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회사 전동료의 만행
낮밤툰 15화는 제가 예전에 다녔던 런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한 동료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담았습니다.
처음엔 다들 화목한 분위기였지만, 아무래도 그와 저는 같은 포지션이었고 또 새로 합류한 동료가 스스로의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 동료는 저를 의식하며 가끔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곤 했습니다. 제가 설명을 요구하면 “네가 너무 예민하다”라며 상황을 넘기려 하기도 했죠.
이후 그는 고향인 스코틀랜드로 돌아가 새로 취직을 했는데, 디자인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이 제 프로젝트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떠올려도 화가 날 정도예요 ㅎㅎ
저 역시 비자 스폰서 자격이 없는 회사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기회를 얻은 터라, ‘회사에 빚을 갚아야 한다’, ‘내 실력을 항상 증명해야 한다’,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내가 제일 잘해야 한다’는 이상한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당시 제 전부는 일이었고,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삶의 중심이었죠. 그런데 그것을 고스란히 전 동료에게 빼앗긴 기분이었어요. 그는 훔친 포트폴리오로 아트디렉터 자리를 얻었거든요.
지금 돌아보면, 그런 일이 일어난 게 차라리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상사는 제 기준보다 훨씬 미온적으로 대응했고, 예전 동료에게 사과도 받지 못했기에 저는 크게 실망하고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준비하게 되었거든요. 역시 불행과 행운은 양면적이라, 불행이 행운이 되기도 하고 행운이 불행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화는 구남친과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블로그에서 “왜 구남친만 막대인간으로 그리냐”는 질문을 몇 번 받았는데, 아마 다음 두 화를 보시면 확실히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ㅋㅋ 오늘도 낮밤툰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