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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otoly Nov 30. 2021

홈 IoT는 이미 잘못된 길을 가버렸다.

홈 IOT에 대한 고찰

왜 지금껏 홈 IoT는 대중화되지 못했을까요?
스마트 홈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왜 그리 찾기 힘들까요?
홈 IoT의 미래가 있기는 한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D

이번에 홈 IoT에 입문하게 되면서 IoT에 대해 생각하게 된 바를 정리하였습니다.

(이 글은 홈 IOT의 비즈니스 측면을 다룹니다. 추후에 개발적인 측면에서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D)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우리가 홈 IoT를 시작한 이유를 다시 바라보자

2. 홈 IoT는 반쪽짜리 IOT다.

3. 결국 '다른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글이 길어질 수도 있어, 부담스럽지 않게 요점만 짧은 템포로 글을 써 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1. 우리가 홈 IoT를 시작한 이유를 다시 바라보자

우리 모두 세부적으로는 다른 이유에서 홈 IoT를 시작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 상당수가 저와 같이 아이언맨과 같은 공상과학을 좋아하여 입문하게 되었을 겁니다. :D

https://youtu.be/O4AFfvocSBI


우리는 이런 '간지'에 이끌려 홈 IoT, 홈 오토메이션을 꿈꾸고 IOT 플랫폼에 입문하게 된 것이죠.


그렇지만 잘 보면 자비스와 같은 홈 IoT 플랫폼은 그저 인터페이스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비스는 단지 여러 콘텐츠를 '실행'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실행된 콘텐츠가 간지나는 것일 뿐이죠. 결국 '간지'의 정체는 자비스와 같은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영상에서 멋진 것은 음성명령이나 자동화를 통해 어떤 일을 척척해내는 자비스가 대단한 것이라기보다는 아이언맨의 작업을 도와주는 로봇팔과 3D 프로젝터, 출력 제어 프로그램 등이 대단한 것이죠. 단순히 자비스는 콘텐츠를 실행만 했을 뿐입니다.(물론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은 부정할 수 없죠ㅎㅎ)


결국 우리가 열망하던 '간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홈 IoT 플랫폼이 해결책이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간지 나는 콘텐츠'가 필요한 것이죠. 스마트폰에 비유하자면, 스마트폰 자체는 그저 인터넷에 연결되는 전화기에 불과합니다. 스마트폰이 유용한 이유는 스마트폰에서 실행할 수 있는 앱이 유용하기 때문이죠. 유용하고 다양한 앱이 없었다면 우리가 스마트폰을 이용할 이유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고찰의 시작은 여기에서 시작했습니다. 현재 상태로는 제가 이루고픈 '간지'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저의 '간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죠.



2. 홈 IOT는 반쪽짜리 IOT다.


2-1. 원격기능, 연결 기능

IOT의 핵심 기능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격기능과 연결 기능이죠.

원격기능은 원격 모니터링, 원격 제어, 자동화와 같이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사물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능이죠. 연결 기능은 IOT 시스템 외에 제3의 시스템과도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합니다. 


2-2. 동인(motivation) 분석도구

글을 이어가기 앞서서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어떻게 결정을 내리게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 글에서 '왜 홈 IOT가 선택받지 못했는가'와 같은 복잡한 문제를 잘게 쪼개서 분석하기 위해 동인 분석도구를 이용할 예정이기 때문이죠. *글에서는 짧게만 다루나, 직접 이 도구들을 가지고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는 총 동기 이론입니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작용하는 요소는 위와 같이 좋은 동기와 나쁜 동기가 있습니다. 좋은 동기에는 즐거움, 의미, 성장이 있으며, 나쁜 동기에는 경제적 압박, 정서적 압박, 타성이 있습니다. 좋은 동기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도록 만드는 요소이고, 나쁜 동기는 목표를 향해서 가다가 쓰러지더라도 멱살 잡고 질질 끌어서라도 목표에 이루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두 번째는 RAMP입니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면 RAMP 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KtQV6m25OVc

RAMP는 순서대로 Relatedness(타인과의 관계), Autonomy(자율성), Mastery(성장 가능성), Purpose(의미)입니다.


세 번째는 메슬로우의 욕구 5단계입니다.

https://www.google.com/search?q=%EB%A7%A4%EC%8A%AC%EB%A1%9C%EC%9A%B0+%EC%9A%95%EA%B5%AC+5%EB%8B%A8%EA%B3%84

다들 어디선가 한번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우리는 개인의 욕구에 따라 결정과 행동을 합니다.

