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월급도 통장을 잠시 스쳐 지나갔어..."
혹시 월급 날마다 이런 한숨을 쉬고 계시진 않나요? 저 역시 10년 넘게 회계사로 일하며 수많은 기업의 장부를 들여다봤지만, 정작 제 통장 관리가 안 될 때는 아찔함을 느낍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속담 중에 "Wag the dog(꼬리가 개를 흔든다)"라는 말이 있죠. 개가 꼬리를 흔들어야 정상인데, 꼬리가 너무 무거워져서 개를 마구 흔들어대는 주객전도 상황을 뜻합니다.
돈이 나를 위해 일해야 하는데, 내가 돈(카드값, 대출이자)을 갚기 위해 일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건 바로 '꼬리가 나를 흔드는 삶'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뚜렷한 재무 목표 없이, 돈의 흐름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아갑니다. 마치 목표를 가진 누군가(은행, 카드사, 마케터)가 흔드는 대로 쓰이면서 말이죠.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적어도 돈에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나 내가 돈을 통제하는 '진짜 주인'이 되는 법을 알게 되실 겁니다.
"재무제표라니요? 가계부도 쓰기 벅찬데요."
지인에게 처음 '개인 재무제표'를 이야기하면 열이면 열, 손사래를 치십니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기업의 재무제표가 복잡한 건강검진 결과지라면, 개인의 재무제표는 매일 아침 재는 체중계와 같습니다.
자산(Asset): 내 몸의 근육량입니다. 예금, 주식, 부동산처럼 나를 든든하게 지탱해 주고 미래의 힘이 되는 것들이죠.
부채(Liability): 내 몸의 불필요한 지방입니다. 신용카드 할부금, 마이너스 통장처럼 너무 많아지면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고 건강(재정 상태)을 해칩니다.
자본(Equity): 진짜 내 기초체력입니다. 자산에서 빚(지방)을 뺀, 온전한 내 몫이죠.
가계부는 '어제 뭘 먹었나'를 기록하는 식단 일기라면, 재무제표는 '그래서 지금 내 몸 상태가 어떤가'를 보여주는 인바디(InBody) 결과입니다. 식단 일기만 쓴다고 살이 빠지진 않죠? 내 몸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운동 계획(재테크)을 짤 수 있습니다.
유튜브 혹은 실제로 만난 자산가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확고한 '재무 목표'라는 깃발이 꽂혀 있다는 점입니다.
목표가 없는 돈은 물과 같아서, 가장 낮은 곳(쉬운 소비)으로 흘러가 버립니다.
"언젠가 부자가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은 목표가 아닙니다.
"3년 안에 순자산(자본) 1억 만들기"처럼 구체적인 깃발을 꽂아야 합니다.
그래야 카드 할부의 유혹이 다가올 때, "이 소비가 내 목표(깃발)로 가는 길에 도움이 되나? 아니면 내 꼬리를 흔드는 지방인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를 흔들 수 있는 힘, 즉 '자기 주도권'은 바로 이 명확한 목표에서 나옵니다.
나를 정확히 아는 순간, 이미 당신은 흔들리는 '꼬리'가 아니라 중심을 잡은 '몸통'이 된 것이니까요.
오늘부터는 돈이 당신을 흔들게 두지 마세요.
대신 당신이 목표를 가지고 돈을 부리는, 멋진 주인이 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