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BOUT K리그

K리그, 정말 인기가 없나요?

이대로 무너지는 것일까

by 명재영

지난 주말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올해 첫 슈퍼매치의 뒷이야기가 뜨겁습니다.

문제는 긍정적인 방향이 아니라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겠죠.


현장에 있었던 저조차도 역대 최악의 슈퍼매치라고 평할 만큼 여러모로 아쉬웠던 경기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경기를 두고 K리그의 현재 상태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점점 적어지는 관중, 최악의 시청률, 주위에 추천하기에는 부끄러운 경기력 등..

하나하나 읊어보니 뭐 하나 심각하지 않은 게 없네요. 정말 K리그는 '망한 산업'일까요.



저는 이 글을 통해 K리그 콘텐츠, 더 한정하면 기사의 노출도로 K리그의 현주소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휴식기였던 지난겨울, 저는 문득 K리그 기사가 대중에게 얼마나 관심 있게 읽힐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국내 검색 엔진 점유율 1위(75.2%, 2018/1/29 오픈서베이 조사)인 네이버의 데이터를 분석해보았습니다.


방식은 간단합니다. 네이버는 일별로 많이 본 기사를 20위까지 랭킹을 매깁니다.

저는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201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데이터를 모두 뽑아봤는데요.


이 중에서 K리그를 다룬 주제로 20위 안에 드는 기사가 몇 개나 됐는지 따로 체크를 했습니다.

즉 365x20=7300개의 기사 중 K리그 기사의 수를 센 것이죠.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43/7300

단 43개만이 일일 조회수 20위 안에 들어갔습니다. 하루에 한 개는커녕 일주일에 한 개꼴도 안되는 수치입니다.

백분율로는 0.58%입니다. 그래도 프로스포츠 중 시장규모가 2위인데 쉽게 납득하기 힘든 비율이죠.

TV 시청률도 아니고 스포츠 안에서도 1%가 안 되는 수치에 제가 놓친 기사가 있을까 싶어 여러 번 다시 체크해봤지만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이 43개 중에서도 상당수는 스타의 이적 소식이나 논란 이슈들을 다룬 기사였습니다.

(이를테면 김진수의 전북 이적 오피셜이나 서울-광주 경기의 명백한 페널티킥 오심 같은)

순수하게 시즌 중의 경기 혹은 선수를 다룬 기사는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특히 K리그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카드인 슈퍼매치는 작년에 네 차례나 펼쳐졌지만 관련 기사는 단 한 개도 랭킹에 올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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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는 K리그 안에서만 'SUPER'했던 걸까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누군가는 K리그 자체에 책임을 던지고 또 누군가는 K리그에 별 관심이 없는 미디어를 탓합니다.


현장의 지도자들과 선수들의 책임의식 부족

미디어의 아쉬운 이슈 발굴

구단/연맹의 한계


저는 크게 세 가지를 원인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슈퍼매치 후에 많은 매체가 지적했듯이 선수나 지도자나 발언으로만 죽을 듯이 경기를 치릅니다. 그라운드에서는 조용하고요. 관중 수익이 1년에 1억원이 안돼도 이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무사안일주의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미디어 또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누가 경기 리뷰를 빨리 써서 포털 메인에 거느냐로 경쟁을 해서는 스스로 파이를 줄이는 결과를 불러올 뿐입니다. 사전 인터뷰, 경기 후 기자회견, 믹스트존 선수 인터뷰는 이제 식상합니다. 왜 K리그는 이적시장 소식이 활발하지 않을까요. 왜 K리그는 의미 있는 기록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을까요. 수요자인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콘텐츠가 절실합니다.


세 번째로는 구단과 연맹을 꼽을 수가 있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구단과 연맹이 일을 제대로 안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조금 더 깊게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만난 구단과 연맹의 실무자들은 훌륭하고 열정적인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연맹은 올해 BJ의 홍보대사 기용,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 등 기존에 없었던 파격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리그의 당사자인 구단 또한 뉴미디어로의 변화에 발맞춰서 참신한 시도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다만 워낙 시장이 침체되어 있고 무엇보다 인력이 너무 부족합니다. 수백만 명을 타깃으로 수백억 원의 예산을 쓰는 구단들조차 발로 뛰는 홍보/마케팅 실무자가 5명이 넘는 곳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모든 실험과 실행의 범위가 한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물론 구단과 연맹이 기본적인 정보 제공에 너무 인색하다는 주장은 저도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바입니다. SNS나 기본 홈페이지 관리도 엉망인 곳이 사실 한두 곳이 아닙니다. 모든 건 사소하고 기본적인 것으로부터 시작한다지요. 제가 가장 심각하게 보는 것 중 하나인 '기록 관리'에 대해서는 별도로 포스팅을 통해 자세하게 말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더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15년, 20년 전부터 K리그에는 위기라는 단어가 따라다녔지만 올해는 '정말 이러다가 망할 수도 있겠다'는 말이 모두에게 와닿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뭘 바꿔야 할까요. 책 한 권으로도 정리가 안 될 문제입니다만, 분명한 것은 올해조차 '그냥 그렇게' 넘긴다면 내년, 내후년의 모습이 불 보듯 훤할 것 같습니다. 지금 걱정해주는 팬들조차 떠나 정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그러한 상황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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