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에 5월에 서점을 닫는다고 공지를 올렸었습니다.(현재는 제목을 바꾼 상태입니다) 그때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렇게 전국을 넘어 전세계로 퍼질, 역대급 전염병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요. 덕분에(?) 서점 닫기 전에 한번씩 하려던 모임 진행은 커녕, 마지막 모임이었던 <두꺼운책 함께읽기>는 모임하기 전마다 모여도 될 것인지 참가자들의 의견을 묻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습니다. 4월 말에 가려고 했던 개인 여행도 결국 취소하고, 서점 운영이 이래저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 서점 종료일을 5월에서 4월로 당겼습니다. 마지막 영업일은 4월 25일 토요일이 될 예정입니다. 이제 딱 3주 정도 남았는데요. 남은 기간 동안의 오픈 시간은 화~토 오후 4시-9시입니다. 얼마 안남은 만큼 성실하게 서점을 지키고 싶은데 요즘 멘탈이 개복치같이 무너져서 저도 저의 앞날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나와보겠습니다. 오픈했을 때 인스타그램에 공지를 올리니, 확인하고 방문하시면 헛걸음 막으실 수 있어요.
다음은 서점을 닫는다고 알린 후 많이 받았던 질문과 일부 TMI를 모은 미니 셀프인터뷰입니다.
Q. 서점은 왜 닫는가?
(요약) 이제 하기 싫어져서 닫는다.
(길게) 애초에 안정적 수입을 기대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2년 정도 시간이 지나고 봐도 여전히 서점 운영의 주된 원동력은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서점 운영을 하면서 세부적으로는 모임이나 1:1 프로그램 기획을 통해 그때그때 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실행했다. 가능한 서점의 컨셉에 맞는 기획을 하고 싶었는데, 1년차에는 심리상담 서점을, 2년차에는 인터뷰 서점으로 운영했다. 3년차의 컨셉을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검토해보고 일부 실행해보았지만 마음 속 임계점을 넘어가지 않았다. 비즈니스적인 성장은 한계가 여실히 보이는데, 하고 싶은 마음은 점점 줄어서 결국 종료를 결정하게 된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면 또 다른 이유가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Q. 서점을 닫고 나서는 뭐하는가?
(요약) 백수
(길게) 정해진 것은 없다.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볼까 생각하며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고, 지원하고 싶은 회사도 몇 군데 있지만 현재의 상태로는 지원서를 쓴다는 그 어려운 일을 완수하기 어렵다. 아마 시간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어디 여행가서 짱박히고 싶은데, 아마 당분간 집에 짱박히면서 글을 써보려고 노력은 해볼 것 같다. 잘 안될 것 같지만.
Q. 리지블루스가 닫게 되어 아쉽다. 아쉬움을 달래려면?
(요약) 방문 또는 책주문
(길게) 온라인 책추천 인터뷰 신청을 추천드립니다.
Q. 서점 닫는 마음은 어떤가? 괜찮은가?
(요약) 대체로 안 괜찮고 때때로 괜찮음
(길게) ... 지금 어떤 마음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좀 더 명확히 알 것 같다. 내가 싫어서 관두는 건데도 힘들긴 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