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YOUNGHWA NA Aug 21. 2020

쉽고 즐거운 쇼핑,
지그재그의 경험 디자인 분석

여성 쇼핑몰 통합 서비스 지그재그와 쇼핑 경험에 대하여

2009년 이후 꾸준히 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은 2020년 현재 12조 원을 돌파했고, 그중 모바일 쇼핑은 소매판매액 약 8.4조로 시장의 65.9%를 차지하며 온라인 쇼핑을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며 온라인 쇼핑몰의 수는 점차 증가해 170만 개를 넘어섰다. 소비자들은 쇼핑몰 수의 증가로 다양한 선택지를 받으면서도 원하는 상품을 찾기까지 많은 단계와 정보에 노출되어 높은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대변하듯 다양한 쇼핑몰을 한눈에 비교하고 볼 수 있는 여성 쇼핑몰 통합 서비스 ‘지그재그(zigzag)’가 등장했다.



쇼핑몰 즐겨찾기 해 본 사람?


이전까지 소비자들은 포털에 쇼핑몰을 검색하고, 관심 있는 쇼핑몰을 모아보기 위해서는 웹 브라우저의 별 아이콘 ‘즐겨찾기’ 기능을 사용해야 했다. 이런 경험에서 영감을 받은 지그재그는 쇼핑몰을 한 곳에서 확인하고 관심 있는 쇼핑몰을 저장하여 해당 쇼핑몰의 신상품 업데이트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즐겨찾기’ 기능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좋아하는 상품을 보다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온라인 쇼핑 환경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약 3,700개의 쇼핑몰에 500만 가지가 넘는 상품 정보가 담겨있지만 통일된 인터페이스로 하나의 쇼핑몰에서 쇼핑하는 듯한 경험을 주었고, 통합 상품 검색과 빅데이터 기반 상품 추천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으로 빠르게 도달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지그재그는 기존 쇼핑 경험에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꼈던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2015년 6월 출시 이후 약 5년 동안 앱 다운로드 2,000만, 한 해 거래액 6,000억 원을 달성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지그재그(zigzag) 공식 홈페이지 https://zigzag.kr/


처음 여성 쇼핑몰 통합 서비스라는 문을 연 지그재그는 현재도 가장 많은 서비스 이용자와 거래액을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쇼핑몰 통합 서비스에 블로그 마켓과 인스타그램 마켓의 상품 정보까지 범위를 넓히거나, 전체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등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유사 서비스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쇼핑 경험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로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던 지그재그는 선두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어떤 경험 요소를 더 포함해야 할지, 지금의 지그재그를 경험 디자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개선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그재그의 주요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 분포의 78%를 차지하는 10, 20대 여성이며, 특히 20대는 이용자 분포의 절반이 넘는 54%에 해당한다. 현재 10, 20대에 해당하는 Z세대 소비자는 패션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특성을 가진다. 또한, 이들은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세대로 온라인을 통한 정보 검색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앞서 언급한 이용자 분포에서도 보이듯 지그재그는 이런 Z세대의 특성을 잘 반영한 서비스로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주 이용자의 모바일 서비스 수용도가 높은 만큼 타 서비스로 이탈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렇다면 주요 서비스 이용자인 10, 20대의 지속적인 사용을 위해선 어떤 경험 요소가 필요할까?




판단적 경험, 쇼핑 중 뜻밖의 즐거움


Z세대 소비자의 패션제품 쇼핑 성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가 쇼핑 상황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성향 중 하나는 ‘쾌락적 추구 성향’이다. 이는 쇼핑 과정과 구매 행동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스트레스 해소 등’의 감정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쇼핑한다는 뜻으로, Z세대의 쇼핑은 물건의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기능적 가치보다 유희적 가치를 따른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10, 20대 사용자의 지속적인 사용을 위해선 타 서비스의 쇼핑 맥락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지그재그만의 특별한 즐거움이 필요하다.

 

지그재그는 ‘Enjoy, Find, Easy’라는 경험 가치를 내세우며, 그중 ‘Easy’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용자 맞춤 추천 기능을 넣었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함으로써 구매할만한 상품으로의 도달을 쉽게 해주는 기능적 가치에 집중한 것이다. 이런 사용자 맞춤 추천 시스템은 유희적 가치를 주는 요소로 주목할 수 있는데, 맥락 기반에서 의외의 추천은 ‘Serendipity’를 작용하게 하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의외의 정보를 받게 됐을 때 느끼는 긍정적인 경험을 말하는 ‘Serendipity’는 판단적 경험에서 유희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경험 요인이다.


