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재가 10년 차 회사원에게 탈락을 준다면

'머리로 일하기'의 기술

by NARRIVO

<흑백요리사>에서 안성재 심사위원이 던지는 질문은 늘 한결같습니다.

재료의 익힘이나 간보다 먼저 그가 확인하는 것, 바로 의도입니다.

"이 재료를 쓴 의도가 뭔가요?"

그의 질문 앞에서 수십 년의 경력도, 화려한 테크닉도 무력해집니다. 모든 과정에 명확한 계산과 목적이 없다면, 그것은 과시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작정 1만 시간을 채우는 성실함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내딛는 이 발걸음의 의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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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이라는 마법의 숫자가 숨긴 진실

우리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믿어왔습니다. 10년만 버티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거라는 믿음은 위로가 되었지만, 동시에 우리를 맹목적인 노력의 함정에 빠뜨렸습니다.

하지만 이 법칙의 실제 연구자인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은 그의 저서에서 뜻밖의 사실을 밝힙니다. 1만 시간은 거장의 자질을 보인 학생들의 20세까지 평균 연습량일 뿐, 숫자 자체가 실력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죠.

그가 발견한 세계적 거장과 평범한 사람의 진짜 차이는 시간이 아니라 의도적 연습에 있었습니다.



손이 아닌 머리로 일하고 있는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나탄 밀슈타인은 젊은 시절, 스승인 레오폴드 아우어 교수에게 자신의 연습량이 충분한지 물었습니다. 그때 스승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손가락으로만 연습하면 종일 걸리지만,
머리로 연습하면 2시간이면 충분하다.

이것이 바로 의도적 연습의 핵심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단순히 익숙한 일을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는 대신 거장이 되는 사람은 전혀 다른 과정을 거칩니다.


컴포트 존을 탈출합니다.

이미 잘하는 기술을 반복하며 안주하는 대신, 내가 아직 마스터하지 못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기술에 집중합니다. 프레젠테이션은 능숙하지만 데이터 분석은 약하다면, 바로 그 데이터 분석이 오늘 내가 파고들어야 할 영역입니다.

매 순간 피드백하고 교정합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 실수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평가하고 전략을 수정합니다. 기획서를 쓴 뒤 '이 기획서가 왜 통과되지 못했는가'를 복기하는 사람과 그냥 다음 기획서로 넘어가는 사람의 3년 후는 완전히 다릅니다.



의도가 사라진 10년

실무에서 의도가 있고 없음은 한 끗 차이로 갈립니다. 여기 매주 월요일 주간 보고서를 쓰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관성으로 일하는 10년 차 과장 :
지난주 보고서를 복사해 날짜를 바꾸고 숫자만 업데이트합니다.
숙련도가 높아 15분이면 끝냅니다.
효율적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이건 손가락으로만 하는 연습입니다.
만약 안성재 심사위원이 이 보고서를 본다면 이렇게 물을 겁니다.
"이 지표를 여기에 배치한 의도가 뭔가요? 단순히 작년에도 그랬으니까인가요?"
머리로 일하는 3년 차 사원 :
보고서를 쓰기 전 자신에게 묻습니다.
'이번 주 팀장님의 최대 관심사는 신규 유입이지. 그럼 효율 섹션을 상단으로 올리고, 원인을 세 줄 요약해 보자.'
1시간이 걸리지만,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권자의 시각을 훈련합니다.

비슷한 10년을 보냈어도 누군가는 '복사-붙여넣기'의 달인이 되고 누군가는 비즈니스의 맥을 짚는 전략가가 됩니다. 안성재 심사위원이 탈락을 주는 대상은 연차가 낮은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모른 채 관성 뒤에 숨어있는 10년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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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 일하기'를 커리어에 적용하는 3가지 질문

원리는 이해했지만, 막상 내 업무에 적용하려면 막막할 수 있습니다.

머리로 일한다는 것은 매일 본인의 업무에 세 가지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Q1. "이 일에서 내가 키워야 할 능력은 무엇인가?"

같은 보고서를 쓰더라도 목적이 다르면 훈련의 질이 달라집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논리 구조를 강화하겠다'거나 '데이터 시각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하겠다'는 식으로 하나의 초점을 정해보세요. 스스로에게 '이 업무를 하는 의도가 뭔가?'를 먼저 묻는 겁니다.


Q2. "지금 편한가, 불편한가?"

일이 편하게 흘러간다면 경계해야 합니다.

편안함은 이미 가진 능력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회의록 정리가 손에 익어 20분이면 끝난다면, 이제 그 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대신 '이 회의의 핵심 의사결정 구조를 한 페이지로 요약할 수 있는가?'처럼 한 단계 높은 난이도의 과제를 부여해 보세요.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이 바로 성장이 일어나는 지점입니다.


Q3. "방금 한 일에서 무엇을 고칠 수 있는가?"

거장과 평범한 사람의 결정적 차이는 일을 마친 직후에 드러납니다.

발표가 끝난 뒤 "수고했다"로 넘기는 사람과 "중간에 청중의 집중이 흐려졌는데 그 원인이 뭐였을까"를 5분이라도 복기하는 사람은 같은 횟수의 발표를 해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성장합니다. 완벽한 분석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업무를 마친 직후 단 한 가지, '다음에 바꿀 점'을 메모하는 습관만으로도 맹목적 성실함의 궤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노력에는 의도가 있나요?

모든 사람이 거장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머리로 일하기'라는 도구를 손에 쥐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의도 없이 보낸 시간은 아무리 쌓여도 경력이 되지 못합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과정을 통해 어떤 능력을 키우고 싶은지 본인에게 묻고 답할 때, 비로소 우리의 시간은 진짜 커리어가 됩니다.

오늘 여러분이 처리한 업무에 대해 만약 안성재 심사위원이 묻는다면, 당당히 답할 수 있나요?

"네, 이것은 저의 철저한 의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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