싸우다가 housing service center까지 부르고 (이때는 정말 우울했다), 잠이 들었다. 아직 시차에 적응이 안 돼서 그런지 새벽 3시에 깨서 남편과 통화하고, 노트북으로 (마우스를 못 찾아서 엄청 불편하게) 학교 웹사이트들에 들어가서 보다가 샤워를 하고, 딩굴딩굴. 애들과 통화를 하고 다시 잠이 들려고 했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서 브런치 글을 쓴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캠퍼스이지만,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는 한국이 그리웠다. 너무나 편안한 우리 집. 그리고 3주 반이지만 못 보는 아이들과 남편. 영상통화를 하고 어떻게든 잠을 다시 들려고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아 핸드폰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그냥 일어났다.
어제가 Stanford MSx 프로그램의 첫날이었다 (일 년짜리의 mid-career를 위한 프로그램, 그래서 그런지 내 경력이 꼬꼬마로 보이는 시니어들이 많이 있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예전의 고객에게 transition을 위해서 mock interview를 해주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이 모든 리소스에서 최대한으로 뽑아내야 하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오기 전까지 제대로 된 준비를 해 놓아야 하는 것도 온전히 나의 몫이다. 다행히 미국에서 신분의 문제는 없지만, 그건 정말 시작에 불과하고 지금 해야 하는 것들이 정말로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쉽지 않을 거야,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 어렵다. 그리고 해결해야 한다.
가족 기숙사는 아기자기 하지만 정말 내가 다 셋업을 해야 한다. 이불을 다행히 예전에 계시던 분에게 사놔서 어젯밤에 그나마 잘 수 있었다. 어제는 기숙사 다이닝까지 가는데도 캠퍼스가 정말 너무 넓어서 엄청 헤매었다. 너무 다행인 건, 학교 캠퍼스가 안전하다는 것.
그 외에 해야 하는 것들이 정말로 많다.
*바닥이 카펫이어서 변경을 요청
*ID 카드/은행 account 만들기 + meal plan 등록 (지금 아침에 일어났는데 한국에서 가져온 소금 캔디로 버티는 중)
*마우스 사기
*운전먼허 신청
*아이들의 학교 등록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다. 그리고 내가 선택했다. 해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