실제로 지그재그를 사용해보면 사용자 맞춤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은 검색 시 즐겨찾기한 쇼핑몰 상품을 가장 상단으로 띄워주는 점 뿐이다. 추천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인 서비스의 메인 화면 ‘홈’에 개인 방문, 구매이력을 바탕으로 한 광고 상품들로 구성했지만, 추천 시스템이 사용자의 어떤 맥락 정보를 통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가 느끼기엔 일반 광고 상품으로 보이게 됐다. 사용자 맞춤 추천이 타 서비스와 차별점을 만들고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기능적인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점과 맞춤 추천 시스템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점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기존 지그재그의 사용자 맞춤 메인 화면(좌)/ 검색 결과 화면(우)


따라서 첫 화면에 유희적 요소로서의 맞춤 추천 결과를 리스트 형식으로 보여주는 개선안을 제안한다. 쇼핑몰 추천 서비스 유형별 사용자 평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사용자가 가장 높은 사용 의도와 구매 의도를 보이는 것은 사용자의 서비스 사용 이력을 바탕으로 하는 ‘내용 기반 추천’과 다른 사용자의 사용 이력을 바탕으로 하는 ‘협업 필터링 추천’이다. 내용 기반 추천 결과와 협업 필터링 추천 결과를 바탕으로 광고 비용을 받은 쇼핑몰 상품을 리스트 형식을 통해 적절히 구성한다면 리스트 타이틀을 통해 어떤 맥락 정보를 기준으로 추천됐는지 알 수 있게 되고, 지그재그가 개인 맞춤형을 지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도 자연스럽게 광고 상품을 노출할 수 있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상품이나 쇼핑몰과 같은 기본적인 추천 외에 ‘사용자가 절대 구매하지 않을 것 같은 상품’ 같은 의외의 추천은 지그재그에서 쇼핑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기대 이상의 즐거움, 즉 Serendipity를 경험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고, 이런 추천 시스템에서 뜻밖의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거나 새로운 추천 결과를 얻기 위한 사용자들의 더 많은 활동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Serendipity가 포함된 메인 화면 제안




지각된 유용성, 편리한 상품 검색


사용자가 새로운 기술이 유용하며 사용하기 쉽다고 느낄수록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형성되고 사용하는 행위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수용된다. 기술 수용에 영향을 미치는 지각된 유용성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유용하며, 이용가치가 높다고 인지하는 정도를 뜻한다. 10, 20대의 쇼핑 성향 중 제품 탐색 과정과 구매 과정에서의 편의성과 심리적 편안함을 중요시하는 편의적 추구 성향’에 비추어 봤을 때, 결국 이들이 쇼핑 서비스에서 요구하는 유용성은 ‘편리한 상품 검색 기능’과 ‘쉬운 구매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그재그가 검색에서 다루는 상품은 약 500만 개이다. 포괄적인 단어로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몇만 가지 이상이 도출되기도 하기 때문에, 지그재그는 검색 시스템에 가격, 색상, 카테고리, 옵션까지 4개의 필터링 옵션을 두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상품의 사진으로 비슷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하며 ‘Find’라는 경험 가치를 강조하였다.


지그재그의 이용 맥락은 단순히 ‘쇼핑’ 한 가지로만 말할 수 없다. 한가한 시간에 취미 활동처럼 옷을 둘러볼 수도 있고, 혹은 계절에 맞는 트렌드를 확인하러 서비스를 방문할 수도 있다. 또 자신이 구매한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 정보 검색을 목적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특히 지그재그의 주요 타깃 층인 10, 20대는 SNS나 유튜브에서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이 입은 옷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외부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옷 정보를 찾거나 좀 더 저렴한 가격의 비슷한 옷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비스에 들어오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현재 지그재그는 서비스 내 쇼핑몰 상품 통합 검색 기능에 집중하고 있어 사용자들의 여러가지 사용 맥락을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지그재그에서 상품 검색을 하기 위해선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특정 검색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경우 뚜렷하게 찾고자 하는 상품이 없거나 혹은 찾고자 하는 상품은 뚜렷하지만 검색 단어를 예측할 수 없을 때, 그리고 찾고자 하는 상품을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검색에 문제가 생긴다. 검색은 앱의 홈 화면에서만 가능하고, 앱 내 사진 검색 경우에도 검색 결과로 도출된 상품에서만 지원하기 때문에 검색어나 특정 카테고리가 필요하게 된다.


