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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Dec 11. 2023

2023년 교수 선정 사자성어에 대한 유감

'見利忘義'와 '時撥造道'

'見利忘義'와 '時撥造道'



2023년 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1위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라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가 선정되었습니다. 견리망의(見利忘義)는 총 1,315표 중 396표를 얻어 30.1%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논어(論語)』 「헌문편(憲問篇)」에는 ‘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平生之言’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는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접하면 옳은지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며 오래전 약속도 평생토록 잊지 말아야 한다’ 의미입니다. 여기에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가 처음 등장하는데, 견리망의(見利忘義)는 이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정반대의 뜻이라고 보면 됩니다.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見利忘義)'



교수신문에 따르면 견리망의가 심각한 이유는 법의 경계마저 넘어서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현 상황. 이익 앞에서는 체면도 없고 법도 없는 상황이라서 선택”, “국회와 사법부 등의 당리당략에 치우친 입법활동과 국익과 정의를 외면한 편파적이고 사리사욕에 입각한 판결”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한 나라 전체가 자신의 이익만 좇는 아수라장 같은 한 해였다고 말하며. 부동산·금융 투기부터 명품 상납까지 권력을 이용한 사적 이익 추구는 도를 넘어섰다고 했습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한국 사회의 흐름을 잘 표현했고, 견리망의가 사회 통합을 방해하는 근본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로움을 보니, 의로움을 잊은 건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직접 쓴 '견리망의(見利忘義)' 휘호. (출처=교수신문)


2위  ‘적반하장(賊反荷杖)’, 3위 ‘남우충수(濫竽充數)'



2위는 335표(25.5%)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차지했습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적반하장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매번 전 정부 탓만 하며 자기 합리화와 책임회피에 몰두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보입니다.

 


3위는 ‘함부로 피리 부는 사람의 숫자를 채우다’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는 323표(24.6%)를 얻었습니다. 이 고사 성어는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선왕(宣王)과 남곽선생(南郭先生)의 일화에서 유래합니다. 선왕은 피리 합주를 매우 좋아하여, 악단을 300명으로 구성했습니다. 남곽선생은 피리를 불 줄 몰랐지만, 악단에 들어가기 위해 남의 피리를 구해 끼고 연습했습니다. 선왕은 피리 연주를 잘 듣지 못하여, 남곽선생의 실력이 들통날까 봐 걱정하지 않고 그를 악단에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선왕이 죽고 민왕(湣王)이 왕위를 계승하자, 민왕은 한 사람씩 돌아가며 독주를 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남곽선생은 피리를 불 줄 몰랐기 때문에, 자기 실력이 들통날까 봐 밤중에 도망쳐 버렸습니다.

 

이 고사 성어는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얻는 이익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교훈을 줍니다. 또한, 능력 있는 사람을 등용하지 않고 무능한 사람을 채용함으로써 국가나 사회에 손해를 끼치는 경우를 경계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난 '남우충수(濫竽充數)'가 마음에 든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견리망의(見利忘義), 적반하장(賊反荷杖), 남우충수(濫竽充數) 가운데 개인적으로 남우충수(濫竽充數)가 2023년을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가 아닐까 합니다. 능력도 없고 무식한 자가 속임수를 써서 검찰개혁을 하겠다며 검찰총장이 되어 난동을 일으키고 국민들을 현혹하여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 자신이 능력이 없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니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에 딱 맞게 측근 인사 위주로 발탁하다 보니 국정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는 것은 그렇지만 A급의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A급의 사람들을 발탁하여 조직을 운영합니다. A급 지도자에 A급의 실무자가 국가나 조직을 경영하니 매끄럽게 잘 돌아가겠지요. 하지만 C급의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자기보다 높은 A급이나 B급의 사람들을 발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등급이 낮은 지도자는 아랫사람이 자기보다 똑똑한 것을 참지 못합니다. 그래서 C급의 지도자 주위에는 소수의 C급과 다수의 D급이 수두룩하게 포진되며 가끔 F등급의 자격 미달의 사람들도 발탁되기도 합니다.

 


‘남곽선생(南郭先生)’만 가득한 윤석열정부



한마디로 윤석열 정부에는 이러한 C급과 D급과 F등급의 ‘남곽선생(南郭先生)’이 너무 많습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남곽선생(南郭先生) 수준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대단히 뛰어난 A급 인재로 착각하니 수많은 남곽선생(南郭先生)을 데려다 놓고 매번 일장연설을 한다고 합니다. 더 무서운 것은 무언가를 배우긴 배워야 하는데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에게는 배우기 싫으니 머리가 긴 유투버에게 조언을 구하고 아내에게 국정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나라가 정말 큰일이라는 국민들의 걱정이 많습니다.    

 

저는 교수놈들이 매년 연말에 마치 선비처럼 세상을 관조하며 툭툭 던지는 이런 말장난 같은 행동들이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 의로움을 잊고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 넘쳐나고, 맨날 남 탓만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에, 능력 없는 사람들이 국정을 엉망으로 만드는 현 상황에 비겁하게 숨어 있으면서 연말이면 잠시 나와 빼꼼히 대가리 처 밀면서 '나 교수요'라고 외치는 꼴이 같잖습니다.

 


2023년은 '時撥造道'다!



견리망의고 적반하장이고 남우충수고 나발이고 2023년의 사자성어는 '엄혹한 시기에 시간을 다스리고 道를 이루어간다'라는 뜻의 '時撥造道'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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