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영 Apr 04. 2024

전남친이 정해준 다음 남친.

스쳐간 옷깃들(가제)

제목을 보면 이게 무슨 막장 드라마인가 싶겠지만 사실이다. 본인은 알고 있으려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만나고 있던 남자친구 A는 내가 본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좋아한 건 사실이지만 사랑이었냐는 물음에는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A는 나에게 나를 위해서라면 차에 치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난 빈말로라도 A대신 차에 치일 생각은 없었으니까.


아무튼 그런 A에게 내 주변은 굴러다니는 돌멩이마저 경계의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이별이 다가올 무렵, 다툼의 끝에서 A는 


"너 B한테 관심 있지? 나 다 알아! 너 B 좋아해서 나한테 이러는 거잖아."


라는 말을 내뱉었다. 정작 나는 B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도 모르는데.


말을 몇 번 해봤고, 얼굴을 한 번 마주친 정도. 단톡에서 티키타카를 좀 주고 받았다고 저 정도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니.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하고, 변호를 왜 하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변호했고, 결국 A의 의심은 사그라들었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B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A는 내가 B를 좋아할 거란 생각을 한 걸까?


그래서? 알파벳 A 다음에는 B가 오듯이 A 다음의 남자친구는 B가 되었다. 이걸 남자의 직감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정말 중매를 서준건지.

작가의 이전글 삼겹살과 목살 사이에 필요한 것, 담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