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이 정해준 다음 남친.

스쳐간 옷깃들(가제)

by 나영
cd1abfac-9dbb-4020-8bfc-25d16c72e712.png

제목을 보면 이게 무슨 막장 드라마인가 싶겠지만 사실이다. 본인은 알고 있으려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만나고 있던 남자친구 A는 내가 본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좋아한 건 사실이지만 사랑이었냐는 물음에는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A는 나에게 나를 위해서라면 차에 치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난 빈말로라도 A대신 차에 치일 생각은 없었으니까.


아무튼 그런 A에게 내 주변은 굴러다니는 돌멩이마저 경계의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이별이 다가올 무렵, 다툼의 끝에서 A는


"너 B한테 관심 있지? 나 다 알아! 너 B 좋아해서 나한테 이러는 거잖아."


라는 말을 내뱉었다. 정작 나는 B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도 모르는데.


말을 몇 번 해봤고, 얼굴을 한 번 마주친 정도. 단톡에서 티키타카를 좀 주고 받았다고 저 정도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니.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하고, 변호를 왜 하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변호했고, 결국 A의 의심은 사그라들었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B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A는 내가 B를 좋아할 거란 생각을 한 걸까?


그래서? 알파벳 A 다음에는 B가 오듯이 A 다음의 남자친구는 B가 되었다. 이걸 남자의 직감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정말 중매를 서준건지.

작가의 이전글삼겹살과 목살 사이에 필요한 것, 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