기존 사진 검색(좌)/ 새로운 사진 검색 제안(우)


서비스의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그재그 검색의 제한적인 사용성을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네이버는 포털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언제든지 쇼핑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쇼핑 렌즈’ 기능을 제공한다. 연예인 사진을 보다가도 사진을 길게 눌러 쇼핑 렌즈를 실행하면 해당 연예인이 입은 옷의 정보를 볼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또 검색어를 입력하는 방식도 함께 지원하여 다양한 검색 방식의 제공으로 제어성을 높였다. 이와 비슷하게 지그재그도 홈 화면, 쇼핑몰 내 상품 등 어느 페이지에서나 사진 검색을 가능하게 하고, 사진 입력으로 하는 검색 기능 등 이전까지 사용에 제한을 주었던 요소를 없애는 방향으로 검색 기능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앞으로 서비스가 사용될 다양한 상황을 생각했을 때, 사용성의 자유도를 좀더 높인다면 모바일 기술 수용도가 높은 주 타겟 사용자는 주도적으로 자신에게 편리한 검색 기능을 찾아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Lock-in 전략, 쇼핑 기록


지그재그 출시 이후, 다양한 쇼핑몰 통합 서비스가 출시됐다. 지그재그는 ‘Z결제’라는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을 통해 타 서비스와 차별화를 두었다. 이전까지 지그재그에서 구매할 때는 쇼핑몰로 들어가 로그인하고, 해당 쇼핑몰에서 결제하는 과정을 거쳤다. 만일 각각 다른 쇼핑몰에서 2개 이상의 아이템을 구매할 경우에는 이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지그재그의 Z결제는 Z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을 한번에 결제할 수 있게 하여 이전의 결제 경험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해주었고, 또 미리 등록해 둔 계좌를 통해 간편 결제가 가능하게 되어 상품 구매에 걸리는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통합 결제 시스템을 통해 지그재그는 소비자가 하나의 쇼핑몰에서 쇼핑하는 듯한 경험으로 만들었다.


Z결제는 전체적으로 네이버 페이와 비슷한 서비스 구성과 흐름을 가진다. 서비스 초반 네이버 페이가 상품 후기 작성에 포인트라는 리워드를 주어 고객을 유치시키고 많은 후기 정보를 쌓은 것처럼 현재 지그재그도 Z결제로 결제한 상품에 후기를 작성하면 큰 포인트를 주어 고객의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한 가지 차이점은 네이버 페이는 네이버 간편 로그인을 바탕으로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는 편재성을 높여 더 많은 사용을 끌어냈다는 것이고, Z결제는 지그재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통해 서비스의 지속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Lock-in 효과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Z결제의 Z포인트를 통해 지속적인 Lock-in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Z포인트의 경우 Z결제를 지원하는 상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하고, 포인트의 액수가 많지 않았을 때 사용자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전환 비용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매끄러운 사용 경험을 통해 ‘고객 만족’을 주는 Lock-in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Z결제는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 수단인 카드를 간편 결제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여러 상품을 결제할 때 쇼핑몰마다 지불되는 배송비가 결제 과정에서 한 번에 드러나며 소비자가 느끼는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점에서 사용자 경험 측면으로 개선 사항이 있다.

 

그렇다면 지그재그를 지속해서 사용하게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쌓은 정보와 같은 가상의 소유물도 중요한 전환 비용이 된다. 국내 OTT 서비스 ‘왓챠 플레이’는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지 않더라도 영화의 평점을 기록하기 위한, 또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추천을 받기 위한 사용자의 지속적인 방문을 이끌었다. 그리고 ‘취향 분석’ 기능에서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어떤 감독을 좋아하는지, 총 영화 관람 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하여 사용자에게 재미를 주었다.


