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경삼림>은 2가지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2가지의 이야기가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저 한번 주인공들이 교체되는 것이다. 각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실연을 겪는다. 그 실연이 다른 사랑으로 채워갈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아니면 굳이 사랑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것에는 정의가 없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홍콩 감독의 대표 격 감독인 양가위 감독이다. 영화를 보면 그가 평소 연출하는 홍콩의 분위기가 영화 속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역시 그의 페르소나 '양조위'가 나온다. 그가 영화 속에서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그 당시에 많은 여성들을 홀리게 만든다. 남자가 봐도 너무 매력적이게 나온다. 그리고 왕페이가 나오는데 그녀의 본래 직업은 가수이지만 영화 속에서 그녀의 연기는 나무랄 곳이 없다. 그녀가 부른 영화 속 ost <몽중인>도 영화 스토리와 매치가 완벽한 것 같다. 또 다른 ost Mamas &Papas의 <California Dreaming>도 영화 속 홍콩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영화를 다 본 후, 한수십 번 들은 것 같다. 마치 홍콩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동양과 서양의 교집합인 홍콩이라는 도시의 분위기를 영화를 보면서 느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리마스터링 중경삼림의 2가지 포스터. 2개의 이야기. 2쌍의 남여주인공
영화 <중경삼림>의 줄거리
영화 <중경삼림>는 2가지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경찰 223의 이야기와 경찰 663의 이야기. 2가지 이야기는 연관되지 않지만 인물들 간의 접촉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된다. 먼저 경찰 223의 이야기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경찰 223'인 하지무(금성무)는 4월 1일 만우절 날에 여자 친구 메이와 헤어졌다. 단순한 이유로 헤어진 경찰 223. 그는 헤어진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생일인 5월 1일에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전 여자 친구가 좋아하던 파인애플을 유통기한 5월 1일인 통조림으로 사면서 그녀를 기다린다. 자신만의 미신 같은 것이다. 만약 그녀가 5월 1일에 안 나타나면 그냥 잊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는 메이가 자주 오는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라는 골목 식당에서 하염없이 기다린다. 식당 사장님은 전 여자 친구와 이름이 같은 알바생 메이를 소개해주지만 하지무는 별 생각이 없다.
경찰 223의 모습
그런 하지무랑 영화 초반 부딪힌 여인. 그녀는 57시간 후 하지무가 사랑에 빠질 '금발의 여인'(임청하)이다. 그녀는 마약 밀매업자이다. 그녀는 바에서 백인 보스로부터 봉투를 받아 인도인들을 데리고 마약을 밀매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인도인들에게 정장을 맞춰주고 여권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녀는 그들의 짐을 통해 마약을 밀매하려 한다. 하지만 수속을 밟는 동안 사라진 인도인들. 그 후 아지트인 바에 돌아가지만 사라진 백인 보스. 그녀는 백인 보스가 남긴 5월 1일까지인 통조림을 받는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느낀다. 금발 여인은 사라진 인도인들을 찾기 위해 수소문을 하지만 어김없이 소식은 없다. 정보를 얻기 위해 다른 인도인의 딸을 유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도인에게 딸을 다시 되돌려주고 홀로 홍콩의 거리를 걷는 그녀. 그녀는 언제 비가 오고 화창할지 모르기에 레인코트와 선글라스가 항상 그녀와 같이 있다.