1. 생리적 욕구

2. 안전의 욕구

3. 소속 및 사랑의 욕구

4. 존중의 욕구

5. 자아실현의 욕구



2-3. 원격기능의 동인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원격기능은 물체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합니다. 원격제어, 자동화 등이 이에 해당하죠. 이 원격기능은 우리에게 어떤 매력이 있어서 사용하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 낼까요?


이에 대해 총 동기 이론을 적용해보죠.

즐거움 : 신기하고 재밌긴 한데, 하루 이틀 지나면 그저 그럼

의미 : 특수한 용도로 이용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큰 의미 없음

성장 : 흠... 성장에 기여하지 않음

경제적 압박 : 공장에서는 IOT를 통해서 원격 자동화를 하게 되면 경제적인 이득이 엄청남

정서적 압박 : ??

타성 : 오히려 IOT를 구축하려고 하는 게 더 귀찮음.


즉,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원격기능은 경제적인 이득 말고는 일반적으로 사용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RAMP나 메슬로우 5단계 욕구설로 보아도 원격기능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큰 동기를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직접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렇다면 '경제적 이득'이 곧 원격기능의 핵심 가치입니다.

단순히 생각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원격기능의 동인은 경제적 이득에 비례한다고 정리해 둡시다.


경제적 이득 ∝원격 기능의 효과


여기에 추가해서 원격기능은 단순 반복 작업일수록 좋습니다. 예상 밖의 일이 난무하는 영역에서는 원격기능이 효과적이기는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스케일이 클수록 원격기능을 통해서 한 번에 간편히 조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수식을 아래와 같이 수정했습니다.


(경제적 이득 + 단순성 + 반복성 + 스케일) ∝원격 기능의 효과


그렇다면 위 수식을 통해 생각해봤을 때, 원격 기능이 가장 효과적인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공장입니다. 공장에서는 상당수의 작업이 단순하고 반복적입니다. 그리고 해당 작업들이 곧 수익으로 직결되죠.


반면 홈 IOT는 다릅니다. 집안에서 원격기능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기 힘듭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집안에서 하는 행위들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복잡한 작업들입니다. 또한 해당 작업들은 매번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고 매번 조금씩이라도 변형되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설거지하는 일은 매번 그릇의 위치, 그릇의 종류, 그릇에 묻은 기름때의 양이 다릅니다. 그래서 매번 완전히 동일하게 반복할 수가 없는 작업들이죠. 따라서 홈 IOT는 원격 기능으로 얻는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2-4. 연결 기능의 동인

연결 기능은 IOT와 상관없는 또 다른 시스템과 연결되는 기능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제품이 기본적으로 가진 기능 이상으로 많은 작업을 시스템의 경계 없이 처리할 수 있죠. 그 덕분에 연결 기능은 연결되는 방법에 따라서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결 기능을 잘 활용한 사례를 한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피트니스 IOT 제품을 판매하는 한 기업은 실내 자전거를 IOT로 만들었습니다. 이 제품에서는 사용자가 몇 시간 운동했으며 어떤 강도로 운동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죠. 여기까지는 단순히 원격 기능입니다. 하지만 이 기업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실내 자전거에 디스플레이를 추가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화상으로 모여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했죠. 이를 통해 같이 운동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실내 자전거를 애용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문 코치의 강의도 디스플레이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제품 위에서 함께 코치의 강습을 받으며 효과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죠.


이처럼 IOT시스템에 화상채팅 시스템이나 코칭/강의 시스템을 연동한 것이 연결 기능에 해당합니다. 위 사례에서는 연결 기능을 통해 사용자에게 즐거움(총 동기 이론),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RAMP), 운동에 대한 전문성 향상(RAMP), 소속과 애정의 욕구(메슬로우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메슬로우 욕구)를 제공해 주었죠.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연결 기능의 효과가 좋기 위해서는 사용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며, 만족감을 주는 다양한 시스템과의 연결이 필요하죠.

(사용자 이해도 + 만족감을 주는 시스템과의 연결) ∝연결 기능의 효과


이처럼 연결 기능과 원격기능은 상당히 다른 성질을 보이고 있습니다.


(번외)2-4.5 개발자의 동인

하지만 저희 같은 덕후들은 그 어떤 혜택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홈 IOT를 구축하는 것을 즐기죠. 이는 저희가 좋은 개발자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잊지 마세요. 평범한 사람은 당신과 같지 않습니다ㅎㅎ 저희 같은 예외 케이스는 빼고 생각하자구요!