지그재그의 경우, 구매 이력 활용을 떠올려볼 수 있다. 구매 이력은 취향 분석과 더불어 의류에 얼마나 소비했는지 알 수 있는 정보가 된다. 어떤 취향을 좋아하는지, 취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같은 취향 정보와 셔츠는 몇 개를 구매했고, 신발은 몇 켤레를 샀는지 같은 소비 정보를 함께 담은 분석 페이지는 가계부로, 혹은 취향 로그로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사용 데이터를 담은 페이지는 지금까지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들인 시간, 정보를 쌓는데 걸린 노력과 같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던 정보가 보여지며 사용자가 쉽게 다른 서비스로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 전환 비용이 되고, 또한 사용자에게 내재적 동기를 만들어 주는 요인이 될 것이다.


구매 분석 페이지 화면 제안




UX 경영전략과 지그재그의 가치, 상품 비교 페이지


온라인 쇼핑은 언제나 불확실성을 가진다. 화면에서 본 옷과 다른 색상이 올 수도, 기대했던 품질보다 낮은 옷이 올 수도 있다. 또 직접 입어볼 수 않고 옷의 수치만으로 파악해야 하므로, 나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이 올 수도 있다. 이렇게 쇼핑 행위의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해 온라인 쇼핑 서비스들은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타 온라인 서비스와 다르게 지그재그는 가격 경쟁 심화를 우려하여 동일 상품의 가격 비교 기능을 제외했다. 그러나 쇼핑 상황에서는 같은 상품의 가격 비교가 아닌 다른 두 가지 상품을 비교하고자 하는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바지를 사기 위해 두 가지 아이템의 길이와 소재를 동시에 비교하고자 할 때, 지그재그는 아이템의 상세 페이지 화면으로 들어가 바지 수치를 찾아 확인한 뒤 다음 바지의 상세 페이지 화면으로 다시 들어가 비교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미리 담아 놓을 수 있는 찜하기 기능이 있지만, 이 기능 또한 카테고리별로 아이템을 묶어서 볼 수 없는 점과 여기서도 역시 상세 페이지를 들어가야만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네이버 쇼핑은 동일 상품의 가격 비교나 두 가지 상품의 직접 비교 기능을 제공하지 않지만, 같은 판매자가 파는 상품 가격이 플랫폼마다 어떻게 달라지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제품의 스펙과 제품 별점, 쇼핑몰의 리뷰, 연령대, 성별 별 구매율, 함께 찾아본 상품의 정보를 같은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쇼핑 상황에서 사용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은 개인마다 다르다. 배송 속도가 빠른지, 혹은 무료 배송을 지원하는 상품인지, 반품과 교환이 쉬운지, 판매자와 빠른 소통이 가능한지도 구매 과정의 결정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여러 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는 사용자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에 맞춰 구매할 수 있게 하고, 만족도 높은 쇼핑이 가능하게 도와준다.


따라서 여러 가지 상품의 가격, 배송 속도, 리뷰, 옷의 수치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비교 페이지를 제안한다. 상품 비교 기능은 같은 카테고리 아이템의 수치 비교, 혹은 다른 카테고리 아이템끼리 어떤 상품의 리뷰가 좋고, 배송이 빠른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비교 과정에서 동일 상품의 가격 비교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그재그가 사용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는 ‘쉽고, 빠른’ 쇼핑이다. 지금까지 지그재그는 상품 검색과 상품 결제 과정에서 쉽고 빠른 쇼핑 경험을 제공해주었지만, 이 가치가 차별화 요소로 가져가기 위해선 상품 비교 과정까지 그 범위를 모든 쇼핑 경험에서 특별한 가치를 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상품 비교 페이지 화면 제안




인공지능과 지그재그, 객관적인 눈으로 봐주는 퍼스널 쇼퍼


뷰티 및 패션 산업에 인공지능을 더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를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3법의 통과로 인하여 뷰티와 패션, 그리고 기술을 더해 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일테크(Styletech)’ 발전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뷰티 산업은 인공지능과 만나 개인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거나 맞춤형 화장품을 제작해주는 형태로 발전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룰루랩(Lululab)은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메이크업 거울을 제작하여 한 번의 촬영으로 얼굴 전면 피부를 스캔하여 분석하고, 사용자 피부 상태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준다. 또 프랑스 뷰티 기업 로레알(L’Oreal)은 가정용 개인 맞춤형 화장품 디바이스인 ‘페르소’를 출시하였는데, 4단계 과정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 포뮬러를 즉석에서 만들어내 사용자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생산해낸다. 패션 산업에서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통한 맞춤 상품 추천이나 온라인으로 옷을 입어볼 수 있는 가상 피팅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더 나아가 트렌드와 수요를 예측하는 수단으로까지 발전했다. LF 헤지스가 CES 2020에서 LG전자와 함께 실제로 옷을 입지 않아도 옷의 쪼임과 헐렁함 등 피팅감을 확인할 수 있는 가상 의류 서비스 ‘씽큐 핏(ThingQ Fit)’을 선보였다. 패션 브랜드 소그는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을 둔 수요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디자인을 제안하면 디자이너들이 소재, 컬러, 디테일을 수정해 최종 상품으로 제작한다. 또한, 삼성물산은 패션 AI ‘텍스토미’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여 패션 산업에서 큰 트렌드가 나타나는 시점을 예측하여 확인한다.