레인코트와 선글라스, 그리고 금발의 여인
4월 30일 하지무는 오늘 6개월 동안 잡지 못한 지명수배범을 잡았다. 평소 좋은 일이 있으면 메이에게 먼저 알려주었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한다.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메이.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려고 한다. 하지만 통조림이 없다. 알바생에게 5월 1일 유통기한 통조림이 없냐고 묻는다. 알바생은 다 폐기 처분했다고 한다. 왜 안 파냐고 묻는 하지무. 알바생은 어이가 없다. 말싸움을 하다가 알바생이 폐기 처분된 통조림 한 박스를 하지무에게 준다. 하지무는 통조림 박스를 받고 '세상에 유통기한이 없는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5월 1일로 바뀐 밤 12시 금발 여인은 자신을 쫓는 시선을 느끼며 도망친다. 도망치는 그녀를 쫓는 인도인들. 그녀는 자신을 쫓는 인도인들에게 총을 쏜 후 도망치다가 전철을 타고 벗어나게 된다. 다른 5월 1일을 맞이하는 하지무는 자신이 메이에게 통조림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동안 모아둔 파인애플 통조림을 다 먹는다. 다 먹은 후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메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려 찾아가지만 이미 그녀는 다른 남자랑 데이트를 하러 갔다. 그는 공중전화를 통해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지만 아무도 그와 저녁에 시간을 보내줄 사람은 없었다. 그는 많이 먹은 파인애플 때문에 그런지 속이 더부룩해한다. 그래서 어디서 들었던 술이 소화를 돕는다는 이야기를 믿고 바에 가서 혼술을 한다. 혼술을 하다가 그는 속으로 이제부터 바에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들어오는 금발의 여인. 그녀의 옆자리로 간다. 각자 다른 사정으로 지친 마음을 술로 채운다. 만취한 두 남녀. 어디 가서 가서 쉬자는 그녀의 말에 호텔로 간다. 가자마자 자는 그녀. 그녀 옆에서 영화를 보며 밤새 샐러드를 먹는 하지무. 그는 아침 일찍 호텔방을 나가려다가 구두를 신은 금발의 여인의 발을 보고 구두를 벗겨주고 나간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술집 씬
그리고 오전 6시가 되면 25살이 되는 하지무. 그는 운동장을 조깅을 하며 땀을 뺀다. 땀을 빼며 그만큼 눈물이 흘리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생각. 운동장을 떠나면서 삐삐를 버리고 메이를 완전히 잊으려고 하는 하지무. 버리고 떠나려는 순간 삐비가 울린다. 호텔방 702호 여자의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 그는 그 말 때문에 그녀를 잊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기억의 유통기한이 있다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편 금발의 여인은 자신을 배신한 백인을 찾아가 총으로 죽이고 홀연히 사라진다. 하지무는 짧은 머리를 하고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서 콜라를 먹는다. 사장은 운동만 하지 말고 여자를 만나라고 하며 알바생인 자신의 사촌 '페이'(왕페이)를 소개해주려고 한다. 그때 하지무랑 부딪힌 페이. 하지무를 나레이션으로 그녀는 6시간 후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경찰 663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하지무와 페이(영화 속 부딪히는 장면은 아니다)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는 이제 새로운 알바생이 들어왔다. 그녀의 이름은 '페이'(왕페이). 그녀는 사장의 사촌동생이다. 그녀는 Mamas&Fafas의 'California Dreamin'를 들으면 일을 한다. 그 순간 저 멀리서 걸어오는 경찰 한 명(그 유명한 등장 장면) '경찰 663'(양조위)이다. 그는 샐러드를 주문한다. 시끄러운 음악 사이에서 그와 그녀는 대화를 한다. 그녀는 시끄러운 음악이 좋다고 한다. 생각을 안 할 수 있어서. 그녀가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냐고. 그는 귓가에 대답한다. 샐러드. 그리고 샐러드를 챙겨 가는 그. 그녀는 은은한 미소를 띤다. 그게 그녀와 그의 첫 만남이다. 그녀는 그에게 첫눈에 반한 것이다.
그의 첫 등장 장면
경찰 663은 얼마 전에 스튜어디스 여자 친구(주가령)와 헤어졌다.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의 비행이 중간에 항로를 바꾼 것이다. 그는 씁쓸해진다. 얼마 후 스튜어디스 전 여자 친구가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로 찾아왔다. 편지를 건네며 경찰 663에게 전해달라고 한다. 사장은 알겠다고 한다. 페이는 몰래 봉투를 열어본다. 그 속에는 취소된 비행기 티켓과 집 열쇠가 있다. 며칠 후 경찰 663이 식당으로 왔다. 페이가 혼자 있는 것을 보고 왜 혼자 있냐고 묻는 그. 하지만 노랫소리가 커서 잘 못 듣는다. 결국 노랫소리를 꺼버리는 페이. 그녀는 얼마 전 전 여자 친구 와서 편지를 두고 갔다고 말하며 편지를 건네준다. 하지만 경찰 663은 커피를 마저 마시고 보겠다고 한다. 기대어서 커피를 마시는 그와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는 홍콩의 거의 시간보다 느린 것 같다. 그는 결국 나중에 다시 찾는다며 떠난다. 경찰 663이 병가를 내어 다른 경찰이 가게에 왔다. 경찰 663은 집에서 전 여자 친구와의 추억이 있는 물건들을 보며 혼잣말을 한다. 그렇게 사랑을 잊어가고 있다.
개인적인 명장면으로 꼽는다.
