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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Jun 15. 2020

패권 쟁탈의 세계사

육지, 바다, 하늘을 지배한 힘의 연대기

출처: SBS


지난주 김은숙 작가의 <<더 킹, 영원의 군주>> 드라마가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평행 우주론에 따라 다른 우주에 '대한 제국'이 있다고 설정한다. 이 대한 제국은 21세기의 전략 자원으로 언급되는 희토류 세계 최대 보유국으로 GDP 세계 4위로 나온다. 물론 분단된 적이 없다. 찾아보니 북한은 보유한 광물이 많고, 남한은 지리적 위치상 많지 않다. 그 설정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가 좀 더 좋았다면, 보유한 광물이 더 많았다면 현재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역사 속에서 한 국가의 지리적 위치는 중요하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전쟁, 권력, 정치는 물론이고 오늘날 거의 모든 지역에 사는 인간이 거둔 사회적 발전은 지리적 특성에 따라 이뤄졌다."<<지리의 힘>>(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사이) 지리적인 특성도 패권국이 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세 가지 패권을 공간의 속성으로 비교하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세계사>>(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박연정 옮김, 위즈덤하우스)는 지난 5천 년의 세계사를 육지, 바다, 하늘이라는 세 가지 공간의 흐름으로 분석한다. 몽골, 영국, 미국은 이 세 공간의 패권을 장악했던 국가로 꼽힌다. 각 국가들은 강력한 군사력(대륙 이용 능력)에서, 해양 이용 능력으로, 이후에는 항공기 외 인터넷을 통해 패권을 장악한다. 공간 관점에서 세계사를 바라보는 이 책은 시간 관점에서 바라본 우리에게 공간이라는 축을 추가해  3차원적으로 세계사를 바라보게 한다.


#패권이란


"패권(覇權, 그리스어: ἡγεμονία 헤게모니아[*], 영어: hegemony 헤게모니[*])이란 어떤 집단을 주도할 수 있는 권력이나 지위이자 어느 한 지배 집단이 다른 집단을 대상으로 행사하는 정치, 경제, 사상 또는 문화적 영향력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위키백과)


이 책의 저자는 헤게모니,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해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나라의 지위를 가진다는 일반적인 정의에 스스로 지배하는 구조의 체제를 형성, 유지, 주도할 책임을 가진 나라라는 의미를 덧붙였다.


#패권의 이동


육지


육지의 패권은 가장 역사가 길다. 인류가 수렵에서 농업활동을 하게 되기까지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고, 농업 사회에서 제국까지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류가 이동하고, 주 생활 터전의 자연환경이 바뀌고, 생존을 위해 농경지를 구축하고 도시 문명이 시작되었다. 유명한 4대 문명이 생기고, 상인들의 경제활동, 왕조의 흥망을 서술한다.


저자는 육지의 패권 국가로 "로마, 이슬람, 중화 제국이 아닌 몽골 제국을 꼽는다. 그 이유는 민족의 결합을 유라시아 규모로 확대한 최대 규모 제국이기 때문"이다. 몽골은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이슬람 세계, 러시아 등 다양한 무역과 경제의 큰 영향을 미친다.


고려도 몽골과의 전쟁으로 몽골의 제후국이 된다. 이때 받아들인 몽골의 풍습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두루마기를 입는 것, 만두, 소주 등의 음식, 결혼을 하는 신부가 얼굴에 연지, 곤지를 찍고 머리에 족두리를 하는 것도 몽골에서 건너온 풍속"이라고 한다. (출처: https://bit.ly/30PBVTP)


바다


바다의 역사는 유럽의 산업 혁명과 함께 많이 언급된다. 바다에서 패권을 가지려면 "해군, 상선단, 식민지 등으로 구성된 해양 이용 능력이 필요하고 자유무역, 국제 통화 시스템 등 국제경제의 무대를 유지"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바다가 대륙을 연결하는' 세계, "세계 지표면이 대부분 바다이며, 육지는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라는 사실이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었고, '공간 혁명'"을 이루어냈다.


