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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의 단일성: 카잔차키스 4

영혼의 자서전 p561

by 빛작

{목적의 단일성}


끝없이 펼쳐진 러시아의 대지처럼 나의 작은 마음이 외치는 소리를 나도 역시 의식했다.

내 인생이 마침내 목적의 단일성을 취하게 되리라고.

수많은 형태의 노예 생활로부터 나 자신을 해방시키리라고,

두려움과 거짓과 싸워 이기도록 내가 도와주리라고 나는 맹세했다.

인간은 너무나 오랫동안 불의를 저질러 왔으며, 나는 더 이상 그것을 용납하지 않으리라.


대지의 모든 아이들에게는 깨끗한 공기와 장난감과 교육을,

여자들에게는 자유와 따뜻한 정을,

남자들에게는 친절과 예우를,

그리고 꼬리를 치는 쇠약한 말과 같은 인간의 마음에게는 한 알의 밀알을 우리들이 마련해줘야 한다.


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


[밀알을 마련해줘야 한다]_ 빛작


두 개의 빗장을 든 지주가 구부정하게 땅만 보고 걷는 내 뒤를 따르더니, 옷자락을 밟는다. 더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알아차린다. 그 빗장은 의지와 열정이 아니라, 시간의 지주였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시간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저울을 든 다른 지주가 내 마음을 붙잡는다. 더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의 말 한마디에 나는 지니고 있던 판단을 내어준다. 이성과 감정의 균형이 아니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한다. 관계의 지주였다. 나는 관계의 노예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라벨을 부여하는 또 한 지주가 있다. 힘든 시련을 주고 힘을 잃도록 한다. 내 하루를, 내 몸과 정신을 송두리째 가져간다. 옷이었다면, 벗어버리고 새롭게 갈아입겠지만, 번 부여한 옷은 쉽게 벗을 수가 없다. 우리는 습관의 노예로 매일 살아가고 있었다.


마음이 외치는 소리를 의식해야 했다. 사람들은 노예생활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꼬리를 치는 쇠약한 말과 같은 인간의 마음에게는 한 알의 밀알을 마련해줘야 한다.


본 브런치북 '빛나는 문장들'은 인문학 서에서 발췌한 글귀를 읽고, 필자의 감상을 표현한 글입니다.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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