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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otoly Apr 30. 2023

즉흥적인 'P'가 491일 동안 회고하고 느낀점 3가지

1. 고삐 풀린 경주마같은 나는 어떻게 회고를 쓰게 되었나

저는 굉장히 즉흥적인 성격입니다. TCI검사(기질-성격 검사)와 MBTI, BIG5를 해도 저는 계획적이기 보다 즉흥적인 'P'의 성향이 큽니다. 내 맘대로 내 갈 길을 계획없이 가는 스타일이죠. 이런 제가 어떻게 계획적인 사람들이 할 것만 같은 회고를 쓰게 되었을까요?

MBTI 검사 결과
BIG5 검사 결과
TCI 검사와 과거에 했던 어떤 검사결과


때는 2022년 1월이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1년 간 사업을 하다가 군대를 가야만 하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군대는 3월 말에 가야만 했죠. 이때 서울에 있던 대학교 동기를 만났습니다. 동기는 제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하는 동시에 회고 모임에 가입해 볼 것을 권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시큰둥했습니다. 회고를 써 본 적도 없고, 사람들을 딱히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동기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저는 속는 셈 치고 회고 모임에 가입하였습니다. 해당 모임 덕분에 저는 강제로(?) 회고를 꾸준히 작성할 수 있게 되었죠.


이제부터 제가 가지게 된 회고 습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2. 고삐 풀린 경주마에게 나침반이 주어지다

제가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회고를 해왔는지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어떤 방식으로 회고를 작성하고, 회고를 통해서 저의 삶을 개선할 수 있었을까요?


2-1. 일간 목표/회고

저는 예전부터 저의 시간을 헛되게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5분 단위로 저의 시간을 엑셀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헛되게 쓴 시간이 있는지 살펴보고, 낭비된 시간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전에는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5분 단위로 뭘 했는지 기록했고, 최근에는 다이어리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이어리에서 분 단위 시간관리


이를 통해 저는 제 삶의 큰 패러다임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밥 먹는데 쓰는 시간, 이동하는데 쓰는 시간 등을 분석하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죠. 덕분에 '초고속/고영양 도시락 레시피', '원 캐리어 라이프', '씻는 건 헬스장 샤워실에서!' 등 다양한 생활양식을 바꿀 수 있었죠. 최적화 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죠.

*초고속/고영양 도시락 레시피는 전자레인지 전용 도시락통에 파, 항정살, 콩나물, 밥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완성하는 식단입니다. 그리고 블루베리, 견과류와 같은 슈퍼푸드도 곁들였죠.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었으며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식단을 연구하여 만들었습니다.

*원 캐리어 라이프는 어디든 하루만에 떠날 수 있도록 모든 생필품을 항상 넣어두고 꺼내쓰는 삶의 방식입니다. 제가 한창 집 없이 사업에 집중할 때 떠돌이 삶을 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방식이었습니다.

* 씻는 건 헬스장 샤워실에서 하는 전략은 평소에 프로그래밍만하며 운동을 하지 않은 제가 어떻게든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동시에 집 없이 살아가느라 씻을 곳이 없던 제게 샤워할 곳이 필요해서 생긴 전략입니다. 이 상황을 모두 해결시키는 방법이 새벽 6시에 헬스장에 가서 운동과 샤워를 하는 것이죠.


그 외에도 어떤 습관을 고쳐야 충만한 하루를 보낼지 고민하고 다양한 습관을 개선할 수 있었죠. 예를 들어 저는 매운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다음날 매운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총시간을 계산하고, 낭비되는 시간에 대한 심각성을 파악했습니다. 덕분에 이제 매운 음식은 거의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기회비용을 떠올리면 먹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비슷한 방식으로 노는 시간 조정, 음주 조절 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매일 작성하는 아침, 저녁 회고입니다. 구글 캘린더에 회고를 일정으로 만들어두고, 그 일정의 세부내용에 회고를 작성했습니다.

