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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Aug 11. 2023

묵혔던 상념

상강 근처

2020.10.24.


#茶緣茶事

환기한다. 창을 여니 찬바람 기다렸다는 듯이 밀려든다. 하루의 온기가 상강 근처의 외기와 섞인다. 녹차를 우린다. 오래된 생각, 묵혀 두었던 상념 하나 툭 터져 나왔다. 내가 얌체같이 잇속에 이끌려 살면서 안 그런 척 포장하는 위인을 꽤나 멀리했다고 살면서 자랑스러워 했건만. 나만 몰랐다. 오래되어 습관처럼, 살아 온 세월이 아까워서 쥐고 있었다. 허상이다.  마음을 털어 낸다. 처음부터 실체가 아닌 관계였다. 하지만 아무 때나 선약 없이 오고가는 선배와 후배가 있다. 더 좋은 자리가 있다고 지인이니, 선약이니 하면서 철새처럼 떠돌지 않는다. 최소한 내 자신을 예우하는 기본 예의의 발현이다.  


-이천이십년 시월 스무사흗날, 月白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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