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늘 제멋대로 움직이지만, 돛단배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갑니다.
돛을 세우고, 바람을 읽고, 물결의 결을 따라 나아가는 일.
결국 항해를 완성하는 건 거센 속도도, 요란한 엔진 소리도 아니라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그 방향을 잃지 않는 마음입니다.
사진 속 배도 그런 듯합니다.
급하게 어디에 도착하려는 기색 없이,
한 호흡씩 천천히 바다를 가르며 자신이 선택한 길을 통과하고 있죠.
세상은 늘 빠르게 움직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이해하는 순가부터
우리는 비로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영화 [생존자들]이 말하듯,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빠른 항해는 잠시 우리를 흥분시키지만, 올바른 방향은 끝내 우리를 살립니다.
때로는 바람이 약해 발걸음 같은 속도로 머무를 때도 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돌풍이 우리를 다른 곳으로 밀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삶은 늘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의 속도가 아니라, 너는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그러니 잠시 멈춰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돛만 잃지 않는다면, 바람은 언젠가 우리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