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조차 벅찬 순간이 있다. 무엇을 하든 그러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곳에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버거워 눈을 감았고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 최대한 낮은 감각으로 최소한의 숨만 내뱉었다. 그러다 보면 온몸이 저릿해지는 순간이 온다.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새싹처럼 돋아난다. 나는 더 큰 숨을 갈망한다. 숨은 방치한 채로 지그시 눈을 뜬다. 세상은 너무나 밝다. 정확히는 두 눈을 가득 채우는 색감들이 너무 맑았다. 동시에 심장은 고동친다. 숨은 점점 가빠지려 하지만 나의 모든 인내를 다해 참아낸다. 그럴수록 천천히. 더 천천히. 나의 숨은 영혼이다. 결코 이것을 내뱉지 않으리. 빠르게 발작하는 심장 탓에 가슴이 아파올 때까지. 한계를 넘은 폐의 불순물이 내 안에 모두 가라앉을 때까지. 그렇게 나를 파괴하고 또 파괴하면 나는 그제야 죽음의 무게를 깨닫는다. 나는 죽음이 두려운가. 수많은 건물들 위에서 무엇인가 떨어진다. 나의 신념일지도 모르겠고 나의 낭만일지도 모르겠다. 내 꿈은 너무나 높은 곳에 있어서 떨어지는 것조차도 느끼지 못했다. 삶은 꿈을 위해 나아가는 거라고 배웠는데, 꿈이 나를 향해 떨어질 줄이야. 그건 몰랐다. 나는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 서있을 뿐이었고 꿈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건 착각일 뿐이었다. 내가 동경하던 별이 사실은 별똥별이었나. 나의 세상을 스쳐가는 게 아니라, 나에게로 떨어지고 있던 것인가. 나의 마음이 동경했던 밤에 짓밟힌다. 더 이상 꿈꿀 곳은 없다고 말하듯이 오늘 나의 세상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으면. 이 순간을 느끼며 단지 영원하길 바랄 뿐이다. 시간이 멈추면 나는 자각하지 못하겠지. 그 순간의 영원 속에서 나는 소멸하고 말테야. 내 자아와, 꿈과, 별을 모욕하고, 꿈꾸는 밤은 악몽으로 기억된다. 내 세상이 별과 함께 무너진다. 새로운 별을 찾아야 하는데, 도통 찾을 수가 없다. 어둠은 빛날 수 없는가. 회색빛 찬란함은 정말 나의 망상일 뿐이었을까. 오랜 시간 동안 아파할 나의 이름들이, 떨어지는 별의 궤적을 따라 폭발하듯 빛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