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모순
회사 인사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난 팀장(본부장) 그만하고 싶어.
근데 내가 안 하면 할 사람이 없잖아.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어.”
사회 초년생일 때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정말 보직자들이 책임감 때문에 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회사 안에서 여러 일을 겪고 나니,
그 말 안에서 석연찮은 모순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냐’라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었다. 정말 하고 싶지 않아서
하는 말인 건 맞지만, 동시에 “지금 내가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혜택은 포기하지 못하니까, (기꺼이) 싫어하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은 저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이렇게 이해하게 된다.
“지금 하는 일은 싫지만, 그 일을 통해 얻는 부산물은
여전히 좋아서, 아직은 일을 내려놓을 수 없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