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없는 뱀들

적절한 거리의 어려움


독없는 뱀들


사회에서 사람들과 마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명확해지는 것이 있다.


독없는 뱀이 되는 사람들의 얼굴이다.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가까이 두면 좋을 것도 없다. 그렇다고 경계를 드러내면 그때서야 진짜 얼굴을 보인다.


쉬는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테라피 좀 가르쳐달라"는 말과 함께. 1시간, 2시간. 림프테라피와 근육의 이해, 해부학적 접근까지. 그들은 편히 누워 내 손길을 받으며 교육을 핑계로 새근새근 잠까지 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손맛 좀 보자"로 시작해서 끝나도 일어나지 않는다.


테라피 프로그램 개발을 하는 입장에서 교육은 내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왜 내 휴식시간을 자신의 것인 양 여기는 걸까.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표면적으로는 정중한 부탁이었으니까.


그래서 견뎠다. 미소를 지으며, 피곤함을 숨기며.


예의는 지켜야 한다. 하지만 내 에너지를 고갈시키지 않는 선에서 끝내야 한다.


그 경계를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선량함을 지키면서도 이용당하지 않는 법을. 독없는 뱀들과의 적절한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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