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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또 Oct 20. 2021

엄마 몰래 먹었던 달고나의 추억

오징어 게임에서 나오는 달고나의 인기가 폭발적입니다. 달고나에 찍힌 모양을 훼손시키지 않고  뽑으면 하나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예민한 부분은 침을 묻혀 살살 떼어내기도 했는데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묻히면 안 된다는 규칙까지 있었습니다.


저는  모양을 깨뜨렸기 때문에 한 번도 서비스 달고나를 받은 기억이 없습니다 

 

일명 뽑기라고 불렀던 달고나는 길거리 음식이었기 때문에 엄마는  먹지 못하게 했었어요. 아무래도 위생적인 면을 생각해서 그랬던  같습니다. 지금은 하나하나 비닐을 씌워 진열해 놓지만 예전엔 그냥 노출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달고나를 원도 한도 없이 먹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국민학교(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저는 너무나 달고나가 먹고 싶은 나머지 돼지저금통에 저금되어 있던 돈을 꺼내 평소 눈여겨 두었던 달고나 가게로 간 것입니다

엄마가 외출했다가 돌아오다가 달고나 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저를 보고 불렀는데요,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바로 뒤에서 저를 불렀을 때 얼마나 놀랬던지요!


달고나를 하도 먹어서 입안이 얼얼할 정도였는데, 엄마를 보고 놀랜 마음도 같이 얼얼했습니다.

수십 년이 흘러 오징어 게임 속 달고나를 보았을 때 엄마의 얼굴이  올랐습니다. 지금은 떠나고  계시지만 그때 저를 불렀던 엄마의 목소리는 생생합니다.​

추억의 달고나는 그렇게 엄마에 대한 그리움, 죄책감과 당황스러움, 달콤함과 얼얼함으로 뒤범벅되어 국자 속에서 부풀어 올라 별 모양을 품었습니다.

달고나는 추억으로 떠나는 달콤한 타임머신입니다.

by 잠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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