아침 일기와 저녁 회고

위는 제가 작성하는 아침일기와 저녁회고의 양식인데요. 조금 별난 점이 있다면, 제가 가끔 지치고 힘들거나 방향성을 잃을 때를 대비해서 유튜브에 제 방향성을 기록하고 저를 응원하는 영상을 만들어서 올려두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힘을 주는 순간들(상 받은 경험, 사업 경험, 누군가 나에게 고맙다고 남긴 댓글 등)만 따로 모아둔 클라우드 파일을 만들어서 매일 어디서든 제가 볼 수 있도록 만들었죠. 이러한 사항들은 위 사진과 같이 url을 아침 일기에 추가해 두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 영상 대신 3페이지짜리 문서를 만들어서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그 문서를 읽습니다. 문서는 A4용지에 출력해서 다이어리에 끼워뒀습니다. 아날로그 방식이긴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이 문서를 보게 되면 다른 요소에 정신이 팔릴 수 있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해당 문서의 내용은 <베스트 셀프 - 마이클 하얏트> 책을 참고해서 만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읽는 자기암시 문서


2-2. 주간 회고

일간 회고를 통해 며칠, 몇 시에 무엇을 했는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날의 감정과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죠. 이 데이터들을 그냥 내버려 두면 '데이터'에 불과합니다. 데이터는 가공과정을 통해 '인사이트'로 바뀌어야 유의미합니다.


그래서 작성하는 것이 주간회고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주기의 회고이기도 합니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데이터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이끌어내야 하는 회고이기 때문이죠.


일간회고를 통해 그 주에 무엇을 했는지 파악하고, 지난주에 설정한 이번주 목표를 얼마나 이뤘는지 파악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개선할지 계속해서 반성하고 이를 기록합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9개의 목록으로 나눠서 작성합니다.

일간 회고


각각의 항목에 대해서 조금 설명하겠습니다.


1) 이번주 성장/승리

이번주에 제가 뿌듯하게 느끼는 성과를 간단하게 적는 항목입니다. 예를 들어 저번주에는 '프론트레버 5초 성공', '대회 본선 진출'과 같은 내용을 적었습니다.


2) 저번주에 계획한 일들

저번주에 설정한 이번주에 해야 하는 중요한 일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서 어떤 것들을 달성했고, 어떤 것들을 달성하지 못했는지 확인합니다.


3) 실제로 한 일들

계획했던 일 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했는지, 계획하지 않은 일들 중에서는 어떤 일들을 했는지 되돌아봅니다. 이 항목은 디테일이 생명인 항목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다이어리에 작성된 내용을 바탕으로 제가 진행한 일들을 빠짐없이 적습니다.


4) 방금 알았는데, 4번 항목이 없네요?

원래 4번 항목은 '무엇이 효과가 있었고, 무엇이 효과가 없었나?'라는 항목이었습니다. 올해 초에 이 부분은 6번 항목인 '반성/아쉬운 점/고민'과 통합하였습니다. 저의 회고 포맷을 꾸준히 변화시켜 왔는데, 저도 모르게 이런 식으로 그 변화의 흔적이 남아있었네요 ㅎㅎ


5) 잘한 점

이번주에 저의 행동 중에서 좋았던 점을 기록합니다. 이를 통해서 7번 항목에서 다음 주에 어떻게 저를 더 개선시킬지 고민하는데 활용됩니다.


6) 반성/아쉬운 점/고민

말 그대로 이번주에 저의 아쉬웠던 점과 고민을 적습니다. 일종의 '제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인 것이죠. 역시 7번 항목에서 다음 주에 어떻게 더 개선할지 고민하기 위해 활용됩니다.


7)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개인적으로 제 회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저의 한 주를 되돌아본 것을 통해서 '실행가능한 방법'으로 저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이 항목은 '기록하는 부분'이 아닙니다. 고민하고 전략을 세우면서 작성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그래서 작성하는데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항목입니다. 예를 들어 저번주 같은 경우에는 제가 굉장히 바빠서 제가 루틴처럼 하던 일들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서 굉장한 공허감과 방황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루틴들을 다시 시작하고, 언제 이 루틴을 실행할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왜 루틴을 실행하지 못했는지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루틴들을 진입장벽을 낮추고 실행하기 쉬운 방향으로 개선했습니다.


8) 다음 주 BIG3는 무엇인가

다음 주에 제가 무조건 해내야만 하는 3가지만 작성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가지만 고릅니다. 너무 많은 목표는 저를 오히려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에 3개가 적당하다고 판단하여 3가지만 작성합니다. 때로는 1~2개만 작성하는 경우도 있고, 중요하지 않은 일이지만 해야 하는 일도 추가적으로 작성하기도 합니다.


9) 인사이트

마지막 9번에 해당하는 '인사이트'는 제가 비교적 최근에 추가한 항목입니다. 이 항목은 이번주에 깨달은 점에 대해서 자유롭게 작성하는 부분입니다. 다른 항목에서 작성하지 못한 내용이나, 남들에게 공유하고 싶을 만큼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작성하는데, 이 9번 항목 덕분에 너무 팩트/분석 위주의 삭막한 회고를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회고의 풍요는 곧 '생각의 풍요'로 즉각적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특히 9번 항목에는 애정이 있습니다.


