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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는 해장국

식품 에세이

by 나비고

적절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정말 맛없는 해장국은 오십 평생을 살면서 처음 먹어본다.

더군다나 짜증이 나는 이유는 나보다 늦게 온 손님에게 해장국이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발로 끓여도 이 정도는 아닐 듯...

그냥 물에다가 우거지랑 천엽을 썰어서 대충 데워서 나왔는지 육수랑 건더기가 조화가 없었다.

음식을 먹으면서 화나기는 몇 년 전 맛집 프로그램 보고 찾아간 짜장면집 이후 꽤 오랜만에 경험이다.

그때는 짜장면이 똥 맛이 났다.

정말로 그 음식점은 위생 상태가 너무 엉망이었다.

음식은 사람의 기분을 좌우한다.

이번 해장국은 지친 몸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항상 가던 곳, 사람 많은 곳을 가는 이유가 있다.

최소한 실패는 안 한다.

기분을 상쇄시킬 무언가 필요했다.

이럴 땐 단 게 최고다

동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집에 들어왔다.

'두 개 더' 아이스크림은 언제 먹어도 변하지 않는 맛이다.

사르르 녹는다.

대학 시절 한여름 35도에 육박하는 찌는 더위에 -40도 냉동창고 알바가 가장 시원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급격한 체온 변화로 말미암아 코털이 얼었다.

처음 느껴보는 인체의 한계를 극복 못 하고 일당도 안 받고 그만두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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