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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산책 Nov 13. 2019

너를 만난, 가을 숲을 걷다가

가을 호수를 산책하며 담은 풍경


 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운동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십 대에 마음 따라 몸의 건강이 안 좋았을 때, 살기 위해서 요가를 잠깐 배우러 다닌 것이 내 운동 이력의 전부였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움직임이 있다. 그것은 '걷기'이다. 나는 걷는 것을 정말 것을 좋아한다. 
하루 종일이라도 걸을 수 있을 만큼 걷는다는 것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는 무엇이다. 물론 사람들이 많은 곳은 가지 않는다. 가장 피하고 싶은 곳은 대형 쇼핑몰이다. 그런 곳을 잠시만 걸어도 이내 나는 혼이 빠지고 기운을 다 빼앗기기 때문에. 하지만 자연 속을 걷는 것은 좋다. 걸으면 걸을수록 힘이 차오르고 내 안의 탁한 것이 비워지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침 산책이다. 새벽 기운이 남아있는 아침, 혼자 조용히 강가나 호숫가를 걷는 것. 아무도 없는 숲 속을 걷는 것. 나무와 물이 있고 정적이 흐르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어느 날 산책을 갔던 가을 호수 그리고 가을 숲. 그곳은 인적도 없었지만 정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던 곳이었다. 고요한 호수와 예쁜 낙엽들만이 정지된 필름처럼 반겨주었던 곳. 시간이 멈추어 있던 곳. 숲 냄새와 물 냄새 햇살의 반짝임만이 있던 곳. 그 날의 느낌을 함께 나누고 싶어 사진첩을 살짝 들춰본다.

산책을 하고 사진을 찍은 장소는, 스위스와 맞닿은 프랑스의 동쪽, Jura 라는 곳이다.
 


고요한 호수를 걷고싶던 오후. 보석처럼 반짝이던 너를 만난 곳 



가을햇살이 부시게 너를 비추고. 나는 그런 너를 보며 걸었지



너의 곁엔 모든 것이 있었어. 하늘과 물과 나무 그리고 바람



어느새 말갛에 드러난 너. 나는 걸음을 멈추어 가까이 다가갔지



아름답게 빛나던 잔잔한 너의 미소. 계속 계속 그렇게 바라보았지



너의 허리춤에선 예쁜 낙엽들. 춤을 추다 잠시 쉬고 있었어



촉촉한 카펫은 생명을 거느리고. 가장 오묘한 것을 피워내고



너는 다시 예쁜 조각들을 모아. 춤추는 법을 알려주었어



그곳이 어디라도. 물 흐르는 곳을 따라 흘러가면 된다며



다시 돌아나와 마주한 너. 너는 언제나 그렇게 펄럭였구나



그리고 오늘도 기다리는구나. 그 모두를.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빛날 너의 시간을



너를 만난, 가을 숲을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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