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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Jan 06. 2020

"아껴도 빠듯"..줄줄 새는 생활비 잡는 '가계부'쓰기

"지난달보다 분명 아낀다고 아꼈는데 이번 달에 더 빠듯한 이유가 뭘까?"


"여보, (지출도) 티끌 모아 태산이더라"


새해에 세우는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재테크'일 거예요. 세 아이를 키우는 저 역시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인데요. 재테크의 시작은 '가계부'라는 말이 있죠. 저희 집도 10여 년간 가계부를 써오고 있어요. 제가 아닌 남편이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요. 사실 저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통장과 여러 장의 카드를 전부 확인할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 아니고 무엇보다 숫자에 매우 약해요. 가계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죠. 


그런데 얼마 전 '지출도 티끌 모아 태산'이란 남편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아낀다고 얼마 쓰지도 않았던 건 물론 전부 아이들과 남편 것만 샀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어요. 매번 작심삼일에 그친 가계부 쓰기에 다시 도전한 이유예요. 

새해 '근검절약'을 목표로 구매한 수기 가계부랍니다

◇'수기vs앱vs엑셀' 나에게 맞는 가계부 찾기


먼저 나에게 맞는 가계부 찾기에 나섰습니다. 가계부는 크게 △수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엑셀 등 3가지로 나뉘는데요. 제가 세 가지를 직접 사용해보니 장단점이 뚜렷하더라고요. 


셋 중 지출 금액을 기재하면서 가장 자극을 받은 것은 '수기 가계부'예요. 손으로 꾹꾹 눌러 지출한 비용을 가계부에 쓰는데 돈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더라고요. 펜으로 지출 내역을 한 칸 채울 때마다 제 소비 습관을 반성하게 됐고요. 


하루 이틀 빼먹어도 지출 흐름을 살펴보는데 문제가 되지 않았고요. 또 손으로 글을 쓰고 꾸미는 것을 좋아해 가계부에 짧은 메모를 작성하니 더 재밌었어요. 


하지만 작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어요. 각종 영수증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것도 번거롭고요. 통계치를 한눈에 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쉬워요. 

네이버 가계부 앱, 똑똑 가계부 앱, 편한 가계부 앱(왼쪽 사진부터 순서대로) 캡처.


가장 사용하기 편한 것은 '가계부 앱'이에요. 스마트폰은 이제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잖아요. 앱만 다운로드만 하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결제 승인 내역 메시지를 분석해 가계부에 자동 기재해줘요. 은행, 카드사와 앱을 연동할 수도 있고요. 자동으로 결산을 내는 것은 물론 소비 패턴도 그래프로 만들어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정말 쉽고 간편하죠? 가계부 앱으로 지난 몇 개월간의 지출 내용을 그래프로 들여다보니, 식비와 쇼핑으로 돈을 정말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네이버 가계부 같은 일부 앱은 저장한 내용이 인터넷으로 연동돼 언제 어디서든 가계부를 쓸 수 있고요. 


하지만 너무 간편해서 반성에 소홀하게 된다는 건 단점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 내역을 단순히 눈으로 쫓기만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인 만큼 해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도 불안해요. 일부 앱은 공인인증서를 이용하거나 은행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은행 계좌와 연동해야 하는데요. 물론 앱 제작사에서 보안을 가장 우선으로 신경 썼겠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금융 정보가 유출되는 사례가 그간 많았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 사실이에요. (제가 옛날(?) 사람이기도 하고요) 정보 손실의 우려도 있기 때문에 가계부를 작성할 때마다 백업하는 것도 잊어선 안돼요.

남편이 실제로 작성하고 있는 엑셀 가계부랍니다.


'엑셀 가계부'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항목 구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가계부 앱과 마찬가지로 지출과 결산이 편하고요. 그래프나 표 등으로 한눈에 지출 흐름을 살피기도 좋아요. 


엑셀 프로그램은 수식이나 함수만 잘 적용하면 방대한 양의 자료도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고 연말정산도 뚝딱할 수 있죠. 하지만 처음 엑셀을 쓰는 분들은 사용이 어려울 수 있어요. 


장소에 구애를 많이 받는다는 것도 단점이고요. 엑셀 프로그램은 데스크톱 또는 노트북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긴 어려워요. 요즘은 스마트폰으로도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제가 직접 해보니 화면이 너무 작아 입력하기 힘들고 눈도 아파서 사용하기 매우 힘들더라고요. 

제가 직접 작성한 수기 가계부인데 꾸미는 재미가 쏠쏠해요


◇가계부 오래 쓰려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형태의 가계부를 선택하셨나요? 저는 지출을 통제하는 목적에서 1차로 수기 가계부를 쓰고 통계치를 확인하기 위해 2차로 가계부 앱을 사용하고 있어요. 본인에게 잘 맞는 가계부를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가계부를 꾸준히 오래 쓰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에요. 


저는 학창 시절 다이어리 꾸미기처럼 재미있게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수입과 지출 내역이 생길 때마다 일일이 기록을 해야 하다 보니 재미없으면 하기 싫더라고요. 수기 가계부를 쓰며 반성도 하고 그날의 기분을 인스(인쇄소 스티커)로 꾸미니 학창 시절 다이어리를 꾸미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또 일이 바빠서 가계부를 하루 이틀 빼먹으면 이전 내용을 몰아서 작성하지 않고 그대로 두세요. 매일매일 가계부를 쓰려고 하면 부담스러워서 아예 쓰지 않을 수 있어요. 완벽하게 합계를 맞추는 것에 지쳐 포기하기보단 가계부를 쓰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거예요.  


지출 내역을 자세히 기록하는 것도 좋지만 식비, 외식비, 의료비, 기타 등 항목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 작성 부담을 줄여 보세요. 그럼 시간도 덜 걸리고 부담도 덜 된답니다. 


다만 카드 내역의 경우 은행 또는 카드사에서 확인이 가능한데 현금 지출은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그때그때 메모하는 것이 좋아요. 자, 이제 저와 함께 올해 가계부 쓰기로 생활비 줄이기에 함께 도전해 보실까요?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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