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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인 Jan 23. 2023

룰(LULL) 커피, 서초구 카페투어 첫번째 여행

커피와 디저트의 환상적인 궁합



오늘은 남부터미널로 향한다. 국내 여행이란 건 이래서 좋다. 집에서 일어나 밥을 먹고 크로스백 하나 매고 느긋이 나와도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나는 해외 여행에 대한 로망도 있지만 국내에 안가본 곳들을 가보고 싶은 욕망이 더 크다. 새로워봤자 우리나라라고 얘기하지만, 감히 얘기하건데 안가본 사람들 소리라고 생각한다. 아직 많은 곳을 가보지 못한 나조차도, 심지어 여행이라고 가는 곳들이 대부분 대중교통권인데도 가는 곳마다 새롭다. 이 동네와 저 동네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문화도 약간씩 다르다. 


 남부터미널역 주변은 흥미로운 동네다. 이곳은 서초 1동과 3동이 맞닿아 있는 사거리이다. 서초 1동은 주거지의 성격이 강하다. 대단지 아파트들은 2동에 몰려있는 반면 1동에는 빌라와 주택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효령로를 따라 방배역에서 강남역까지 이동하면 중간에 남부터미널 역을 지나서부터 강남역에 도달하기 직전까지 조용한 동네를 마주할 수 있는데, 그 곳이 서초 1동이다. 반면에 서초 3동은 상권의 느낌이 강하다. 길 하나 차이지만 터미널부터 회사와 각종 프렌차이즈가 더 눈에 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고등학교를 포함한 4개의 중고등학교와 대법원, 대검찰청이 위치한 동네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식문화가 발달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부터미널 앞 길에서 경사진 쪽으로 올라가면 더 이상 직진은 안되고 좌우 갈림길이 있다. 왼쪽으로 가면 고속도로 출구이고 오른쪽으로가면 예술의 전당이 자리잡고 있다. 매일 같이 새로운 예술 공연과 전시들이 진행되고 있는 이곳의 규모는 전체 부지 70,597평 규모의 거대한 복합예술센터이다. 내부에는 테라 로사도 있으니 공연을 보러 간 김에 커피 한 잔을 사서, 음악 광장에서 음악 분수를 보며 즐기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곳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찾는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 수준이다.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비싼 땅 값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스페셜티 커피 특성 상, 커피 시장에서 아직까지는 수요가 큰 편이 아니고 또 마진이 많이 남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면서 유지하기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룰 커피는 2020년 여름 오픈한 카페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곳에 아시아 최초 2013 WBrC(월드 브루어스 챔피언십) 준우승에 빛나는 정인성 바리스타가 있다. 


 그럼 이제 룰커피가 있는 곳을 따라가보겠다. 나는 예술의 전당에서 내려오는 경로를 택했다. 원만하지만은 않은 경사 덕에 빠른 걸음으로 룰커피가 있는 골목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왼쪽으로 꺾어 한 블럭만 가면 흰색 캐노피가 예쁜 룰커피를 만날 수 있다. 예술의 전당 영향인지 근방에는 상당히 많은 악기사와 음악 학원들이 있다. 예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악기를 매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아까 말했듯이 회사가 많은 곳이라 점심시간만 되면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붐빈다. 이런 계층들이 주 손님인 곳이다.


 카페에 방문하면 항상 부부가 손님을 맞이한다. 다른 분은 베이킹을 담당하시는데 그 맛이 아주 훌륭하다. 잠시 뒤에 또 다루겠다. 이 카페는 핸드드립이 굉장한 강점이다. 그것으로 세계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바리스타가 있기도 하고, 좋은 생두를 직접 골라 직접 로스팅 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상의 핸드드립 커피를 좋은 가격에 마실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리스타님이 모든 원두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그 설명을 듣는데 있어 어렵거나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설명해준다.


 커피를 주문하면 바리스타님이 직접 오셔서 서빙해주시고 직접 설명해주신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뉘앙스와 첫 느낌과 애프터 테이스트까지 바리스타님이 의도한 바를 말해주셔서 커피를 마시는데 참고할 수 있다. 


 룰커피의 브루잉 메뉴는 단 맛이 강점이다. 라이트 로스팅 메뉴도 훌륭하지만 로스팅 포인트가 그 이상을 넘어서는 원두도 이렇게 훌륭하게 뽑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스페셜티 커피는 라이트 로스팅이 대부분을 차지해 산미가 화려하거나 맛이 섬세한 커피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곳의 커피 중 일부는 스페셜티 임에도 적당한 바디감과 밀크 초콜릿, 검은 베리류의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카페인 충전이 필요한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커피라고 생각한다. 무작정 쓴 커피보다 쓴 맛은 없고 풍부한 바디감과 초콜릿이 느껴지는 커피 한 잔이 훨씬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게이샤 원두나 기타 훌륭한 원두들을 좋은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섬세한 커피들도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드립커피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곳. 추가로, 이 카페의 별미가 있다면 카페라떼이다. 브루잉에 묻혀 에스프레소 메뉴가 안보일 수 있는데,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 특징인 아주 맛있는 카페라떼이다. 여러 잔 마실 기회가 된다면 같이 추천한다.


 아까 말했듯 디저트가 굉장히 맛있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바스크 치즈케이크와 쿠키류를 판매한다. 나는 이 곳을 첫 방문 한다면 치즈 케이크를 강하게 추천한다. 정말 많은 곳에서 판매하는 치즈케이크를 먹어봤지만 룰커피의 치즈케이크는 그 중 독보적이다. 촉촉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느껴지는 치즈의 맛은 마치 스페셜티 커피의 섬세함을 디저트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다. 커피와 곁들여 먹으면 정말 좋은 조합이 된다.




룰커피에서 친절한 사장님들의 얘기를 들으며 맛있는 시간을 즐기고 나왔다. 내부의 카페 분위기와 상반되게 밖으로 나오면 다시 회사 거리이다. 시간도 오래 지났고 출출하기 때문에 식사하러 자리를 옮겼다.


예술의 전당 근처에 유명한 식당이 있다. 백년옥은 순두부 찌개로 미쉐린 가이드에서 선정된 곳이다. 이 동네에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곳이다. 음식의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힘든 맛이기 때문에 근처에 오신다면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출처 - 네이버 지도 업체 등록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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