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 시대의 낭중지추

by 서준수

최근에 우즈(Woodz)라는 가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Drowning이란 노래가 너무 좋아서 정말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일가왕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다케나카 유다이라는 일본 가수도 알게 되었는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Walking with you라는 노래를 반복 재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같은 프로그램의 지난 시즌에서는 카노우 미유와 스미다 아이코라는 가수가 눈에 띄었습니다. 카노우 미유의 남자 버전이 있다면 유다이가 아닐까 싶은 느낌입니다.


그들에게서 느낀 공통점은 일단 실력이 좋습니다. 그들 모두 가창력이 뛰어나지만 가수의 실력이 가창력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표정, 감정 전달, 무대 장악력, 스토리, 운 그리고 거기서 만들어지는 매력. 이런 것들이 아우러져서 인기라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노래를 정말 잘하지만 아직 무명으로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것이 노래 하나만으로 인기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은 어렵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개발자라는 직업의 프로그래밍과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래밍을 정말 잘하는 것과 대중에게 선택받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별개의 일입니다. 또한 조직에서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그래밍 실력이 전부가 아닙니다. 결국은 사람이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모두가 1등인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가수가 봐도 와우 포인트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비전문가인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인 가수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것은 실력이 탄탄하다는 증거입니다. '놀면 뭐 하니?'에서 우즈가 귀로를 부를 때 반사적으로 우즈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무언의 인정을 느꼈습니다.


동종 업계에서 그것도 내로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것은 얼마나 짜릿할까요?


그리고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앞서 말한 가수들 중에서도 특히 스미다 아이코의 무대를 보면 10대 소녀의 발랄함과 함께 무대를 즐긴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격렬한 춤사위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노래도 인상적이지만 표정이 정말 즐거워 보입니다. '저런 것이 천직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들 모두 어느 날 갑자기 신이 내려준 행운으로 주목받은 것이 아닙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쳐왔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부단한 노력과 경쟁을 이겨냈습니다. 이 부분에서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특히 우즈를 보면서 그렇게 느꼈는데요. 제 입장에서는 갑자기 혜성같이 등장한 가수입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활동을 해왔고 지금처럼 주목받지 못했는데, 결국 사람들이 알아봤습니다.


가수의 무대를 보면서 저도 제가 하는 일을 저 사람들처럼 열심히, 멋있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PR 시대에 재능을 숨길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끼를 드러내되 부단히 노력하여 갈고닦으며, 그것을 즐긴 사람들이 결국 이 시대의 낭중지추가 아닐까 싶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