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시선, 60 - 영화『다음 소희』에 부쳐
서나루
- 영화『다음 소희』에 부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K-벤춰공모전 제출할
사업계획서를 써야겠다
노트를 켜고
경청클럽 (사회
라고 썼다가
한 글자를 지우고
업계획안)
으로 고쳐 쓴다
사 업을 하려는데 사 회가 튀어나온다
같은 사짜라 헷갈렸다.
사회적 가치에 귓구멍이 뚫린다
시체들을 인멸하는
폭음같은
모든 슬로건은 콤플렉스의 반영이라는데
나도 살고 남도 살자고 소셜사업을 한다
오늘날의 사회란
사업인게야!
저게 얼마짜리의 비명인줄 아느냐?
남의 인재산 지켜주는 심리학과
더 쎄게 지켜주는 알프라졸람0.25mg탭
얼마나 씨게 됐으면 공공보험이 되냐
두당 단가가 씨게 됐으면
신자유는 공단급여의 단가를 준다
그러나 무엇이 신자유를 주는지는 모른다
아무도
신자유가 어디서부터 시작된지
돈이 얼마나 부족한지
가난한 사람에게 줄 돈이 얼마나 없는지
세금을 매기면 얼마나 총생산이 총후생이
감소하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우는 좌로 가고 좌는 우로 가고
자꾸 밖으로 나돌던 나는 쭈그려 앉는다
소명이 다할 때까지
작은 흑요석 날을 깎아서 악
으로부터 발사된 촉
의 산 심장을 저며 죽이겠다는 상상을 한다
살아있는 피해자의 심장 속에
살아있는 아이히만의
살아있는 모욕의 심장
저며
나는 죽어도 남의 심장 안에서 죽게 되나
그런 실천을 한다 그래서 자격증도 땄다
휴먼서비스 전문의,
사회복지사들이 강제 징병된 사회요원들을
굴린다 재단법인의 토마토 밭에
잡초를 뽑고 고추장을 담그고 장애인 대신
장애인특별사업장의 할당량을 채운다
콜수를 채우듯이
콜쎈타도 예비사회적기업인증을 받을까?
옥처럼 깨졌다는 논개처럼
논개축제를 여는 지자체처럼
잘못된 시대에 태어난 게 죄인
몇년전고대인들의 냉동부검체 위에 옥의 가루를 뿌리는
현대화제1문명옥쇄인처럼
우리 아이히만조선의 여명처럼
실업급여가 끊겨
제3의 비단길에 기어나오면
그보다 못한 대우를 받던
취업연결원들이 아가씨 그 스펙이면 되겠냐고
그 점수로 어딜 가시냐고
어디로 갑니까 나는 사회로 갑니다
사회로 가면 옥처럼 깨지고
숯처럼 검게 되고
비쩍 골거나 갑상선으로 몸이 붓고
휠체어로 대중교통도 타는
걸걸한 아줌마들과 막걸리를 마셔야 합니다
싸울 줄을 알아서 어깨 걸칠 줄을 알아서
해지방어도 잘하는 아줌마들과
아줌마가 되지 못한 지방 소도시의
보도되지 못한 강남의
청량리의 군산의
영정들과 나는 막걸리 마셔야 합니다
야 이 신자유읫 갯 개잇
갯 솃끼들아! 6푸토뇨쉬 와인병을 대가리에 내려찍지 못하고
김수영 김수영 허벅지 터치하는 교수들 정수리
깨버리지 못하고 기름덩어리 돼지국밥에
결국 해지하지 못한 통신사 할인을 먹이며
나는 둥글게 앉아 막걸리 마셔야 합니다
공산주의자들과
공산주의자 였던 자들이 나중에 혁명이 오면
아니면 냉전안보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변절자새끼야! 니놈 먼저 총살하겠다 악쓰면
다 방관자요 부역자인 내 죄악이라 대신 사과하며
이 개같은 민둥피부 쌀먹이 두발원숭이들의 유전자를
이 옥 같이 깨어지는 의분의 등을 새벽까지 두드리며
깨진 잔을 치우고
전병처럼 으깨어지는 원을 수습하며
깨지게 아픈 대가리 붙들고
오래 살아서 뭐 세상 좋아지는거 보겠다고
아침 대신 헛개차 마시고
월셋방 동네의 저 예술대 애들
완전히 가난해서 마지막 힘으로 왔거나
완전히 부유해서 즐기러 온
슈뢰딩거의 목숨 같은 애들 지나치면서 나는
재단 컨퍼런스룸 들어가기 전
노동조합 스티커 다 떼버렸던
벌거벗겨진 문명의 방탄판을 열고
다시 흰 화면을 쳐다보아야 합니다
Poster crop by The Korea Hera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