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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기초적인 욕구를: 카잔차키스 6

by 빛작

목마름이나 질병 같은 주변의 적을 물리치는 날마다의 많은 부담 때문에, 어쩌다 기운이 남으면 오히려 다행일 지경이었다. (중략)


운동이 시작되는 순간에 문명도 싹이 튼다. 적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며 지상에 존속하기 위해 생존의 투쟁이 계속되는 한 문명은 태어나지 못한다. 삶이 기초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약간의 여유를 누리기 시작하는 순간에 문명은 태어난다.


이러한 여유는 어떻게 쓰였고, 여러 사회 계층에 어떻게 분배되었으며, 어떻게 최대한으로 증가시키고 가꾸었던가. 종족과 시대가 저마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느냐에 따라서 해당 문명의 가치와 실체가 심판을 받는다.


영혼의 자서전 - 카잔차키스


[역경] _ 빛작


어쩌면...

생각하는 모든 자유를 추구하는 것에


내가 쓰이는 것이 가치로운 일인지 모른다

자유로 향하는 계단이 있다면

처음은 구속할 주체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돈이든 몸이든 마음이든

결정할 자유를 갖는 일이 먼저다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욕망에 달려 있다

욕망은 계단참마다 펼쳐져 있어서

가늠하여 계속 나아가고자 한다면

갈증과 고통과 억압을 상대할 만한

쓰일 힘을 무한하게 확장시키는 일이 다음이다


저 꼭대기에는 뜻하는 바가 있을 것이니


욕망 위를 한 칸 디뎌서

역경 위를 한 차례 겪고서

의지 위를 한 칸 올라서

든든한 돈, 건강한 몸, 단단한 마음을 갖기 위해

솟아나는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 그다음 일이


솟구치는 본능은 뜻하는 바로 이어질 것이니

자유를 향한 시대와 종족이

만족스러운 상태를 이끌어내는 순간

마침내, 억압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뜻하는 본능의 실체를 문명이라 부르면서 말이다


본 브런치북 '빛나는 문장들'은 인문학 서에서 발췌한 글귀와 저의 짧은 글을 담고 있습니다.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초유기체인간, 정연보, 김영사, 2017.

* 한국 TV뉴스, 역경을 이기는 도구

[빛작 연재]

화 5:00a.m. [빛나는 문장들]

수 5:00a.m. [자연이 너그러울 때 우리는 풍요롭다]

목 5:00a.m. [빛나는 문장들]

토 5:00a.m. [아미엘과 함께 쓰는 일기]

#카잔차키스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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