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되지 않은 생각이 관계를 흔든다
"콜록콜록"
"누구인가? 지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겁에 질려 두리번거리는 신하들)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 말이야!!"
2000년에 방영한 사극 '태조 왕건'의 유명 장면이다.
'관심법'에 심취한 궁예는 신하의 마음이 더러워 기침했다고 하며 그 신하를 죽였다.
'관심법'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방법이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임의적 추론'이라고 부른다.
확인된 것도 없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단정 짓는 오류다.
시쳇말로 남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척하는 사람에게 '궁예질 한다'라고 한다.
사실, 이는 궁예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도, 물론 나도 때로 관심법을 사용한다.
한 번은 아내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며칠이 지나도 아내는 내게 그 일을 묻지 않았다. 섭섭해졌다.
'나한테 관심이 없나'라는 생각이 스쳐서였다.
이런 마음을 전달하자 아내는 '괜히 심란할까 봐 안 물었다'라고 했다.
아내는 나를 배려한 건데 내 '관심법'이 서운함의 불을 지폈다.
내 마음속에서 아내는 매정한 사람이 되었다.
검증 안 된 나만의 생각은 조용히 스치지만,
감정을 흔들고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제멋대로 생각'이 스칠 때 잠깐 멈추고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이 생각이 맞다는 증거가 있나?'
상대의 의중을 꼭 확인하고 싶다면 이렇게 말해 보자.
"내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데, 혹시 내 생각이 맞아?"
(이런 말은 금물이다. "넌 이래서 그런 게 뻔해")
궁예도 이렇게 했다면 불필요한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지 모른다.
스치는 생각을 검토하는 일은 내 마음도, 소중한 관계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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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는 '하루를 시작할 때의 기분 개선을 돕는 작은 행동'을 소개합니다.
이 브런치에서는 매주 월요일, 다음 다섯 가지 주제 중 하나를 다룹니다.
1. 우울, 불안, 분노를 조절하는 사고 개선 훈련
2. 우울, 불안, 분노를 조절하는 행동 전략
3. 인간관계에서 감정에 덜 휘둘리는 방법
4. 덜 화내며 부부관계를 지키는 법
5. 화 안 내며 효과적으로 자녀를 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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