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그만하고 싶지 그런데...

생각의 모순

by 나저씨
IMG_0045.JPG 나저씨가 아이패드로 작업

회사 인사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난 팀장(본부장) 그만하고 싶어.

근데 내가 안 하면 할 사람이 없잖아.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어.”


사회 초년생일 때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정말 보직자들이 책임감 때문에 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회사 안에서 여러 일을 겪고 나니,

그 말 안에서 석연찮은 모순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냐’라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었다. 정말 하고 싶지 않아서

하는 말인 건 맞지만, 동시에 “지금 내가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혜택은 포기하지 못하니까, (기꺼이) 싫어하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은 저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이렇게 이해하게 된다.


“지금 하는 일은 싫지만, 그 일을 통해 얻는 부산물은

여전히 좋아서, 아직은 일을 내려놓을 수 없어.”라고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길목에서 멈춰 선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