 

최근 20대 여성 사이에서 자신의 외형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개인이 타고난 고유의 피부, 눈동자, 머리카락 색 등 신체 색상과 조화를 이루는 색상을 알아보는 퍼스널 컬러 진단은 스스로 측정하기 쉽지 않아 많은 사람이 화장품 업체를 이용하거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퍼스널 컬러는 화장품, 패션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에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은 20대 여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런 퍼스널 컬러 진단의 인기를 증명하듯 집에서 쉽게 컬러 진단을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아이컬러’도 출시되었다. 그리고 얼굴뿐만 아니라 몸도 객관적인 수치로 바라보고자 하는 니즈(Needs)가 나타나 외형적으로 날씬한 몸을 가진 사람들도 겉모습만 믿는 것이 아니라 인바디 측정을 통해 자신의 몸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하고, 근육량과 체지방량을 조절하면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지그재그를 포함한 대다수의 쇼핑 서비스는 그동안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빠르게 추천하는 시스템에 초점을 두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자신의 외형을 분석한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자 하는 사용자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또 취향이 없거나 자신의 취향이 무엇인지 헷갈리는 사용자도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 추천과 동시에 사용자의 외모에 어울릴만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기능 제공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얼굴과 몸의 사진 정보를 활용하여 체형과 얼굴 이미지, 퍼스널 컬러에 맞는 옷을 추천해주면 어떨까? 얼굴 사진 데이터를 통해서는 두 가지의 활용 방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첫 번째는 얼굴 사진에서 생김새를 분석하여 사용자와 닮은 외모를 가진 사람들의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추천해주는 것이다. 다른 지그재그 사용자의 사진 정보와 구매 이력을 분석하여 사용자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어떤 취향의 옷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지 알려준다. 쇼핑 서비스에선 이미 자신의 이미지와 어울리고, 어떤 취향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는 사용자들도 존재한다. 따라서 사용자와 비슷한 생김새와 이미지를 가졌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미리 파악한 다른 사용자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옷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눈동자의 색깔과 머리카락 색, 그리고 얼굴 색 정보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퍼스널 컬러를 분석할 수 있다. 사진 데이터에서 얼굴의 픽셀 값과 배경 물체의 픽셀 값 정보를 활용하여 사진의 색 온도를 파악하고, 컬러 컨설턴트의 정보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다른 얼굴 데이터와 비교하여 사용자의 퍼스널 컬러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채도가 높은 색상이 어울리는지, 파스텔 컬러가 어울리는지에 대한 옷의 색상 추천이 가능하다.


몸의 사진 정보로는 사용자의 체형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사용자의 키와 몸무게 정보와 함께 몸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촬영한 전신 사진의 정면, 측면 데이터를 받는다. 한국 사람들의 체형 정보에 대해 학습한 인공지능이 평균 체형과 사용자의 체형을 비교하고, 사용자의 키와 몸무게에서 나올 수 있는 체형의 평균 비율과 사용자 체형을 비교해 특징을 도출한다. 여기서 도출된 결과에 따라 ‘허리가 긴 편인지’, ‘하체보다 상체가 비대한 체형은 아닌지’, ‘하체가 발달한 체형은 아닌지’와 같은 객관적인 체형 정보를 알려주고, 이런 체형을 보완할 수 있는 팁과 코디 상품을 함께 추천한다.