이렇게 작성한 주간 회고는 처음에 언급한 회고 모임에 공유를 합니다. 모임 구성원 분들이 회고를 보시고 댓글을 남겨주시는데, 제게 힘이 될 때가 많습니다.  다들 정말 똑똑하고 멋지게 사시는 분들이라, 격려와 관심이 더욱 힘이 됩니다.

함께하는 분들의 격려(1)
함께하는 분들의 격려(2)


 2-3.월간 회고

매월 월간 회고를 통해서 좀 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회고를 합니다. 저는 분기별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고, 월별로는 해당 프로젝트를 3개의 부분으로 나눕니다. 월별 회고에서는 프로젝트의 1/3에 해당하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회고합니다.


이 부분은 분기 목표와 결과물을 형태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정하는지에 따라서 효과가 다릅니다. 저의 1분기 목표 중 하나는 사업 플레이북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제품 개발', 'GTM', '영업' 등 제가 사업하면서 얻은 경험과 정보를 하나의 문서로 만들어 내는 것이었죠. 이를 위해 첫 달 목표는 '해외 뉴스레터 번역 oo개', 다음 달은 'oo주제에 대한 책, 타회사 플레이북 찾아보기', 마지막은 '플레이북 작성하기'로 정했습니다. 면 목표가 'OO 시장 조사하기'와 같이 구체적이지 않다면 어떻게 실행할지도 모호해지고, 목표에 얼마나 달성했는지 측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은 관리될 수가 없죠. 따라서 측정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분기 목표를 설정해야 월간 목표가 분명해지고, 반성하고 개선하기도 쉽습니다.  


월간 회고에는 특별한 점이 없으니 빠르게 넘어가죠! '분기 회고'에서 추가적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2-4.분기 회고

제게 한 분기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한 분기에 딱 하나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드 프로젝트는 OKR 방법론으로 작성합니다. OKR은 존도어가 책으로 발표하면서 유명해진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입니다. OKR은 Obejective와 Key Result의 줄임말입니다.


이 방법론은 프로젝트의 계획을 objective, key result, initiative로 나누어서 작성하라고 합니다. 여기서 objective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이자 비전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와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objective 작성하게 됩니다. key result는 objective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치를 의미합니다. initiative는 key result에 해당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간에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을 의미합니다.

 

저의 작년 4분기의 분기 목표는 다음과 같이 작성했습니다. 제 2022년 4분기 목표는 제가 브랜딩 공부를 하려고 만든 '클라이머리'라는 브랜드를 잘 운영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와 관련된 내용이니 참고 바랍니다.

분기 계획

작년 내용을 지금 보니 계획에서의 부족한 점이 보이네요 ㅎㅎ 제가 작성한 분기 계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 '많이' 등과 같이 모호한 표현들이 보이는데, 이는 좋은 예시는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많이를 명확하게 계획에 작성하는 것이 계획을 달성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계획은 구체적일수록 실천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이렇게 작성된 분기계획을 토대로 월간 회고에서 어떤 것들을 달성했고, 진행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분기 계획을 토대로 월간 회고, 주간 회고, 일간 회고가 작성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2-5. 연간 회고

사실 가장 의미 없는 회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달 뒤에도 계획이 완전히 뒤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연간 계획과 반성을 하는 연간 회고라니!!!(계획따윈 개나 줘버리는 P의 성향이 두드러지죠?ㅋㅋ) 그래서 저는 연간 회고에 크게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내년에는 뭐 할지 분기별 프로젝트를 정해보고, 올해 의미 있었던 배움에 대해서만 정리합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연간 회고


2-6. 습관화하기

매일, 매주 회고를 작성해야 하기에 이는 굉장히 귀찮거나 까먹기 쉽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구글 캘린더를 활용했습니다. 매일 회고 작성시간에 맞춰서 알림이 울리도록 설정되어 있죠.

구글 캘린더를 통한 습관화


3. 회고가 내게 준 강력한 능력 3가지

소개한 바와 같이 저는 즉흥적인 'P' 타입의 인간으로서 계획보다는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죠. 하지만 흥적인 P 성향에 강점이 있다면 약점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P의 강점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그만큼 P의 한계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고'라는 장치를 통해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P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회고를 작성하는 게 제게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1) 방향성을 잡아준다.

