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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광장 Dec 09. 2023

나는 나의 70대가 기대된다.

나는 나의 70대가 기대된다. 50대엔 60대가 되면 내가 바라는 것이 거의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막상 60대가 되고 보니 50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50대에 부족했던 것이 그대로이고, 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제 60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70대에 기대를 걸기로 했다. 70대에 기대를 하려면 얼마 남지 않은 60대를 잘 보내야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항상 10년 뒤를 생각하며 살아온 것 같다.     

중학교 이후로는 항상 힘든 시기를 보냈다. 현실이 힘드니 10년 뒤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살았던 것 같다. 10년 뒤를 생각하며 현실을 살아냈기에 내가 꿈꿨던 60대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50대까지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했고, 만나기 싫은 사람도 만나며 살아야 했다. 하지만 60대부터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은 거의 안 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들은 안 만나고 산다.     

지금 하는 강의는 70대에는 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60대가 끝나기 전에 7080대에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요즘은 건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만 있으면 나이와 관계없이 할 수 있다.     

50대에 만들어 놓은 일을 60대에 할 수 있었다. 이제는 70대에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해 놓아야 70대에 행복할 수 있다. 60대를 살아보니 70대도 별반 다르지 않게 살맛나는 세상을 충분히 살 수 있겠다는 기대로 가득하다. 아마도 4050세대들이 들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나는 4050 때보다 60대인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 아마도 70대가 되면 60대인 지금보다 더 행복하다는 얘기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친구들 만나 나이 얘기를 하다 보면 나이 들어가는 것에 부정적이다. 나이 들어가는 것이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그 누구도 예외 없이 나이를 먹어야 하고 죽어야 한다. 피해 갈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삶을 즐기려면 그 나이에 맞게 살 수 있는 기본기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즐길 수 없다. 최소한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받쳐주어야 한다.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어야 외롭지 않다.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목표와 희망이 있어야 한다.     

6070세대도 미리 준비하면 4050세대와 다를 것 없다. 70대를 살고 있는 지인은 빨리 70대로 오라고 한다. 70대도 60대 못지않게 좋다고 한다. 나는 이 분의 얘기를 믿고 70대에 기대를 걸기로 했다. 기대하려면 기대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내가 지금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은 70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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