체형 분석과 체형 별 추천 코디 화면 제안


그렇다면 이 인공지능 서비스에는 의인화 요소가 추가되는 것이 좋을까? 일본의 게이트 박스(Gate Box)는 여성 캐릭터가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했다. 게이트 박스의 인공지능 스피커는 비서를 사람의 형상으로 의인화하여 사용자에게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준다. 현재 출시된 대부분의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는 단순 공급형에 가까워 큰 차별화 요인을 가지지 못했다면, 이 스피커는 다른 AI 스피커와 차별되는 의인화 요소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1개월 만에 매진된 것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에서 에이전트를 캐릭터로 표현하거나 화면에 표정을 넣는 등 의인화 요소를 추가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의인화는 단순히 기계와 사람의 관계를 넘어 정서적인 교류가 가능하게 한다. 인간의 맥락을 파악하고, 정해진 패턴에서 벗어나는 추천을 할 수도 있다. 또 성격을 가진 인공지능과 대화하며 친한 친구와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지그재그의 인공지능 서비스에 의인화 요소가 추가되는 것은 사용자가 인공지능을 어떤 역할로 생각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인공지능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봐주는 퍼스널 쇼퍼가 될 것인지, 혹은 쇼핑을 같이 간 친한 친구가 될 것인지는 사용자에 달린 것이다. 쇼핑은 시각 정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챗봇을 이용하거나 음성 대화로 인공지능과 소통하며 쇼핑하는 듯한 경험을 주는 것은 어렵다. 이후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되어 시각 정보와 음성 비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면 영상통화의 형태로 실제 친구와 통화하며 쇼핑하는 듯한 경험을 주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다.




지그재그의 경험 디자인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경험 디자인 관점에서 지그재그를 분석해보았다. 지그재그는 ‘사용자 경험’에 집중했고, 온라인 쇼핑 상황에서 나타나는 경험을 개선한 서비스로 사랑받고 있다. 다시 말해, 많은 사용자가 지그재그의 ‘즐겁고, 찾기, 쉽게’라는 경험 가치에 공감한 것이다. 하지만 유사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고, 이런 시장 상황에서 10, 20대 사용자의 지속적인 사용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지그재그는 어떤 차별점을 가져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 왔다. 쇼핑 상황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10, 20대 소비자의 특성에 맞추어 홈 화면에서 의외의 추천 리스트를 보여주고, 또 유튜브나 SNS에서 패션 정보를 얻는 Z세대 특성에 맞추어 사진을 통한 검색이 가능한 쇼핑 렌즈 기능을 제안했다. 그리고 사용자가 다른 서비스로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 Lock-in 전략으로 사용자의 쇼핑 로그를 기록하는 페이지 개선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주요 타겟 사용자인 10, 20대를 기준으로 한 발전 사항에 대해 언급했지만, 결국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고 좋은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는 연령대와 관계없이 선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그재그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쇼핑몰 통합 서비스의 선두를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지그재그를 통해 누구나 ‘즐겁고, 찾기, 쉽게’ 쇼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김진우. (2014). 경험디자인, 안그라픽스

박병지, 온라인 패션쇼핑몰의 추천서비스 유형별 사용자 평가와 사용의도 및 구매의도, 2018

박슬기, Z세대 여성의 쇼핑성향, 의복 소비가치와 구매의사결정과정에 관한 탐색적 연구, 2017

전태준, 자기해석유형과 모바일 상품추천유형, 패션제품유형이 구매태도에 미치는 영향, 2020

매일일보, “뷰티 패션 업계, 사람마다 다른 피부, 취향…AI 활용한 ‘맞춤’ 시대”,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671906, (2020.06.22)

아주경제, “‘내 체형에, 내 얼굴에’ 딱 맞는 패션뷰티템 급성장”, https://www.ajunews.com/view/20200114115707724, (2020.06.22) 

통계청, “2020년 2월 온라인쇼핑 동향”, (2020.05.15)

한국경제, “쇼핑몰 추천, 지그재그, 어떻게 여심 사로 잡았나”,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19070897521, (2020.05.15)

한국경제, “AI가 옷 골라주는 ‘지그재그’…한류타고 일본 여심 공략”,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18080797191, (2020.05.15)

BLOTER, “지그재그, 쇼핑몰 상품 통합결제… ‘Z결제’ 출시 ”, http://www.bloter.net/archives/355870, (2020.05.15)

DAILY POP, “뷰티, 패션업계에 불어온 AI의 바람”, https://www.dailypop.kr/news/articleView.html?idxno=43054, (2020.06.22)

 Zigzag, 지그재그 공식 홈페이지, https://zigzag.kr/, (2020.05.1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