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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Jun 27. 2018

'피알못 언니의 피부미인 도전기'-2장 "프락셀 통증,

2장은 실제 프락셀 시술기를 쓰겠습니다. 정말 일반적이지 않게 피부과에서 상담받은 당일 바로 시술을 결심한 저! 아직도 그날 제 행동은 잘 이해가 안 돼요. 적어도 피부과 두 군데 정도는 찾아가 비교해 볼 만한데 말이죠. 이게 다 성격 탓이죠 뭐. (ㅋㅋ)


어쨌든 프락셀 시술을 받기 위해선 얼굴 전체에 마취크림을 쫙쫙 펴 발라야 해요. 그리곤 랩으로 얼굴을 덮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현대판 미라가 따로 없네요. 이런 사진까지 올리려니 정말 민망하지만 현실감 넘치는 기사를 위해 제 한 몸 희생하렵니다. (웃지 마세요~ 웃지 마세요~ 제발~ㅋㅋ)


보통 마취크림을 바르고 기다리는 시간은 30분 정도라고 하는데요. 통증을 많이 느낀다면 10분 더해 40분 정도 후에 닦아내면 됩니다. 마취약을 오래 바르고 있을수록 통증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40분을 선택했죠.


그런데 마취크림을 도포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이 얼얼하면서 답답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심장 뛰는 소리가 점점 커지는 거예요. 순간 '이러다 확~ 잠드는 건 아닐까, 피부에 감각이 없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밀려오더라고요. (저 정말 겁쟁이인가 봐요 ㅋㅋ)


그래서 간호사한테 다시 30분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랩을 제거하고 마취크림을 닦아냈습니다. 그리곤 '주사실'로 향했어요. 아니 피부 시술을 받으러 왔는데 웬 주사!!

주사실에 들어가니 주사가 무려 2개씩이나 준비돼 있었습니다. 당황하며 주사들의 정체에 대해 묻자 간호사는 하나는 진통제고 하나는 스테로이드제라고 답하더군요.


'진통제 맞을 정도로 아픈가? 스테로이드제는 뭐지? 스테로이드제는 소량 바르기만 해도 대부분의 경우 피부가 좋아지는데 그걸 주사로 맞으면 당연히 피부가 좋아지는 거 아닌가? 사기 아니야?'


오만 생각이 들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어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이미 결제를 해버렸는걸.. 어쨌든 후기를 쓰겠다는 신념하에 주사도 맞았습니다. 다행히 스킬이 뛰어난 간호사라서 그런지 전혀 아프지 않았어요.(^^)

드디어 시술실로 입성했습니다. 바로 이 기계가 독일 전기·전자기업 지멘스에서 나온 신상 프락셀 기계라고 하더군요. 이전 프락셀 기계에 '냉각 기능'이 추가된 제품으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확연히 줄여주는 게 이 신상 제품의 특장점이라고 했어요. (시술을 받은 후니 할 수 있는 말인데 대체 이전 기계는 얼마나 아팠다는 건가요.. 절레절레)

시술대 위에 누웠더니 간호사가 따뜻한 담요를 덮어줬어요. 그리고 제 눈에 스티커를 붙여 고정시키더니 손에 살며시 뭘 쥐여주는 거예요. 실눈을 뜨고 봤더니 하트 모양의 빨간 공이었어요. 간호사는 "아플 때.. 도움이 되실 거예요.."라며 시술대 밖으로 나갔습니다.


'손에 공까지 쥐여주다니! 얼마나 아프길래?!' 걱정이 한 아름 더 생기며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내 '아이도 낳은 내가 못할 게 뭐 있냐'며 쿵쾅대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출산 때 배웠던 라마즈 호흡법을 시도했어요.(역시 뭐든 배워 놓으면 써먹을 데가 많네요ㅋㅋㅋ)


곧 전문의가 들어왔고 시술 시작을 알린 후 "삑-"하는 짧은 소리(레이저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순간)가 나자마자 제 입에선 "헉!" 소리가 튀어 나왔어요. 간호사가 제 악관절에 힘이 들어간 걸 봤는지 "힘을 너무 주면 나중에 두통이 심할 수 있어요. 편하게 있으세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하트공을 손에 꼭 쥐고 라마즈 호흡법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13분 정도 진행하고 나서부터는 통증이 심해져서 "제발 그만해 주세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요. 때마침 전문의가 "3번만 더 하고 그만 할게요"라고 해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ㅎㅎ)


총 시술 시간은 15분 정도 걸렸고요. 통증의 정도는 여드름 주사 맞는 것의 5분의 1정도? 어쨌든 제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냈다는 건 참을만한 고통이라는 거겠죠!


어떤 종류의 통증이었냐고 묻는다면 살면서 느낀 통증들과는 다른 색다른 통증이었다고 답하겠어요. 몸살 났을 때의 통증과도 다르고 점 빼는 것과도 달랐어요. 뭔가 아주 얇은 걸로 찌르는 듯하면서도 타는 듯 화~ 한 그런 느낌이요?


그리고 저는 얼굴 중앙부위로 갈수록 덜 아프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아팠어요. 바깥쪽은 마취약이 얇게 발라져서 그런가 했는데 전문의 말로는 얼굴 부위에 따라 느끼는 통증의 정도가 달라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독자분들이 가장 궁금한건 '시술 후 얼굴의 상태'일텐데요. 두둥~ 공개합니다!

시술 직후 찍은 사진인데요. 입술 주위의 시술하지 않은 부분과 얼굴 전체의 피부 톤이 확연히 다른 거 보이죠? 입술 주위는 원래 제 피부색이고 시뻘건 곳들은 다 시술을 한 부위예요. 더 자세히 보기 위해 클로즈업! 해볼게요.

두둥 비교체험 극과 극

시술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의 사진(왼쪽)과 직후의 사진(오른쪽)인데요. 사진이라서 현실감이 덜한데 정말 불타오른 고구마 같았어요. (^^;;;;;;;;;) 그리고 어찌나 화끈거리는지 화상을 입으면 이런 느낌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부 표면이 아니라 피부 속이 뜨거운 거 있잖아요. 한 30분 정도는 상당히 불편했는데 1시간 정도 지나니까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래도 잠들기 전까지 계속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피부과에선 시술 후 당분간 술과 담배 등을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했고요. 보습을 충~분히 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바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어요. 저는 여기서 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 시술을 하지 않아도 피부가 좋아지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의심 말이죠. (병인가봐요ㅋㅋ)


어쨌든 집에 와서 수분 에센스와 수분 로션, 수분 크림까지 수분라인으로 왕창 발랐죠. 어쨌든 돈이 들었으니 효과를 봐야 속상하지 않으니까요. (OTL)


참고로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은 제 얼굴을 보고 "오늘 뭐 잘못 먹었어? 왜 이렇게 얼굴이 시뻘게???"라며 경악하더라고요. 아, 100만원 쓴 거 입 싹 닦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들켜버렸습니다.


결론적으로 프락셀은 충분히 참을 수 있을만한 고통이지만 남편 몰래 카드를 긁을 수는 없는 시술인 걸로... OTL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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