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늦은 아침

by 나물투데이

이른 아침 추석 차례가 끝나고 나면 온 가족이 밥상에 빙 둘러앉아 차례에 다음 의식처럼 수저를 든다. "할머니 그만!" 이라고 말했지만 어느새 내 밥그릇에는 밥알들이 꾹꾹 눌려 집 뒷산만큼 쌓여있다. 밥 상위에 다양한 추석 음식은 대형 푸드코트의 다양한 음식점처럼 나를 방황하게 한다. 방황하던 내 젓가락이 한곳에 멈췄다.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리는 고사리나물. 고소한 들기름 향과 함께 고사리 특유한 담백한 맛이 입안에서 퍼진다. 한 젓가락, 두 젓가락, 세 젓가락... 쉴 틈 없이 밥을 비워가던 사이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고사리 좀 더 줄까?" 나는 꼭꼭 입안에든 밥을 씹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할머니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시며 정성스레 만든 고사리나물을 크게 한 줌 쥐시고 접시에 남산만큼 덜어 주신다. 오늘 손자가 배불러서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실 생각이신가 보다. 나는 다시 쉬지 않고 젓가락질을 한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신다.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소고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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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륨이 풍부해서 불필요한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액순환을 개선해 주고 뇌졸중,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단다. 또 고사리에는 100g당 3.7g에 다량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추석에 장을 보호해 줄 수 있니 많이 먹으렴" 나는 다시 오물오물 입을 움직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추석에 맛보는 고사리는 여느 평상시 때 먹는 고사리와는 다르다. 할머니 손맛이 가득 담겨서 그럴 수도 있다. 배고픈 늦은 아침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같이 밥을 먹어 그럴 수도 있다. 왜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추석날 늦은 아침식사가 기다려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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