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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로 May 10. 2018

<나는 지금 휴혼 중입니다>

<출판서  서평>

더 나은 둘을 위한 단 한 번의 선택, 휴혼 


2013년 겨울, 결혼을 했다. 2014년 여름,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2017년 가을, 휴혼을 했다.

영혼의 주파수가 맞는 남자와 불같은 연애 끝에 결혼했지만, 가부장제는 그 사랑을 건사하지 못했다. 남편은 불량한 배우자이기는커녕 오히려 가정에 충실한 만점짜리 남편이고 아들보다 며느리의 마음을 더 헤아려주는 시어머니마저 만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전 끼니는 배고플 때만 때우는 걸로 여기던 작가와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야 하는 남편은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었다.

또한 결혼과 육아를 통해 가부장제가 부여한 ‘엄마’라는 이름 아래 연애 시절 남편이 귀담아 들어주던 미래와 꿈은 금기어가 되었지만, 미래와 꿈을 열망하는 ‘나’를 잃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직 남편을 사랑했고, 네 살짜리 아들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모두 필요했다. 재결합 이전의 휴혼인지 이혼 이전의 휴혼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남편과 다른 집에서 살기로, 어쨌든 휴혼을 시작했다. 


서로에게 독점적인 애정을 저버리지 않은 채 단순히 삶의 공간만 분리하기로 한 휴혼. 아이는 남편과 살던 집에 들어온 시부모님 손에 맡겼다가 수요일 저녁에서 목요일 아침까지, 금요일 저녁에서 월요일 아침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월세 25만 원짜리 단칸방에서 아등바등 시작한 휴혼 생활은 남편과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

혼자 생계를 꾸려나가게 된 경험을 통해 작가는 프리랜서로 일하던 강사로서의 커리어를 더욱 단단히 쌓아올리고 친구들과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면서 결혼 이전의 사회적인 이름을 돌려받은 것만 같은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경력 단절 여성으로서 경험하게 된 자립의 시간은, 동시에 스스로의 생계를 온전히 책임지게 됨으로써 남편이 졌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의무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휴혼이라는 공백은 작가에게도 남편에게도, 또 아들에게도 서로가 정말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임을 깨닫고 서로의 관계와 입장, 가정에서의 내 자리를 곱씹어볼 수 있게 했다. 더불어 전통적인 두 부모와 자식으로 이루어진 가족상을 강요하는 사회적 통념의 더께도 들춰보게 된 전복적인 실험이기도 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작가와 그 가족의 여정에 관한 기록. 





<나는 현재 휴혼 중입니다>가 예약 판매 중입니다.


 4.30부터 예판이었는데 정신 없는 나날에 신경을 못 쓰다가 오늘에야 yes24에 들어가봤네요.


표지 너무 마음에 드는데, 바뀔 듯 해요.

아쉽네요. 강렬하고 좋은데.



https://goo.gl/B8nViN


예판은 5.15까지,
배송은 이후 일괄 배송이라 합니다.


브런치, 은행나무출판사, 윤이든 편집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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