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 'Yes'를 외치는 사람이 빠지는 번아웃과 성장의 함정
동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통계를 봤습니다. 잡코리아 <일중독 실태, 2023> 조사였는데, 놀랍게도 응답자의 48.5%, 2명 중 1명은 스스로를 워커홀릭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 마음이 쓰였던 부분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중 절반이 넘는 52.5%가 "일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비자발적 워커홀릭이었습니다.
어느새 우리 시대는 바쁨을 능력으로, 과로를 충성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정말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바쁨에 휩쓸려가고 있는 걸까?"
워커홀릭은 시간의 양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유한하고, 우리의 에너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우리의 모습은 아닐까요?
모든 회의에 참석하고,
모든 이메일에 꼼꼼히 답장하려 애쓰고,
점심시간에도 회의실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회의를 이어가고,
다른 부서의 모든 요청에 "제가 한번 볼게요"라고 답하며,
퇴근 후에도 회사의 카톡 알림이 울릴 때마다 다시 노트북을 켜고,
정작 내 업무는 자꾸만 뒤로 밀리는 모습.
우리는 언제나 바쁘고,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연말이 되었을 때, 정작 나의 이름으로 완결된 성과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결과는 세 가지로 나타납니다.
얕은 성과 - 모든 일을 얕게 건드리느라, 나만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만들지 못합니다.
우선순위의 부재 - 급한 불을 끄는 데만 익숙해져, 정작 중요한 과제는 시작도 못 하곤 합니다.
반복되는 번아웃 - 결국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 모든 것을 놓고 싶어지고, 애써 쌓아 올린 커리어를 원점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열심히라는 단어는 방향을 잃는 순간 우리를 가장 지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지로의 꿈>을 보신 적 있나요? 85세가 넘은 스시 장인 오노 지로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스시를 만듭니다. 누가 봐도 워커홀릭입니다.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내일부터 파스타도 팔고 스테이크도 굽겠다"고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70년 동안 그가 매달린 질문은 단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완벽한 스시를 만들 수 있을까?"
그가 일하는 18시간은 과로가 아닙니다. 깊이를 더하는 시간입니다.
핵심은 일을 많이 한 것에 있지 않습니다. 터무니없이 명확한 단 하나의 목표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흔히 빠지는 무목적의 과로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우리 대부분은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지만, 무엇을 이루기 위해 이토록 달리는지 그 목적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의미 있는 성장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쁩니다. 하지만 그들의 바쁨에는 명확한 방향이 있습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말했습니다.
정말로 성공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는,
정말로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모든 것에 'No'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이 집중해야 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반면, 방향 없이 모든 일에 'Yes'라고 말하는 바쁨은 그저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바쁨을 잠시 멈추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중요한 것들이 우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첫째, 진짜 우선순위가 보입니다.
매일 처리해야 할 To-do 속에서 내 커리어에 정말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옥석을 가릴 수 있게 됩니다.
둘째, 한 가지 일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공에 배트를 휘두르려 애쓰는 대신 내가 가장 잘 칠 수 있는 공 하나를 골라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전문성은 넓이가 아니라 깊이에서 나옵니다.
셋째, 진짜 성장이 시작됩니다.
성장은 반복되는 과로 속에서 기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성장은 한발 물러선 성찰의 시간, 불필요한 것을 쳐내는 선택의 용기, 그리고 중요한 것에 몰입하는 집중의 순간에 일어납니다.
성공의 대전제는 어쩌면 아주 단순합니다.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사람이 결국 성공합니다.
워커홀릭이 되는 것은 의외로 쉽습니다.
그저 밀려오는 일을 거절하지 않고, 'No'라고 말하는 용기를 내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멈추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늘 퇴근 전에 과감히 내려놓을 일 한 가지와 끝까지 책임질 일 한 가지를 골라보면 어떨까요?
잠시 멈추고,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습니다.
"나의 노력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그 질문이 우리를 지치게 하는 워커홀릭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는 첫걸음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