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어린이날에 아이들과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부모들이 많을 텐데요.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엔 여의치 않을 때 서울·수도권 근교 나들이 장소로 많이 추천받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렛츠런파크 서울'입니다.
탁 트인 광장과 알록달록 예쁜 꽃밭, 잔디밭이 펼쳐진 정원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말의 생태를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어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저 역시 지난주 금요일 취재 겸 나들이 겸 둘째 아이와의 데이트 겸 렛츠런파크에 다녀왔습니다.
매주 금∙토∙일은 경마경기가 있는 날입니다. 경기가 없는 날엔 입장료가 무료지만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어른 1인 입장료 2000원(미성년자 무료)입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넓은 광장과 커다란 경기장 건물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색색의 말 동상을 지나 좌측으로 걷다 보면 폭포광장과 말 박물관, 분수광장이 나오는데 흡연자가 너무 많아 아이와 더 구경하기를 포기하고 입구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폭포 모습이 너무 시원해 보여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_-;)
아이와 놀거리, 먹거리가 준비돼 있다는 '놀라운지'를 가기 위해 경기장 1층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렛츠런파크 사이트 설명에 따르면 놀라운지는 2030세대를 위한 놀이공간입니다. 말과 경마에 대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됐다고 하는데요.
'스마트베팅체험존', VR승마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말 로봇에 올라타 승마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플레이존', 스타기수와 경주마를 3D 홀로그램 입체로 만나볼 수 있다는 '홀스스토리존', 말 관련 영화와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멀티홀', 초보경마고객이 모의베팅과 영상체험을 할 수 있는 '미디어홀' 등 놀거리가 많다던 놀라운지.
그런데 정작 제가 가보니 내부 어디에도 시스템을 설명해줄 직원 하나 없고, 놀라운지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찾아가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싶다고 하니 '주말만 운영합니다'는 힘 빠지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말의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시크릿웨이 투어'(1인당 5000원)를 미리 온라인 사이트에서 예약하고 넉넉히 시간 여유를 둔 뒤 도착한 것이었는데 개인적으론 투어 시작 전까지 아이와 딱히 할 게 없어 매우 아쉬웠습니다.
한 시간여의 지루한 기다림 끝에 시크릿웨이 투어 시간이 됐습니다. 시크릿웨이 투어는 실제 경주마, 승마용 말들이 생활하는 입장 제한 구역에 들어가 생태를 직접 확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놀라운지 입구에서 나와 좌측으로 조금 걷다 보면 투어 체험부스가 있는데요. 투어 팀 전원이 모이면 경기장 앞에 세워진 버스에 올라 투어를 시작합니다.
실제 말 타는 연습을 하는 승마장을 구경한 뒤 말들이 사는 포니하우스로 가서 먹이주기 체험을 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말 품종(샤이어)인 '마틴'에게 먼저 당근을 줬는데 크기에 놀란 아이들이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더군요. 선생님의 도움으로 어렵게 당근주기에 성공한 아이들은 작은 말인 미니어처에겐 당당히 먹이주기 성공. (ㅋㅋ)
이후 말 훈련과 운동을 위한 워킹머신과 수영장을 방문했지만 이용 중인 말을 보진 못했습니다. 투어를 하면서 쉽게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하는데요. 저 역시 이미 수영을 마치고 홀딱 물에 젖어 밖에 나온 말만 본..
이어 장제소(편자를 만드는 곳)를 방문해 장제사 직업과 편자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말발굽은 신발이 아니라 신체(발)의 일부이며, 발굽을 보호하기 위해선 망치와 못으로 발에 편자를 박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아이들이 꽤나 충격을 받은 듯 했습니다.
다음으로 말 입원실과 말 보건원(병원)을 방문했습니다. 20번 투어를 신청해도 한 번 볼까 말까 한다는 말 수술 장면을 운 좋게(?) 볼 수 있었는데요. 투어 선생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수술실이라고 하네요.
투어를 마친 뒤 정원에서 돗자리를 깔고 맛있는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따뜻한 햇볕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니 천국이 따로 없더군요. 개인적인 평가론 평일에 렛츠런파크를 방문한다면 '시크릿웨이 투어' 외엔 딱히 체험할 일이 없는 듯해 비추입니다. 아이들과 방문한다면 평일보단 주말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단 평일은 주차비가 무료이지만 주말은 일 1만2000원입니다. 3시간 미만으로 있으면 주차료 절반을 돌려줍니다.)
렛츠런파크에는 60개의 어트랙션을 경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 '주로 내 공원'이 주말에만 이용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주로 내 공원은 현재 임시 개장 중인데요. 정식 개장 전까지 주말(9:00~18:00)에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어린이날에는 주로 내 공원에서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안녕 자두야'를 앞세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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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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