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N개의 공론장 Nov 21. 2019

개인을 지키면서 함께할 수 있을까

2019 N개의 공론장④ 「‘요즘 것들’의 커뮤니티」 돌아보기


공론장을 기록하고 있는 제 얘기를 하자면… 전 소속감에 중독된 사람입니다. (뜬금 고백) 커뮤니티에 속해 있을 때 안정감을 느꼈고, 나중에는 직접 사람들을 모아 함께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았어요. 그 과정에서 갈등도 겪고, 혼자서는 절대로 못했을 성취도 이뤄보고,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추천하지 않습니다), 실패하기도 하면서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커뮤니티 이야기도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샘을 중심으로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작당들이 너무 재밌었어요. (10/2 N개의 공론장 리뷰)

그렇다면 먼저 이야기를 꺼내준 샘은 이 과정을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요? 


다시 한번 연희동을 찾았습니다. 


인터뷰이: 카페 샘의 기획자 예은, 혜진

인터뷰어: 금혜지 에디터(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인터뷰 일시: 2019.10.16 오후 2시 30분 



Q. 오랜만에 또 뵙네요! 공론장 행사를 다시 떠올려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그날 두분 다 조금 긴장하신 것 같던데..(웃음)


예은님

예은 : 우리만의 얘기를 많이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잘 전달해야 저희의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단어 하나하나 고민하다보니 셋 다 긴장하게 된 것 같아요. 그날 의외로 청년허브 담당자분들이 꽤 오셨는데요. 이전까지는 친구들끼리 대화하는 느낌이다가... 관에서 오시는 분들(웃음)이 있으니까 더 잘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팀플 발표처럼요?) 네네. 청년허브 관계자 분들, 사진 찍는 사람, 기록하는 사람도 있고 하니까 사람이 많은 게 아니었음에도 긴장이 됐어요.






혜진 :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가볍게 얘기하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오니까 좀 경직된 측면이 없지 않았네요. 예상보다는 조금 위축돼있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좋았나요?


예은 : 하진님의 발표에서 ‘동화’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생각이 나요.

 

“동화가 아이들의 이야기인 이유는, 아이들을 위해 쓰인 것이라서가 아니라, 이야기 자체가 인생의 초반기, 다른 사람들은 내게 힘을 행사하지만 정작 나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는 그 시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화에서 ‘힘’자체가 살아남기에 적합한 수단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보다는 힘없는 이들이 연합하여 성공을 이룰 때가 많은데, 이는 종종 서로에 대한 친절한 행위에서 비롯된다.”

-리베카 솔닛

하진님의 발표를 듣고 있는 예은과 혜진님

저희가 하는 것들이 실질적으로 살아가는데 어떤 효용이 있는지 많이 생각했거든요. 막연히 커뮤니티, 공동체라는 개념으로 말고, 우리 이야기를 어떻게 정리해서 시작되게 할까 고민하면서도 ‘꿈’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게 됐어요. 그게 좀 오염된 단어처럼 느껴졌거든요. 열정페이라던지, 이상한 이야기를 할 때도 남용되니까요. 그래서 그 때 발제에서 쓴 ‘동화’라는 단어가 계속 기억에 남았어요. 아이들에게 동화가 필요한 이유가 먹고 살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진 것보다 더 크게 상상할 수 있게 해주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얼마든지 꿈꿀 수 있게 하기 위한 거잖아요. 


누군가 ‘사람 관계는 어차피 끝이 나게 돼있어’ 이렇게 말하더라도, 우리는 꿈꾸는 세계가 있고 이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동화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결국에 우리가 실패할지 몰라도 같이 하겠다고 뛰어든 것 자체가요. 청년에 대한 연구도 샘에서 다같이 잘 살아보겠다고 이것저것 하는것도, 동화같은 소리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해보려고 하는 거잖아요. 


혜진 : 평상시에 일을 할 때마다 의미에 대해 짚어가면서 하지는 않잖아요. 이런 일엔 이렇게 의미가 있고 이래서 가치가 있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일하는 게 아니라 재밌으니까 새로우니까 여러 시도를 해왔던 건데요. 이번 기회에 질문을 받고 대답하면서 이것들을 왜 하고 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었어요.


 

Q.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혜진님


혜진 : ‘느슨한 연대’라는 단어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요.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거든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코어 그룹이 좀 있고, 그들이 열심히 환경을 조성해줘야 나머지 사람들이 느슨한 연대를 이루면서 오갈 수 있는 상태가 유지 가능한 것 같아요. 


예은 : 그런 상태를 계속 맞춰가고 있어요. 최종적인 목적을 두고 그걸 이루기 위해 합의해가는게 아니라 우리는 각자 원하는 바가 있고 그것을 서로 존중하면서 과정을 맞춰가야 커뮤니티가 지속된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걸 설명하고 이게 네가 원하는 게 맞았는지 계속 묻고, 계속 상황을 정리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거치는 거죠. 상황이랑 안부를 묻는다는 게 “잘지내?” 이런 걸 물어보는 정도가 아니라, 하고 있는 일이 각자가 원하는 방향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의미에요. 예를 들어 제가 원래는 로스팅도 했었는데 더 잘 하는 기획같은 일들을 못한다고 판단이 되었을 때 이야기를 통해 사장님이 대신 맡아주었던 것처럼요. 이런 과정에 대해 더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샘에서 커뮤니티와 관련해 더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세요!


예은 : 더 많은 얘기를 하지 못해서 아쉽긴 해요. 일회적으로 행사가 끝나거나 연결성이 없으면 공허해지는데, 공론장을 통해서 모인 사람들이 연대감을 가졌다면 좋을 것 같아요. 당장 샘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형편이 되는 건 아니지만 작은 연이라도 함께할 수 있다면요. 제가 <유어보틀위크> 공론장에 참여하고 좋았던 점은 당장 실질적인 도움을 확실히 줄 수는 없어도 느슨하게 이웃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했기 때문이었거든요. 일회적으로 좋은 얘기하고 잘 듣고 갑니다~ 하는 식의 행사는 공허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각자의 동네로, 커뮤니티로 모여서 무언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샘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이 근처로 모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뭔가 연결이 시작됐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단발적이지 않게요



(공론장 이후 인터뷰 끝)


*글 : 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금혜지 에디터 

*사진 : 보틀팩토리 제공 

매거진의 이전글 성숙의 지표 혹은 미성숙의 좌표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