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호흡, 그리고....

멈추지 않는 서사, 도달하는 글의 근육과 리듬에 대하여

by 적적



https://www.youtube.com/watch?v=YIXh0JNvuHs&list=PLfodbX682Ls0IapFPNYOFBqhlSORZvsUN&inde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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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아침은 늘 그렇듯 단단하고 무심하다. 아스팔트 위에 선 사람들의 표정은 다급하고 무채색이다. 하지만 그들 사이로 종종 누군가가 등장한다.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철제 난간을 훌쩍 넘고, 벽을 타고 오르며 질주하는 사람. 그는 목적지를 향해 최단 거리로, 동시에 가장 자유로운 궤적으로 나아간다. 그의 몸은 그 자신이 선택한 문장이며, 점프는 단어, 착지는 마침표. 그는 파쿠르를 한다.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글쓰기를 본다.


글을 쓰는 일은 자주 통념과 충돌한다. 많은 이들이 글쓰기를 조심스러운 지적 활동, 정적인 탐색, 혹은 고요한 방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고독한 노동으로 여긴다. 물론 그렇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진짜 글쓰기는, 한 문장 한 문장을 현실이라는 장애물 위에 던져 넣으며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이다. 글은 책상 위에서 태어나지만, 그 살아있는 생명은 도시의 구석구석, 기억의 골목, 감정의 옥상에서 진화한다. 파쿠르처럼.


파쿠르를 하는 이는 도심 속 지형지물을 더 이상 '장애물'이라 부르지 않는다. 계단은 점프대가 되고, 난간은 속도의 중간다리가 되며, 벽은 반동의 기점이 된다. 그는 도시를 새롭게 읽는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자에게 세상은 텍스트다. 대화, 풍경, 뉴스, 오래된 사진 한 장까지도. 모든 것은 문장의 재료다. 문제는 그것들을 어떻게 연결할지에 있다. 어설픈 연결은 관절을 삐게 만들고, 리듬을 놓치면 문장은 바닥에 낙하한다.


글쓰기가 파쿠르와 닮은 것은 단지 움직임의 유사성 때문이 아니다. 그 본질적인 두려움 때문이다. 파쿠르의 시작은 늘 도약이다. 낯선 벽 앞에 선 그는, 한순간의 판단과 몸의 반응만으로 점프해야 한다. 실패하면 다친다. 첫 문장은 언제나 낯설고, 무섭고, 어색하다. 쓸 수 있을까? 말이 될까? 누가 읽어줄까? 그 순간, 우리는 문장이라는 이름의 허공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도달하지 못함이 쌓여 결국 한 편의 글이 된다. 수많은 실패한 점프들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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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이라는 이름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훔치고 싶은 문장을 파는 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프로필은 당신과 나 사이엔 너무 긴 설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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