매 순간 최적의 선택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전체적인 방향성에서 벗어나 삼천포로 빠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인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죠. 단순히 속도만 추구해서는 안됩니다. P성향의 강점은 빠른 적응력과 실행 속도입니다. 하지만 체계가 부족하고 우선순위나 방향성이 흐려질 수 있죠.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에 회고는 최고의 도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회고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매주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매 10분은 내 방향성에 맞게 잘 썼는지, 오늘 하루는 잘 사용했는지, 내 방향성에 얼마나 도달하였는지, 내일은 나의 방향성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등을 점검하는 것이죠.


덕분에 고삐 풀린 말처럼 날뛰는 제가 매일, 매주, 매월, 매 분기, 매년 '회고라는 나침반'을 들고 다니며 방향이 잘 못되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죠. 덕분에 최고 속도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최고의 나'를 지켜준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모습이 있습니다. 명품으로 둘러싸고 슈퍼카를 몰고 다니는 모습도 분명 멋지긴 합니다. 그런데 그런 외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태도'에 대한 이야기죠.


명품 옷과 슈퍼카는 일단 구매하면 별 노력 없이도 그 형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둔다고 찌그러지거나 사라지지 않죠.  하지만 '태도'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자신의 가장 최고의 모습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저는 저의 최고의 태도를 지키기 위해 매일 아침 '자기 암시 문서'를 보며 저의 정신과 태도를 가다듬습니다. 그리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TIL과 일일 회고를 작성합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 나의 모습은 최고의 모습이었는지 되돌아봅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최고의 제 모습을 '습관화'하고 그다음 최고의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3) 사람들과 함께한다.

저는 내향인입니다. 혼자서 잘 놀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죠. 하루종일 컴퓨터와 책과 커피만 있으면 한 달은 거뜬하게 놉니다. 어쩌면 집 밖으로 1년도 안 나올 수 있죠..ㅎㅎ 이러한 성향 때문에 사람들을 굳이 만나려고 하지 않다 보니 사람들과 교류도 적습니다. 자연스레 사고의 폭도 작아지게 되었고 시야도 좁아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회고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인연이 닿게 되었습니다. 회고 모임에 참여한 것이죠. 회고 모임에 참여하면서 저와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도 만나고, 저와 분야가 무관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난 사람들의 회고를 보며, 어떤 사람인지도 빠르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기 힘들고, 이 때문에 더 친해지기에 한계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회고를 통해 생각과 태도를 서로 공유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친해지기도 쉽습니다.


덕분에 저는 회고를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죠!


4. 그냥 나침반을 황금 나침반으로 만든 방법

제가 지금까지 회고한 방법도 충분히 큰 도움 됩니다. 하지만 제 회고 방법은 시간관리와 방향성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이걸로는 조금 부족합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기록하고 관리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죠. 그래서 제게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 최적화된 회고도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크게 두 가지 '최적화 회고'를 작성했습니다. '배움에 대한 회고'와 '사업에 대한 회고'이죠. 단순히 시간관리에 대한 회고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배움과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는지'에만 집중하는 회고인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것을 주간/월간 회고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따로 특정 분야만 회고하면 그 분야에 대해서 더욱 집중해서 회고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4-1. 배움에 대한 회고

저는 프로그래머이기도 한데요.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TIL(Today I Learned)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매일 자신이 배운 것을 기록하는 것이죠. 저는 이를 벤치마킹하여 매일 배운 것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분야 외에 사업, 과학, 기술, 철학에 대한 내용을 모두 정리하고 있죠.

이렇게 TIL을 작성하니 매일 결과물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얼마나 배웠고, 얼마나 배울 수 있는지를 기록하고 측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저의 학습 속도를 객관화하기도 쉽습니다.

저는 이를 최근에 시작했는데요. 아래처럼 velog라는 사이트에 정리하고 있습니다.

배움에 대한 회고


4-2. 사업에 대한 회고

전 2021년도에 한창 사업을 하다가 요즘은 사업을 잠시 멈춘 상태인데요. 2023년 초에 제가 사업했던 것을 회고하며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지, 다시 시작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회고를 작성했습니다.

사업에 대한 회고


덕분에 제가 어떻게 사업을 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계획을 세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5. 황금 나침반에서 비브라늄 나침반으로!

이처럼 저는 1년을 넘게 회고를 작성하며 좀 더 저를 개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년 정도는 시간관리와 방향성에 대해서만 회고를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근부터 제가 집중하고 싶은 분야는 따로 회고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회고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더 늘렸죠.


굉장히 즉흥적인 제가 좀 더 체계적이고 목표지점으로 더 현명하게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친 듯이 달리는 경주마에게 나침반과 지도가 주어진 것이죠. 이는 제게 혁명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회고를 계속 작성하고, 회고를 개선하며 더욱 강력한 나침반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꾸준하게 회고를 작성해 나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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