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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Sep 07. 2020

좋은 상사를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한창 취업활동을 했을 땐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니는 회사원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그 회사원이 되니 이번엔 좋은 멘토이자 상사를 둔 직장인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제일 부러웠던 건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선임/상사를 만난 것이었다.


1. 일적으로 배울 수 있는 사람


일 잘하는데 싸가지 없는 사람 vs 착한데 일 못하는 사람 중 택일하라는 글을 많이 봤다. 싸가지 없어도 일 잘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답변이 많았던 걸 보면 동료의 자질 중 업무능력이 꽤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기본은 역시 실무다. 우선 일을 잘해야지 닮고 싶은 선임/상사가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나는 뭔가를 알려 줄 사수가 없었을뿐더러, 도대체 회사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자질이 의심스러운 팀장이 있었다. 그는 매일 야구 동영상을 보고 쇼핑을 했는데, 한 번은 부장이 그걸 지적하자 우리를 불러놓고 ‘회사가 참 무섭다. 뒷말이 많이 돈다’며 누가 그런 얘기를 옮겼는지 잡아내고 싶어 했다.


2. 후임을 신경 써 주는 것


일을 하다 보면 유독 힘든 날이 있다. 업무에서 실수를 했다거나 개인적으로 슬럼프에 빠진다던가. 친구들의 인스타나 블로그에서 본 것 중에 가장 부러웠던 게 이거였다. 상사가 후임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


업무에서 어떤 실수를 하고 의기소침해 있는데 선임이 ‘괜찮아. 잘하고 있어.’ 등의 쪽지와 함께 위로를 해 주었다는 포스팅을 봤었다. 한 번은 슬럼프에 빠져 있던 신입에게 도움이 될 거라며 본인이 재밌게 읽은 책을 추천해 줬다는 포스팅도 봤었다.


회사 선임/상사가 내 마음속 멘토로 돌아서는 순간일 것이다.


나는 왜 이런 상사를 못 만났을까.


3. 진짜 나를 끌어주고 싶은 게 보이는 사람


지금껏 두 번의 회사를 거쳤고 여섯 명의 선임/상사를 만났다. 첫 번째 회사의 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정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뽑히는 글쓰기의 저자 최윤아는 권력과 권위가 서로 배척 관계라고 말했다. 권력은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도록 강제하는 힘이고, 권위는 원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자발적으로 하게 만드는 아우라라며 말이다.


대학교 동아리 때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신참이 들어오면 똥군기를 잡으며 자신의 권력을 휘두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선임으로서 위엄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일까?


썩은 리더십이다. 그런 식으로는 절대 선임으로서 권위를 얻지 못할 것이다.


4. 책임감


요즘 애들은 성실하지 않고 책임감이 없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들으면 솔직히 억울하다. 모든 관계는 상호적이다.


좋은 동료, 선임을 만나면 같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실 나는 회사 다니면서 연차가 차면 다 저런가?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진짜 너무한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던 선임/상사들의 행동은 일을 시키고 도망간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첫 회사에서 어떤 대리는

‘네가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는데 이것 좀 해줄래?’라고 말하더니 태평하게 다른 부서 동료들과 밥을 먹으러 갔다.


지금 회사에서 팀장은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강아지 밥을 줘야 한다며 퇴근을 했고, 어느 날은 택배를 받아야 된다며, 또 어느 날은 부모님을 봐야 한다며 퇴근을 했다. 모두 중요한 업무가 밀려 야근을 하는 날이었다. 같이 야근했던 동료와 나는 생각했다. (저희보다 팀장님한테 더 중요한 일 아닌가요?)



가식적으로 평판 신경 쓰며 어쩌다 한 두 번 커피를 사주는 거로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요즘 애들 회식도 싫어하고 정이 없다고? 그렇지 않다. 좋은 사람하고는 나도 친해지고 싶다. 회식으로 친해지려 하지 않아도 충분히 서로 신뢰를 쌓을 관계를 만들 수 있는데 말이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면 회식을 반기기도 한다)


나는 참 사수복이 없었던 것 같다.

먼 훗날에는 만날 수 있으려나. 나도 서로 아껴주는 사수-부사수 관계를 맺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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