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패키지 디자인, 사회생활의 첫걸음이었다.

처음엔 잘 맞는 듯했지만, 반복되는 회의와 미팅은 서서히 내 에너지를 소진시켰다.


육아와 살림, 직장생활.

그 어느 것 하나 완벽히 해내지 못한 채

부부 사이의 갈등은 깊어졌다.

결국 나를 가장 힘들게 밀어낸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퇴사와 함께 사라진 퇴직금.

원금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은

나를 새로운 선택으로 이끌었다.


처음엔 임시방편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그 선택은 내 삶의 기반이 되었다.

우연처럼 시작한 일이

이제는 나의 정체성을 규정하며

새로운 전문성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다시 나를 재발견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선을 그리던 손이 통증의 지도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