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을 띄운 투자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17개의 종목 중 하나 정도는 상승 기대가 높지 않은 자산을 일부러 포함시킨다. 그것은 조심함의 상징이자, ‘배려의 마음’이다. 포트폴리오란 늘 성장만을 향한 공격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전쟁터를 오가던 시절, 어느 여름날 한 처녀가 우물물을 떠주며 그 위에 나뭇잎 한 장을 띄웠다고 한다. 급히 마시다 목에 걸릴까 염려되어 띄웠다는 그 잎에는, 작은 행동 속에서도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왕건은 그 배려를 잊지 못했고, 훗날 그녀가 바로 신덕왕후 강씨가 되었다.
이 짧은 이야기에는 깊은 지혜가 있다. 조급함은 실수를 낳고, 맹신은 판단을 흐린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자산이 오를 것이라 믿는 순간, 나뭇잎 하나 없는 물처럼 위험은 보이지 않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포트폴리오 안에 ‘조심의 상징’을 하나 남겨둔다. 상승 가능성이 낮더라도, 전체를 지켜주는 완충의 자산. 그것이 나에게는 우물 위의 나뭇잎과 같다.
조급하게 투자하지 않기를, 그리고 어떤 자산도 맹신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정한 현명함은 ‘배려의 마음으로 자신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