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딜레마
‘독점’이라고 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경쟁을 막고, 가격을 높이며,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악한 경제 행위 말이다. 하지만 모든 독점이 나쁜 것일까? 시장경제를 채택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때로 독점을 규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한 독점을 보호하고 장려하기도 한다. 그 기준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어떤 독점은 규제하고 어떤 독점은 허용해야 하는가? 이 글에서는 특허, 정부 서비스, 인터넷 기업의 사례를 통해 독점의 의미와 규제의 정당성을 탐구해보고자 한다.
독과점을 국가에서 규제할 수 있는 이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재산권은 중요한 권리다. 하지만, 재산권은 독과점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우리는 시장과 국민 간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자유시장 경제는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양산한다. 이는 민주주의에 본질에 어긋난다.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를 기본적인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시장경제를 채택한 이유는 시장경제가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민주주의는 시장경제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살 목적을 위하여 시장경제를 수단으로 채택한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시장 활동은 규제할 수 있다. 시장은 경쟁을 통하여 시민들에게 높은 질의 물건을 낮은 가격으로 판다는 믿음이 있기에 우리 민주주의는 시장경제를 채택한 것이다. 하지만, 독과점은 시장의 근본적 혜택을 부정하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독과점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독과점은 잘못된 것인가?
아니다. 국가에서는 시민들에게 이득이 되는 형태의 독과점은 허용하고 심지어 독려하기도 한다.
가. 특허
특허는 정부에서 시장참여자에게 독점을 종용하고 보호해주는 시장정책이다. 특허는 사회에 유용하고 독특한 발명을 한 시장참여자에게 특정 기간 동안 독점할 권리를 보장해준다. 특허 기간 동안, 시장참여자의 발명품을 사용한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로얄티를 지급해야 하고, 만약에 시장참여자가 다른 사람들이 그 또는 그녀의 특허 물건 사용을 원치 않는다면 막을 수 있다. 이 기간에, 시장 참여자는 본인의 발명품에 대해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정부가 반시장적으로 보이는 특허를 허용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특정 기간 이익을 보장해주는 것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는 새로운 발명품에 의해서 발전한다. 이동 통신의 발명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없애 사회의 발전을 가져왔고, 가전제품의 발전 또한 여성들의 집안일의 짐을 덜어 사회참여를 가능케 했다. 이러한 획기적인 발명품의 발명은 쉽지 않다. 긴 시간 동안, 많은 자본의 투자가 필요하다. 미래에 자신들의 투자에 대해 수익이 보장된다면, 많은 사람은 기꺼이 투자할 것이다. 투자에 대한 수익 보장을 위하여 국가는 특허를 보장해준다. 특허가 없다면, 새로운 발명품을 경쟁회사가 쉽게 카피할 수 있다. 경쟁회사가 쉽게 카피하여 비슷한 물건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곧바로 경쟁이 발생하여, 발명품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투자를 할 유인을 제거하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따라서, 국가는 시장참여자가 특허를 통하여 특정한 기간 독점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특허 기간이 (보통 20년: 물론 특허물건의 종류마다 보호 기간은 다르다) 끝나면, 특허 물건의 독점 권리는 사라지게 된다.
#특허권과 관련된 문제
제약품 특허에 대한 논란이 상당하다. 새로운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특허권이 필요하지만, 특허권은 시장에서 의약품의 가격상승을 일으킨다. 따라서, 많은 환자가 목숨을 잃게 된다. 따라서, 의약품과 특허권은 우리 사회에서 뜨겁게 논의되고 있다. (인도는 자국의 기업들이 특허권을 무시하고 복제약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나 . 정부독점
정부는 물, 전기, 치안 같은 사람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재화를 제공하기 위하여, 독점하기도 한다. 정부가 이러한 분야에서 독점을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에 공급을 맡길 경우에, 이러한 재화의 퀄리티가 보장이 안 될 뿐 더러,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 전기 같은 재화는 높은 진입장벽과 규모의 경제로 인하여, 자연독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 전기는 기반 시설에 대한 높은 투자가 필요하여 시장참여자의 수가 적을 수밖에 없고(높은 진입장벽), 한번 기반 시설에 투자하면 많은 소비자가 같은 기반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큰 투자를 하게 되면, 다음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많은 서비스를 좀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 따라서 정부는 시장에 이러한 서비스의 제공을 맡기지 않고, 정부의 독점을 통하여 재화의 질과 공평한 supply를 보장한다.