2-5. 진입장벽을 허물어라

결국 우리가 IOT를 구매하고 행복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진입장벽이 IOT의 효과보다 낮아야 합니다.

IOT 진입장벽 < IOT의 효과

여기서 진입 장벽이란 어떤 것일까요? 단순히 나타내면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진입장벽 = (가격 + 설치 복잡성 + 유지/관리 복잡성)


그래서 아래 식을 다시 나타내면

IOT 진입장벽 < IOT의 효과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가격 + 설치 복잡성 + 유지/관리 복잡성) < 홈 IOT의 효과


그리고 위 식에서 IOT의 효과를 풀어쓰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격 + 설치 복잡성 + 유지/관리 복잡성) < (원격기능의 효과 + 연결 기능의 효과)
(가격 + 설치 복잡성 + 유지/관리 복잡성) < ((경제적 이득 + 단순성 + 반복성 + 스케일) + (사용자 이해도 + 만족감을 주는 시스템과의 연결))


그래서 홈 IOT의 경우에는 원격기능의 효과가 0에 가깝기 때문에 아래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격 + 설치 복잡성 + 유지/관리 복잡성) < (사용자 이해도 + 만족감을 주는 시스템과의 연결)


그렇기 때문에 홈 IOT를 구축함에 있어서는 원격기능에 집중하기보다는 사용자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만족감을 주는 시스템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홈 IOT 기기의 가격이 낮아지거나 설치/관리가 단순해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겠죠.)


하지만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만족감을 주는 시스템과 연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용자에 대해 오랜 시간 공부해야 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만족감을 주는 시스템을 찾아내야만 하기 때문이죠. 어떤 조합을 가진 서비스가 최대의 만족감을 주는지는 직접 실험하고 사용해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정답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특정 사용자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한 뒤에 다양한 시스템을 연결한 서비스를 빨리 많이 만들고 출시하는 것만이 홈 IOT가 활성화되기 위한 몇 안 되는 길 중 하나입니다. 




3. 결국 '다른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홈 IOT가 주는 만족감이 높기는 힘듭니다. 아주 가끔 유용하게 쓰일 뿐이지, 대체수단이 많으며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홈 IOT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려야 하는 틈새는 어디일까요?


3-1. 인간의 역량이 부족한 곳

스위치 불을 꺼주는 것은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그래서 홈 IOT 시스템이 불을 원격으로 꺼주는 것은 '불편한 것을 조금 개선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할 수 있는 것을 개선하는 수준으로는 '만족감'을 느끼기는 힘듭니다. '불가능한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만족감을 줄 수 있죠. 그래서 인간이 할 수 없는 분야를 IOT가 맡아준다면 '만족감'을 느낄 확률이 높아지겠죠.


이에 대해서는 IOT의 3요소인 센서, 알고리즘, 액츄에이터로 분류하여 설명하겠습니다.


3-1-1. 센싱에서의 역량

센싱은 인간도 할 수 있지만 인간이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부분을 IOT가 맡아준다면 만족도가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3-1-2. 알고리즘에서의 역량

인간이 압도적으로 컴퓨터에게 약한 부분이 알고리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요소가 있습니다.


3-1-2-1. 인문학적 측면

인간의 오류에는 아래와 같은 요소가 있습니다. 관련해서는 '휴먼 에러'라는 키워드로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IOT 시스템이 더욱 잘할 분야라고 생각이 드네요.


- 숙련 기반 에러

- 규칙 기반 에러

- 지식 기반 착오

- 고의 사고


- 누락 오류

- 작위 오류

- 순서 오류

- 시간 오류

- 과잉행동 오류


3-1-2-2. 해부학적 측면

연산력, 기억력, 무결성, 지속력 측면에서 인간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3-1-3. 엑츄에이터에서의 역량


3-2. 기능 개선보다는 문제 자체에 집중

3-2-1. 연결을 통한 문제 해결

하나의 일반 제품이 가진 기능은 유한합니다. 하지만 제품과 또 다른 시스템들을 연결하는 순간 제품의 기능은 무궁무진해집니다. 이를 잘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i. 수영장 수질측정 기기

해외에 땅값이 낮은 지역에는 집집마다 수영장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집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파티를 열 수도 있죠. 하지만 수영장을 개인이 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소독약을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며,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죠.

