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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샘 Nov 21. 2021

나이가 들어서 좋은 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인생을 바꾸는 성교육 수업


교육 철학을 공부할 때였다.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우리들에게 툭 던지셨다.


나이가 들어서 좋은 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20살 후반의 나는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 질문이 지금까지 생각나는 이유는 그 해답을 스스로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인생은 실전이다>를 읽다가 내 눈을 번쩍이게 하는 문장들을 발견했다.

챕터의 제목이 20대의 나를 다시 만나게 해 주었다.


나이만 먹는다고 절대 어른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한국에서 '나이'가 주는 의미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유독 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문화에서 만나면 나이 먼저 묻지 않는가?

아직도 남아 있는 연공서열, 호봉제, 장유유서 속에서 살아온 저자의 나이가 궁금한 나 역시 뼛 속까지 한국인인가 보다.


몇 살이세요?


나이가 들어서 좋은 점에 대해 저자는 '직접 경험', '직접 관찰'이라고 말한다.
간접 경험은 체감을 통해 깨닫는 정도에서 직접 경험에 상대가 안된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말처럼, 오래 살았다면 몸소 겪으면서 지켜본 사건이 정량적으로 많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깨우쳐야 하는 진리가 바로 '운'이다. - 인생은 실전이다. p51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서 좋은 강점을 유지하고, 어른답게 성숙하려면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1. 가치관의 정립
2. 운에 대한 인지
3. 맥락에 대한 이해


3가지 기준을 정리한 저자의 탁월함에 공감했다.


첫째, 가치관은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그 다름을 존중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나에 대한 인지가 필수라고 나 역시 생각했다.


세상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스스로 의미 있는 선택과 행동을 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울 수 있다. - 인생은 실전이다. p50


나는 '성교육'을 통해서 나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있다. 김누리 교수도 저서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에서 독일의 성교육은 자아를 찾는 교육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겠는가. 즉 나(자아)를 제대로 성찰할 수 있어야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될 수 있다. (그래서 내 비전보드에는 2050년 독일에 가서 성교육을 배우고 오겠다고 적어두었다)


둘째, 운에 대한 인지는 내가 통제 불가능한 것을 인정하는데서 시작한다. 저자는 그렇게 인정하면 겸손해지고, 감정 소모가 줄고,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흔히 '하늘의 뜻'이라는 표현처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작용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사람이 진짜 어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셋째, 맥락에 대한 이해는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이다. 요즘 자주 표현되는 "라떼는 말이야~"처럼 꼰대들은 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모든 상황에는 맥락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사건이 벌어져도 결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 인생은 실전이다. p52.


나잇값 못하는 맥락 없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




찰스 데이비스는 말했다.

나이 드는 것은 강제적이다.
하지만 성장하는 것은 선택적이다.


글을 통해 오늘도 성장함에 감사하는 오늘,

위에 언급한 세 가지를 나답게 바꿔보았다.


천, 지, 인을 제대로 알면 나잇값 하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천(운에 대해 인정하고)

지(주변 환경에 대해 이해하고)

인(나에 대해 성찰하다 보면)


이 세 가지 근간부터 제대로 실천해봐야겠다.

왜냐면, 내 아이, 내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어른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교육철학 교수님을 다시 만나 뵐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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