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한 고찰과 앞으로의 결심
오랜만에 브런치 글을 쓴다. 2021년에는 나름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어 영화 후기를 쓰려고 노력했다.
한 10개 정도의 영화 후기글. 그 후기글들 덕분에 매일 적어도 5명 이상이 내 브런치를 보러 온다.
누군가 그래도 나의 생각을 읽으러 와준다는 게 고맙다. 하지만 10개 정도의 글을 쓰고 일이라는 핑계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삶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어느덧 1억짜리 전셋집에 들어와 방 2개와 거실이 있는 큰 집에서 생활한다. 내 주변 환경을 점점 넓어져 갔다. 정작 나는 크게 변한 것 같지 않지만... 오히려 차가워지고 움츠러든 느낌이다. 점점 현실과 타협하고 내 꿈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 사실 꿈이 뭔지도 찾지 못했다. 어렴풋이 생각했던 꿈. 내가 만든 영상을 보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나를 기억하게 만든다는 꿈. 사람들에게 영향이 끼치고 싶었다. 내가 죽어서도 나의 제작물이 사람들의 삶을 바꾸길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그저 게임이나 하면 나를 위한 보상만 찾기 바빴다. 영상 일을 하면서 사실 그것도 노력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무슨 영상을 만들어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게 만들지는 전혀 계획하지도 않고 그렇게 4년이 흘렀다. 참 한심하다. 요즘은 그냥 삶이 잘 흘러가기만 바라는 것 같다.
그래도 작년부터 1달에 1권 이상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책을 읽으면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마음이 차분해지고 사유하게 된다. 그 시간이 좋다. 뭔가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마저 든다. 평소 말솜씨가 없던 나도 어휘력이 느는 느낌이다. 후에 다시 영화 후기 글을 쓸 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렇게 1년 정도를 1달 1독서를 실천했다. 얼마 전에는 데미안을 다 읽었다. 데미안을 읽고 난 후면 뭔가 마음이 편했다. 내가 두려워할 것이 있나? 오직 내 마음속만 잘 관찰하면 어쩌면 나도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내 주변이 아니라 나의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그다음 책으로 모순을 읽고 있다. 오늘도 카페에 가서 모순을 읽는데. 갑자기 모순의 주인공 안진진처럼 나도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마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책이라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도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야겠다는 다짐을 글로 풀고 싶어졌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삶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았던 나였다. 이제는 그저 흘러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요즘 생각이 많아지고 갑자기 이석증이 생긴 것도 그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삶은 무언가 쫓기듯 산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무엇인지 모르는 채. 언제나 무엇을 할 때 손발이 떨리고 차분하지 못하며 급하게 준비하려는 경향. 심지어 나의 일도 그렇다. 마감이 있는 영상 작업 일. 아마 나는 평생 시간에 쫓겨 살아왔던 것이다. 앞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다. 시간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 싶다. 어쩌면 내가 먼저 앞으로가 시간을 기다리는 삶을 원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 시간이 원하는 대로 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하는 시간부터 줄여야겠다. 도망치는 곳에 낙원은 없다. 잎으로는 도망치지 않고 똑바로 보려고 한다.
오늘은 그냥 나의 생각을 적어보고 싶어 글을 썼다. 앞으로도 글을 하루 이틀마다 쓸 예정이다. 영화 후기도 다시 종종 쓰려고 한다. 얼마 전 '다우트'라는 영화를 보고 내가 얼마나 영화를 좋아했는지 다시 느끼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나의 감정과 생각들. 그것들을 공유하고 싶다.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니까. 외로운 나의 시간들을 치유해 줄 것이다. 그리고 오늘 그런 생각도 했다. 정말 삶의 이유는 사랑이 아닐까 하고. 모든 동식물이 사랑을 통해 번식을 하고, 가족을 이룬다고. 나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고 탄식한다. 요즘은 고독에 잠식되어 가는 것 같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시 글을 써야겠다. 그리고 오늘 하나의 글귀가 떠올랐다.
'삶은 부재로 결정된 집합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