얼마 후 가게의 식재료를 옮기던 중 우연히 경찰 663은 만난 페이. 그는 그녀에게 도와준다고 한다. 가는 동안 서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편지를 찾아가라고 하는 페이. 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경찰 663이다. 그녀는 그럼 편지를 부쳐줄 테니 집 주소를 알려달라고 한다. 그렇게 그의 집주소를 알게 된 페이는 가게에서 자신 동안 생각을 한다. 비행기 소리가 화면 밖에서 들리기 시작하고 그녀는 그의 집 열쇠를 가지고 그의 집으로 찾아가게 된다. 자신만의 캘리포니아로 떠난 것이다. 페이는 마치 백일몽을 꾸는 듯하다. 마치 그의 집을 들어가는 것이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간 것 마냥. 페이는 사촌오빠인 사장한테 전기요금을 내러 간다는 핑계와 함께 매일 그의 집을 몰래 들어가 전 여자 친구의 물건들을 하나둘씩 치운다. 어느 날은 갑자기 들어온 경찰 663한테 들킬 뻔도 한다. 그렇게 조금씩 그의 집을 바꾸는 그녀. 그러면서 그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어느새 그녀가 그에게 스며든 것이다. 어느 날은 경찰 663이 전 여자 친구 돌아왔다는 느낌을 받아 낮에 집으로 간다. 집으로 들어가니 물바다가 된 집. 다 치운 후 나가려고 문을 여니 금붕어를 사 온 페이가 들어오려다가 깜짝 놀란다. 너무 놀라서 횡설수설하는 그녀. 금붕어 봉지를 그에게 주고 떠나려고 하는데 다리가 안 움직이다고 한다. 쥐가 난 것 같다며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게 하여 다리를 마사지해주는 그이다. 오후의 따스함 때문인지 같이 소파에서 낮잠을 자며 평안로운 시간을 보낸다.
당황스러운 그녀와 친절한 그
며칠 후 자신의 집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페이를 보고 집으로 간 경찰 663. 페이는 청소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문 앞에 있는 그를 보고 놀란 문을 잠근다. 그리고 숨어있다가 그가 안 보는 틈을 타 도망친다. 그제야 그녀가 자신의 집을 바꿨다는 것을 알게 된 그. 그는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로 찾아가 그녀에게 고맙다고 한 후 데이트 신청을 한다. 과연 이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자신들만의 이별 극복
첫 번째 이야기의 하지무는 여자 친구랑 헤어진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것이다. 만우절에 헤어진 것도 그렇고 헤어진 이유가 평소 단골이었던 식당의 사장님이 자신을 닮았다고 한 연예인의 남편과 하지무랑 점점 닮지 않기 때문이니까. 정말 거짓말 같은 이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해볼 것 같다. 자신의 연인이 나랑 어울리지 않은 것 아닐까? 그런 의심 아닌 의심으로부터 틈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마 전 여자 친구는 그런 생각으로 헤어질 것이다. 나랑 닮은 연예인이 있는데 그 사람의 남편이랑 내 남자 친구가 닮지 않다면 사실 우리는 인연이 아닌 것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지무는 그렇게 이별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하지무는 그런 거짓말 같은 이별에 대항하여? 자신만의 다짐을 새긴다. 유통기한이 자신의 생일인 5월 1일까지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하루에 하나씩 사고 그때까지 그녀가 돌아오지 않는다며 그녀를 잊기로 말이다. 즉 그녀와의 사랑은 5월 1일까지의 유통기한이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고 그는 그동안 모은 통조림을 다 먹고 배가 더부룩해진 것이다. 먹는다는 것은 그녀를 잊으려고 한 것이고 더부룩해진 배는 결국 잊지 못해서 속에서 썩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잊기 위해 술을 찾는 것이다., 술을 먹은 하지무는 전 여자 친구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으로 바에 들어온 여자를 사랑하겠다고 말이다. 전 여자 친구와 비슷한 운명적인 사랑을 믿게 된 것이다. 결국 사랑을 사랑으로 잊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금발 여인에게 파인애플을 좋아하냐고 묻는다. 결국 전 여자 친구와의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묻히려는 것이다. 금발 여인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파인애플을 좋아하던 사람이 내일은 다른 것을 좋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감독은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는 것은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랑은 계속 바뀌는 것이라고 말이다. 결국 하지무랑 금발 여인은 서로 사랑에 빠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에 하지무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사랑에 대한 희망을 느낀다. 많은 것을 알지 못하는 미스터리한 여인이지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하지무에게는 좋은 추억을 생겼고 그 추억에게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어진 것이다. 즉 사랑이 꼭 다른 사랑으로 잊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지무는 조깅을 통해 이제는 사랑의 아픔을 완전히 잊게 된다.
운명적인 사랑은 있을까?
