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나이, 그리고 손

by 나하나


두통약, 비타민, 그리고 어머니가 주신 좋다고 하는 무엇.
다행히 약이 줄었다.

불혹이 오늘 내일인데 유혹에 흔들려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래서 그런가 비틀거리는 마음과 몸이 전처럼 빨리 회복되지 않는다. 상처 주기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지없이 살을 날리고, 날아오는 살을 의연하게 피하자고 마음먹는데 정확히 과녁에 꽂힌다. 주고받은 살은 여기저기에 남아 살짝 바람만 불어도 비명을 지른다. 그 비명은 또 다른 살이 되어 나와 그에게 꽂히는 악순환.

몸도 마찬가진데, 얼굴 위로 쑥떡 눌러진 베개 무늬가 출근할 때까지 남아있는 것처럼 조그만 스트레스에도 하루 종일 머리가 지끈이다. 술은 먹지 않아 통풍은 멈춘듯한데, 술만 안 먹어도 빠지던 살은 태초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제자리다. 그럼으로써 배 일등의 자리는 굳건하다.

약이 늘어나는 만큼 운동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운동을 하는 만큼 운동에서 멀어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여야지 운동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다. 건강하게 사랑하고 놀고 연대하기 위해서는 약을 줄이고 운동이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가 하신 말씀과 닮은 마음이군. “엄마 손이 약손.” 하면서 배를 쓰다듬던 순간의 온기가 그리운 건, 확실히 늙었다.

작가의 이전글특별히,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