그래서 한 회사는 IOT 수질측정기기를 만들었습니다. 수시로 수질을 측정하고 소독약을 적정량 투여하는 기기죠. 집 밖에서도 수영장의 수질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오늘 저녁에 수영을 하고 싶다면 모바일앱에서 소독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여기까지는 '원격기능'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이 회사는 이어서 소개할 '연결 기능' 덕분에 각광받고 있습니다. 염소 소독제 사용량을 측정하여, 소독제가 다 떨어지기 전에 자동으로 주문해주며, 수영장이 너무 더러워지거나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수영장 청소 업체와도 연결해 줍니다. 

덕분에 사용자는 '수영장 관리'에 대한 모든 것들을 수질측정 기기 하나로 해결하게 된 것이죠. 이는 곧 만족감과 연결될 수 있었던 사례입니다.


ii. 취향저격 스마트 오븐

오븐은 저렴한 가전기기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조리 도구이죠. 그래서 오븐을 사용하기 위한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 장벽을 무너뜨린 기업이 있어 소개드립니다.

이 기업은 오븐을 공짜로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어떤 비용도 들이지 않고 오븐을 집에 들여놓을 수 있는 것이죠. 오븐에서는 사용자가 어떤 기능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측정하고, 사용량에 따라 소량의 이용료를 부과합니다. 제품을 쓴 만큼만 돈을 지불하는 것이죠.

하지만 정작 오븐이 있더라도 요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은 오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오븐을 잘 사용하면 정말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데 말이죠ㅠㅠ 그래서 이 기업에서는 오븐에 요리하기 좋은 밀키트(재료 손질이 다 되어 조리하기 쉽게 만든 상품)를 판매하기도 하며, 아침에 간편하고 빠르게 오븐으로 만들기 쉬운 밀키트도 판매하여 많은 사람들의 든든하고 따뜻한 아침을 책임지게 되었죠.


3-2-2. 드디어 제품도 합리적일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소비가 굉장히 합리적이며 이에 대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언제든지 가입할 수 있고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습니다. 영상 송출의 품질도 언제든지 바꿀 수 있죠. 

하지만 하드웨어는 불합리적인 소비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제품을 자주 쓰든 아니든 모든 소비자가 같은 가격을 지불해야 합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어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며, 어떤 기능을 어떤 용도로 얼마나 사용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죠. 이렇게 고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제조사는 후속 제품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제품을 내놓기도 하죠. 생뚱맞은 마케팅으로 시간과 돈만 낭비하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IOT를 통해서 제조업체도, 제품도 합리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사용한 만큼만 가격을 지불할 수도 있으며, 제품을 구매한 뒤에도 우리에게 꼭 맞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죠. 해당하는 몇 가지 사례를 아래에서 소개하겠습니다.


i. 왜 다 똑같이 보험료 내는 건가? IOT 차량 보험

차를 많이 운행하는 사람과 차를 적게 운행하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사고 날 확률이 높을까요? 물론 의견이 분분할 수 있습니다. 차를 오래 운행하면 그만큼 숙련되기에 사고가 날 확률이 줄어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적은 시간 운행하는 운전자가 안전하고 부드럽게 운전한다면 차를 오래 운행하는 사람보다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낮다는 주장은 꽤나 타당하게 들리죠.

이러한 관점에서 한 보험사는 IOT 차량 보험을 만들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차량에 운행시간과 흔들림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운전자가 얼마나 어떻게 운전했는지를 측정합니다. 이 측정값을 통해 사용자가 부드럽게 운행하였고 적은 시간 운행했다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어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던 것이죠.


ii. "별로 쓰지도 않을 제품인데 그냥 사지 말자"라는 말은 이제 옛말!

위에서 언급한 스마트 오븐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입니다. 홈 IOT 제품은 어떤 기능을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홈 IOT 제품을 공짜로 제공한 후에 사용한 만큼만 요금을 부과하여 소비자가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3. IOT는 어디까지나 바질 같은 존재

IOT가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 "IOT를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기술 중심적인 사고는 결국 가치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 낼 뿐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혹시 IOT가 가장 효과적인가?"라는 질문을 하면서 문제 중심적인 사고를 해야만 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면서 가치 있는 서비스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


셰프가 '이 음식에 바질을 곁들이면 더 맛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맛있는 음식이 탄생합니다. 그러나 바질을 이용한 새로운 요리를 어떻게든 만들라고 하면 결국 억지스러운 음식이나 쌩뚱맞은 음식이 만들어집니다. (예를들어 민트초코 치킨...)


이처럼 IOT를 어디에 적용할지 생각하기 보다, 일상 속에서의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찾고 난 뒤에, 이 문제가 IOT와 잘 어울릴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앞으로 이런 철학과 생각을 가지고 좋은 IOT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기획하고자 합니다. 좋은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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