두 번째 이야기의 경찰 663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도 역시 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한다. 하지만 하지무랑 다른 점이 있다면 하지무는 전 여자 친구와의 사랑을 잊을 다짐이라도 한다. 그래서 마지막에 삐삐를 두고 가려고 하는 결심까지 하게 된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을 수 없고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경찰 663은 전 여자 친구와의 사랑을 잊으려고 하지 않고 극복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피할 뿐이다. 편지를 받지 않으면서 이별을 피한다. 자신의 집에 있는 물건들을 보면서 자신의 슬픈 감정을 대입시킨다. 그러면서 자신의 슬픈 감정을 해소시킨다. 하지만 그에게는 페이가 있다. 페이가 물건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는 장면에서 둘은 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면서 여기서 여행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페이는 인생을 즐기고 싶고 돈을 모아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한다. 그곳이 캘리포니아 이거나 그곳이 재미없으면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한다. 그리고 경찰 663에게 묻는다. 여행 안 좋아하냐고. 경찰 663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한다. 즉 사랑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페이는 자신이 돈 많이 모았다고 한다. 그러니 같이 여행을 가자고 한다. 즉 자신과 사랑에 빠지자라고 은연중에 말하는 것이다. 그 후 그녀는 그의 집 주소를 알게 되고 고민을 하다가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와 함께 경찰 663의 집이라는 자신만의 캘리포니아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백일몽 혹은 몽유병 같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그의 집에 물건을 바꾸면서 점점 그의 집을 자신의 취향과 비슷하게 만든다. 어느새 경찰 663은 물건들을 보며 더 이상 슬퍼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그녀가 옛사랑을 잊게 해 준 것이다. 사실 어쩌면 몰래 들어와 물건을 바꾼 것이 백일몽 이야기처럼 사실은 없던 일이었고 페이가 경찰 663의 마음속에 스며든 것을 그렇게 연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사진인데 영화 속에 못 본 것 같다.
중간에 자신의 전 여자 친구가 집에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집으로 가니 집이 홍수였던 것은 전 여자 친구와의 사랑의 슬픔이 이제는 숨기지 않고 마주 볼 수 있게 된 것이고 그것을 치울 수 있게 된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집에 나가려고 문을 열었더니 페이가 있었고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페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다. 그렇게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어지게 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원래 사랑을 잊을 수 있게 된 후 다른 사랑을 받아들일 용기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결국은 사랑에 대해 소극적인 경찰 663에게 적극적인 태도가 생기게 된 것이다. (여기서부터 결말 스포) 그 후 페이에게 데이트를 신청할 수 있었다. 술집 캘리포니아에서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나오지 않은 페이. 경찰 663은 사촌오빠 사장에게 페이가 남긴 편지를 받는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전 여자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는 이제 마음을 정리하여 웃으며 잘 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너의 물건을 찾아가라고 할 수 있다. 전 여자 친구는 그냥 버려달라고 한다. 서로 이제 남아있는 사랑은 없다. 그러면서 서로 제복을 입은 모습이 좋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약간 제복이라는 것이 서로의 취향을 가두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제복은 즉 서로에게 바라는 마음이 외적으로 표현된 것 같다. 전여치과 만난 후 편의점에서 그는 씁쓸해진 표정으로 편지를 버린다. 하지만 비가 내리고 무슨 영문인지 다시 주워서 편지를 본다. 편지 봉투 안에는 비행시간이 1년 뒤인, 그리고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르는 비행기 티켓을 받게 된다. 페이는 사실 그날 약속 장소인 캘리포니아 술집에 갔었다. 하지만 갑자기 다른 캘리포니아의 날씨가 궁금해진 것이다.
