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몰라서 붕어를 낚았어
아침부터 파이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이 시끄럽다.
무슨 일인가 보니 코스닥이 1000이 넘었다고 한다.
부랴부랴 증권 계좌를 살펴보니, 미리 사두었던 내 종목(코스닥150레버리지)도 이미 9%가 넘는 수익을 보고 있다. 오호이~
한 분이 묻는다.
코스닥 레버리지상품을 매수하려고 하는데 무슨 교육을 들으래요. 이거 들어야 해요?
아침부터 코스닥이 불기둥을 뿜으니, 마음이 급해진 모양이다. 진작 들어 놓으셨어야죠!
어떤 분이 또 말한다.
오늘 코스닥을 좀 담으려고 했는데, 장 열리자마자 계속 올라서, 못하고 있어요.
지금 못 사면 어차피 못 살 텐데요. 영영 못 사요.
또 다른 분이 말한다.
코스닥 레버리지를 샀어야 했는데, 1배수를 사서 너무 아쉽네요.
지금이라도 사면 되는데, 왜 후회만 하고 계시는거죠?
미쳐 날뛰는 코스닥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게 물었다.
“나니님, 코스닥, 또 들어갔나요??”
“저는 원래 팔면 바로 사서요.
그런데 오늘은 바로 사기로 어렵네요. 매수 걸어 놓으면 미친 듯이 올라서 안 사져요.”
“다시 살 거 왜 팔아요?”
“오를지 내릴지 모르니까요?”
사람들은 내가 농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나의 가장 진지한 투자 철학이다.
사람들은 거대한 파도를 예측해 고래를 잡으려다 파도에 휩쓸리지만, 나는 그저 내 앞의 그물을 확인할 뿐이다.
오늘 코스닥은 7% 넘게 급등했다. 누군가는 '더 갈 것인가'를 고민하며 차트를 뜯어볼 때, 나는 미리 던져둔 그물에 걸린 5%의 붕어들을 수거했다. 그리고 다시 그물을 던졌다.
나의 투자는 '수학'이 아니라 '산수'다. 복잡한 수식을 동원해 미래를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정해진 기준값이 오면 더하고 빼는 단순한 반복이다. 100마리의 붕어를 잡는 어부에게 필요한 건 날씨를 맞히는 신통력이 아니라, 매일 그물을 던지는 성실함과 정해진 매뉴얼이다.
전업투자자인 내가 주식 투자에 쓰는 시간은 고작 하루 10분. 재수 없게 들리겠지만 사실이다. 나는 예측하지 않기에 고민할 시간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예측'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시스템'이라는 그물로 수익을 낚는 어느 어부의 기록을 적어보려 한다. 다들 고래를 기다릴 때, 나는 왜 입질이 오자마자 붕어를 낚아 올리는지? 그 작은 붕어들이 어떻게 내 계좌를 통통하게 살찌우는지, 천천히 글을 써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