다.
인터넷 회사
1. 특이한 인터넷 회사: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대부분의 인터넷 회사들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한국의 포탈은 네이버와 구글이 양분하고 있다. (2019년 기준 네이버 58.82%, 구글 33.28%) 전 세계 검색엔진은 구글이 90% 이상 점유하고 있고, SNS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는 아마존이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회사들의 독점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a) 먼저 인터넷 회사들은 독점 상황에서도 질 높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젤 처음 우리가 의논했던, 독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에 인터넷 회사의 독점을 막아, 인터넷 회가들이 과금하게 된다면 오히려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먼저, 저 소득층은 비용이 부담되어 인터넷 사용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는 인터넷의 빈부격차를 만들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의 불평등을 가져온다. 정보는 부를 축적하는데 필수인 만큼, 이는 큰 사회적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과금의 크기에 따라 인터넷 이용속도를 차별하는 망 중립성을 파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긴다. 이 또한 인터넷 사용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기에 오히려 사회에 큰 피해를 준다.
b) 인터넷 회사는 근본적으로 독점일 경우에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 회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우리는 구글 서치를 통하여, 대한민국 서울에서 프랑스 대영박물관에 방문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다른 국가의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아마존을 통해서 평소에는 방문하지도 못 해봤을 retail 가게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 회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제거했기에, 더 많은 사람이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을 경우에 더 큰 이점이 된다. 만약에 구글이 지금과 같은 크기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면, 우리는 구글의 서치 결과를 믿지 못하고, 야후 또는 네이버에 다시 검색을 해야 할 것이다. 페이스북 사용자 수의 감소는 같은 사진을 올려 같은 수의 '좋아요'를 받지 못한다. 이는 사용자의 만족도도 감소할 뿐만 아니라, 다른 SNS 다시 사진을 올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동반한다. 아마존 또한 문제다. 아마존에서 찾은 물건이 베스트 퀄리티에 가장 낮은 가격이 아닐 수도 있으니 여러 가지 전자상거래 회사를 기웃거려야 한다. 따라서 인터넷 회사의 독점은 전통적인 산업의 독점과 다르게 취급된다.
2. 인터넷 회사 독점 문제
인터넷 회사의 독점이 아무런 문제가 없지는 않다.
사생활 침해:
먼저 인터넷 회사는 과금하지 않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사용자의 사적인 정보를 이용한다. 개개인의 서치 결과, 좋아요 횟수 등을 종합하여 타깃광고를 제공하는데 이는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동반한다. 문제는, 사용자들이 이러한 방식이 맘에 들지 않아 대안을 찾으려고 하더라도 독점상황이라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 회사들 또한 소비자들이 대안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새로운 형식의 수익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자
기업 상품 우대:
인터넷 회사 독점의 또 다른 문제는 자 기업 상품 우대에 있다. 이는 독과점 1편에서 말한 것처럼,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독점을 이용하여, 비자연적인 이득을 얻으려는 행동이다. 자신의 플랫폼에서 자사의 상품을 우대하여 광고 또는 판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아마존이 홀 푸드라는 미국 최대 유기농 회사를 인수했을 때, 아마존이 홀푸드 상품을 우대 광고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또한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든 휴대폰에 구글 앱을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정책을 시행했었다. 이에 유럽연합은 이를 반시장정책으로 판단, 이를 금지하였고, $23억의 벌금을 부과하였다. 인터넷 회사들의 특수한 상황으로 독점을 허용해주지만,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독점은 무조건 악이 아니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려할 때,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독점은 오히려 발전과 공공성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독점이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가’이다.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기능하는 독점은 장려되어야 하지만, 시장 지배력을 악용해 타인을 배제하고 권력을 강화하는 독점은 반드시 견제되어야 한다. 시장경제는 민주주의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모든 사람의 동등한 권리’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장이 아니라 시민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독점을 둘러싼 윤리적 판단을 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