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업종변경 취업스토리.
한 군데에선 금방 연락도 오고 면접도 보게 되었다. 첫 면접은 온라인 면접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스를 이용한 면접. 온라인 면접은 나도 처음이었다. 그 당시는 오미크론으로 다시 난리가 난 상태라, 많은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들은 재택근무를 시행하거나 최소한의 인원만 사무실로 출근하는 형태를 보였다. 그렇게 에이전시의 사장님 부사장님 둘과 면접을 보는데, 사장님은 집에, 부사장님은 사무실. 그리고 나도 집에서 하의는 잠옷, 상의만 니트를 입고 봤다.
걱정이 많이 됐다. 전화로 독일어를 하는 것도 아직까지도 긴장되고, 전화 전에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한 번쯤 돌려보고 할 때도 있는데, 온라인으로 괜찮을까?! 일부러 고프로로 내 면접하는 모습을 녹화했다. 추후에 그 모습을 보니 내가 독일어를 이렇게 못했나? 하는 충격을 받았다. 독일어도 잘한다고 칭찬받았다. 생각보다 면접은 화기애애하게 잘 돌아갔다. 에이전시 사장/부사장님도 캐주얼하고 웃으면서 면접이 진행됐다.
그러다 부사장님이 꺼낸 회사 이름. 잘츠부르크에서, 아니 오스트리아에서 제일 큰 관광회사에서도 같은 직책을 구하는데 내가 관광업계에 백그라운드가 있으니 나한테 너무 잘 맞을 거라는 말. 그리고 당장은 코로나라 일도 많지 않을 테니 천천히 배우면서 일을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다. 면접을 보면서도 너무 아귀가 잘 맞아 들어가 소름이 돋았다.
이것이 바로 내 인생의 Connecting the dots의 순간인가!
관광회사이니 관광업계에 대한 지식과 + 온라인 마케팅의 지식이 어우러진 사람, 그것이 바로 내가 아닌가?!
나도 첫 직장인 호텔에서 일하면서 수도 없이 이 관광회사에 전화해서 손님들을 위해 관광상품을 예약하곤 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 회사에 당장 일이 있든 없든, 일단 시작하고 1년 정도 일 해본 후 이직을 해도 되고 더 있어도 되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면접을 잘 마무리했다. 얼마 후 두 번째 인터뷰로는 관광회사 사장님과 면접 본 에이전시에서 보기로 했다. 긴장이야 됐지만 뭐 질문이 엄청 많았던 것도 아니라서 무난히 넘어갔다.
두 번의 면접 후엔 'Schnuppern'을 갖기로 했다. 몇 시간 정도 회사에 와서 일이 어떤지 회사도 나도 서로 맛보기를 하는 그런 시간. 이 제도는 호텔이나 명품 매장에서 갖진 않았지만 너무 좋은 제도인 것 같다. 물론 몇 시간 혹은 하루에 다 파악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대충 분위기 파악 정도는 가능하기에 참 좋은 것 같다.
나는 이미 그만둔 선임과 함께 2-3시간 정도 앉아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얘기도 했는데 엄청 캐주얼하고 딱딱하지 않아서 편하게 얘기하고 물어볼 수 있었다. 회사에 분위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회사 분위기가 딱딱해서 어려운 곳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결과는?! 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