바다의 패권은 바다에서의 영향력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바다가 연결하는 대륙의 패권도 함께 가진다. 바다의 패권 장악에 필요한 기술과 더불어 바다가 연결해준 육지의 인프라의 개선, 이 모든 것이 패권을 더 강화시켜 준다.


"1760년대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기계와 공장 시스템의 형성, 공업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도시, 철도와 증기선의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더 놀라운 것은 19세기의 영국의 해저케이블이다. 전신을 통해 고속화된 정보 전달망을 만든 영국. 전신을 통해 런던을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성장시켰다. "전신으로 된 금융 시스템을 이용해 자본을 대출하고 이자를 취득했으며, 다양한 수수료 징수로 각국의 경제 성장을 자국의 경제 패권에 편입해, 세계 경제의 기준이 되는 결정권을 확보했다."


하늘



패권의 이동은 주로 전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1차 세계 대전을 치른 영국은 막대한 군사비 부담으로 몰락하게 된다. 1,2차 세계 대전으로 신대륙인 미국에서 패권을 잡았다. "공군, 바다와 육지의 항공 병력을 통해 하늘의 패권을 확립"했다. 미국은 단기간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영국을 모방했다.


항공은 단순히 하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바다의 패권도 함께 가지게 된다. 마치 빈익빈 부익부처럼. "미국은 공군력으로 패권을 장악한 후, 제1단계에서는 세계를 연결하는 항공기, 제트기의 네트워크를 지배하고 제2단계에서는 인터넷으로 전 세계의 패권을 노린다."


영향력이 큰 이 미국은 이제 인터넷 세상에서도 패권을 잡고 있다. 페이스북,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굵직한 IT 기업들이 전 세계인의 현실과 현실을 너머 가상현실에서까지 패권을 잡고 있다. "현재는 미국이 하늘 세계에서 거대기업이 된 G(구글 = 검색사업), A(애플=스마트폰 단말기 생산/공급), F(페이스북=12억 명의 SNS), A(아마존=전자 시장의 소매업)를 통해 경제 패권을 재편하고 있는 중이다. (중략) GAFA는 이윤을 확대하는 세계 전략과 플랫폼을 가진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도입으로 경제 패권을 강화한다."


중국은 육지, 바다, 하늘 모든 면에서 미국을 따라잡고 새로운 패권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세계의 주요 과제는 사물 인터넷과 인공 지능 사회의 기반이 되는  5G 전환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5G 기술에서 중국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면 인터넷 중심으로 한 패권이 무너질까 우려하고, 이로 인한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다.




우리 세계의 공간은 지구 안에서 지구 밖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 지배력은 더 팽창하고 있다. 패권의 이동 시기를 보면 육지에서 바다, 바다에서 하늘까지의 그 간격이 점점 짧아진다. 기존의 세계 질서가 무너지는 시기에 전쟁을 통해 확립해왔으나 지금은 전쟁이 어려운 시기이다. 기존의 방식대로 패권이 이동하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적인 예측을 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저자는 패권의 정의에서 언급했듯이 패권을 장악한다는 것에 많은 책임감을 부여한다. "패권을 장악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다수에게 지지를 받고 전쟁을 막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책임을 다하는 역할과 같다. 자국의 세력 강화, 또는 도전하는 자세만으로는 패권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제국이나 나라가 아닌 GAFA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막대한 부를 얻는 현상은 하늘 세계 패권의 이상적인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제 인터넷 공간의 패권이 특정 국가가 아니라 기업임을 언급해놓고 국가가 할만한 책임감을 지우는 것은 무리다.


변화하는 자연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유목민은 사고가 유연했다. 그래서 패권을 장악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바다 너머에 무엇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나아갔다. 우리 생각은 농업 사회인 육지에 머무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늘 패권국가에게 치인 건 아닐까? 패권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요건을 우리는 가지고 있을까? 이런 요건이 없이도 패권을 장악할 수 있는 새로운 판을 꾸릴 수 있을까? 아니면 패권국에 휘둘리며 계속 살아야 할까? 이런 의문이 생긴다. 생각하게 하는 책은 좋은 책이라던데, 좋은 책이다.


* 이 책은 독서모임 성장판의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내용은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출처가 없는 인용문은 책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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