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by 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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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10년 전 저는 제 직업을 이렇게 정의했어요.
‘정보를 쉽고 재밌게 정리해 모두에게 알리는 역할’
방송작가로서 저는 ‘전달자’였던 거죠.

그도 그럴 것이 그때만 해도 정보를 다루는
주력 매체가 TV 방송이었거든요.
당시 저는 아침방송에서
경제와 사회이슈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돌아가는 상황이 참 답답하더라고요.

좋은 정책이 나와도
이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정보를 몰라 이용하지를 못하고,
어디서 얄미운 사람들이
정책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던 거죠.

그래서 저는 해당 정책을 쉽고 재밌게 정리해서
이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퍼트리고

얄미운 사람들의 행태를 고발해서
정책에 관련된 사람들이 이 틈을 매워주길 바랐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뿌듯해하기도 했지요.


지금은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이젠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정보는 넘쳐납니다.

유튜브, SNS, 블로그, 커뮤니티라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누구나 어디서든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된 거죠.

이제 제가 ‘전달’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알아서 정보를 찾아보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걸러지지 않은 정보를 접한 사람들은
주류의 정보를 의심하기 시작한 거죠.

‘무언가 숨기고 있는 건 아닌지...’하고
주력 매체의 정보에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습니다
정보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죠.

하지만 저는
이 변화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게 가는
자연스러운 진화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고민은 남습니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절엔
‘전달자’만 정보를 다루었지만
정보가 넘치는 지금은
우리 모두가 ‘정보를 다루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다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