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받지 못하는 자들의 정교한 침묵
"The border is not a line on a map, but a test of your narrative."
[국경은 지도 위의 선이 아니라, 당신의 서사를 시험하는 무대다.]
입국장의 공기는 전 세계 어느 도시를 가나 비슷하다. 70%의 재순환 공기와 20%의 미세한 면세점 향수 냄새, 그리고 10%의 날 선 긴장감이 섞인 무색의 기류. 여권 케이스의 서늘한 가죽 감촉이 손바닥에 닿을 때마다 나는 내가 '환영받는 손님'이 아니라 '검증받아야 할 대상'임을 깨닫는다. 입국 심사대 앞에 서는 것은 코트 위에서 선수와 대치하는 것보다 훨씬 소모적이다. 심사관의 눈은 내 여권의 빈틈을 찾고, 나는 내 신분의 단단함을 증명해야 한다. 입국장은 환대(Hospitality)의 장소가 아니라, 거름망(Sieve)의 장소다. 이곳에서 친절은 독이고, 명확함은 방패다. 내가 심판이라는 사실은 이 철저한 관료주의의 성벽 앞에서 아무런 권위도 갖지 못한다. 다만 내가 '돌아갈 곳이 분명한 사람'이라는 데이터만이 나를 통과시킬 뿐이다.
-Officer: "What is the primary purpose of your visit to the United Kingdom?"
(영국을 방문하신 주요 목적이 무엇입니까?)
-Nambal: "I am here to officiate at a professional tennis tournament as an International Referee." (국제 심판으로서 프로 테니스 대회의 판정을 맡기 위해 왔습니다.)
-Officer: "Do you have any supporting documentation from the organizing body?"
(주최 측에서 발행한 증빙 서류가 있습니까?)
-Nambal: "Yes, here is my letter of invitation and the ITF accreditation."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