결국 홀로 혼술을 하는 경찰 663
여기서 캘리포니아를 사랑이라고 비유를 하자면 경찰 663과의 사랑은 술집 캘리포니아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좋아서 그의 집을 치우고 마음을 표현하여 얻어낸 첫 데이트 장소이니까. 하지만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어쩌면 다른 사람과의 사랑, 또는 다른 어떤 일에 대한 사랑, 열정, 젊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페이는 그런 인물이다. 어떤 것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 그래서 떠나게 된다. 그래서 장소는 적히지 않은 비행 티켓이라고 생각한다. 경찰 663은 전 여자 친구와 사랑이라는 종착지를 향한 비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결국 비행 도중 경로를 바꾸게 된다. 하지만 페이와의 사랑은 일단 목적지가 없다. 서로 사랑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다. 무조건 해야 하는 사랑은 없다. 하지만 비행시간이 1년 뒤라는 것은 그때까지 서로 마음이 있다면 사랑을 하면 어떨까라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1년 뒤 페이는 스튜어디스가 되어 돌아왔다. 어쩌면 앞서 말한 제복을 입어서 구속된 사랑을 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페이는 검은 여행용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여행할 때 쓸 선글라스 말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어디든 갈 수 있을듯한 여행가의 느낌 말이다. 페이는 아직까지 가짜 비행기 티켓을 갖고 있는 경찰 663(이제는 은퇴하고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사서 가라오케를 준비하고 있지만)에게 새롭게 비행기 티켓을 써준다고 한다. 어디로 가고 싶냐는 페이의 물음에 경찰 663은 '아무 곳이나,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이라는 말과 함께 ost '몽중인' 나오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제 경찰 663은 강요되거나 무언가 구속된 사랑이 아닌 자유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인물로 발전하게 된다. 사랑의 종착지는 어디인지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와 함께 가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으면 된다. 그런 여행이 곧 삶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매력적인 페이. 같이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홍콩이라는 도시와 사랑
홍콩이라는 도시는 신비로운 도시이다. 동양과 서양의 교착지. 홍콩은 1842년에 끝난 아편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영국한테 난징조약으로 인해 홍콩을 할양하였다. 그 후 1997년까지 홍콩은 영국 소유의 도시였다. 서양의 문물이 있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문화는 동양의 것이었다. 그래서 동양과 서양으 교착점으로서 도시는 발전하게 된다. 1990년대가 되자 그곳에서 잘라온 젊은 층들은 자신들이 어디에 속한 지 애매 모해 졌다고 생각한다.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어느새 문화로써 자리 잡아 서양문화로 자라왔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동양의 뿌리가 그래도 내려져 와 동양의 문화도 있다. 그래서 자신들은 어디에 속한 지 모르겠다는 모호한 아이덴티티가 홍콩영화에 보여지게 된다. 대표적인 영화가 <무간도>(2002)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보통 홍콩 영화를 하면 느와르 영화가 대표적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영국에게 도시를 맡길 수 없다는 의지가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를 레임덕 현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갱들이 나와 경찰(그 당시 반환 전에는 영국 정부 소속)들과 싸우는 것이다. 대표적인 영화가 <영웅본색>(1986)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조위 감독은 그 당시 사회 배경을 다르게 표현하였다. 바로 '사랑'으로 말이다. 사랑이야말로 애매모한 것이다. 우리는 사랑은 어떠야 한다고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 사랑을 오래 안 할수록 '나는 이런 사랑을 할 거야'라는 생각이 머리에 자리잡기 시작한다. 그런 생각은 어쩌면 상대방을 힘들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젊은이들의 서툰 사랑에 양조위 감독은 사랑을 어떻게 하든 좋다고 위로해주는 것 같다. 사랑을 다른 사랑으로 잊어도 되고 아니면 아직 사랑을 시작할 때가 아니라면 안 해도 좋아. 아니면 시간이 해결해주기도 해. 어떤 사랑이든 자유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는 그 당시 1994년의 홍콩인들에게 3년 뒤 반환을 앞둔 시점에서 너가 어느 나라에 속한다고 생각하든 너의 자유라고 위로해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홍콩은 2번 남래를 통해 많은 영화인들이 모이게 되고 서양 문물의 교착 지점으로 많은 영화 기술이 모여든 곳이다. 그래서 양조위 영화를 볼 때마다 영상미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몽환적이면서 아련한 느낌이 있다. 특히 <중경삼림>에서는 양조위와 왕페이는 느리게 주변 사람들은 빠르게 시간이 흐르는 촬영기법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좋았다. 그런 연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리고 언제나 양조위 영화를 보면 옆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멀리서 보는 것이 아닌 가까이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영화 속 메시지가 좀 더 잘 와닿는 것 같다.
끝맺음
<중경삼림>을 보고 쓰고 싶은 것이 많아서인지 시간이 없어서인지 요번 포스팅은 좀 오래 걸렸다. 줄거리도 너무 자세히 쓴 것 같기도 하고...ㅎㅎ 결국 7월 마지막 날에 글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어쨌든 영화가 말하는 것이 나에게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다. 사랑을 너무 어렵게 힘들게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좀 더 내가 나다워지는 사랑을 하자. 그리고 나의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나자. 뭐 이런 생각이 든다. 요즘 젊은 20,30대들이 사랑을 못 한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굳이 사랑을 안 해도 된다고 말하고 싶고 너무 많은 제약으로 인해 사랑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여태까지 <My Movie Color>라는 브런치 명을 쓰면서 한 번도 영화에 대한 나의 색깔을 말한 적이 없다. 요번 포스팅에는 넣으려고 한다. 그리고 또 쓰고 싶었던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난다. 그럼 여기까지 나의 <중경삼림>에 대한 생각 비행이었다. 모두 좋은 인생 여행을 하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