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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Sep 21. 2019

잠언 11장

9/21 저녁묵상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셔도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 교만이 오면 욕도 오거니와 겸손한 자에게는 지혜가 있느니라 정직한 자의 성실은 자기를 인도하거니와 사특한 자의 패역은 자기를 망케 하느니라 재물은 진노하시는 날에 무익하나 의리는 죽음을 면케 하느니라 완전한 자는 그 의로 인하여 그 길이 곧게 되려니와 악한 자는 그 악을 인하여 넘어지리라  정직한 자는 그 의로 인하여 구원을 얻으려니와 사특한 자는 자기의 악에 잡히리라 악인은 죽을 때에 그 소망이 끊어지나니 불의의 소망이 없어지느니라 의인은 환난에서 구원을 얻고 악인은 와서 그를 대신하느니라 사특한 자는 입으로 그 이웃을 망하게 하여도 의인은 그 지식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느니라 의인이 형통하면 성읍이 즐거워하고 악인이 패망하면 기뻐 외치느니라  성읍은 정직한 자의 축원을 인하여 진흥하고 악한 자의 입을 인하여 무너지느니라 지혜 없는 자는 그 이웃을 멸시하나 명철한 자는 잠잠하느니라  두루 다니며 한담하는 자는 남의 비밀을 누설하나 마음이 신실한 자는 그런 것을 숨기느니라 도략이 없으면 백성이 망하여도 모사가 많으면 평안을 누리느니라 타인을 위하여 보증이 되는 자는 손해를 당하여도 보증이 되기를 싫어하는 자는 평안하니라 유덕한 여자는 존영을 얻고 근면한 남자는 재물을 얻느니라 인자한 자는 자기의 영혼을 이롭게 하고 잔인한 자는 자기의 몸을 해롭게 하느니라 악인의 삯은 허무하되 의를 뿌린 자의 상은 확실하니라 의를 굳게 지키는 자는 생명에 이르고 악을 따르는 자는 사망에 이르느니라 마음이 패려한 자는 여호와의 미움을 받아도 행위가 온전한 자는 그의 기뻐하심을 받느니라 악인은 피차 손을 잡을찌라도 벌을 면치 못할 것이나 의인의 자손은 구원을 얻으리라 아름다운 여인이 삼가지 아니하는 것은 마치 돼지코에 금고리 같으니라 의인의 소원은 오직 선하나 악인의 소망은 진노를 이루느니라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 곡식을 내지 아니하는 자는 백성에게 저주를 받을 것이나 파는 자는 그 머리에 복이 임하리라 선을 간절히 구하는 자는 은총을 얻으려니와 악을 더듬어 찾는 자에게는 악이 임하리라 자기의 재물을 의지하는 자는 패망하려니와 의인은 푸른 잎사귀 같아서 번성하리라 자기 집을 해롭게 하는 자의 소득은 바람이라 미련한 자는 마음이 지혜로운 자의 종이 되리라 의인의 열매는 생명나무라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느니라 보라 의인이라도 이 세상에서 보응을 받겠거든 하물며 악인과 죄인이리요
잠언 11:1‭-‬31 KRV



11장은 1절부터 31절까지 모두가 지혜와 악의 대조적 각론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지혜와 악을 사례를 들어가며 비교하고 그 예시가 31개 등장합니다. 1장부터 10장에서 이미 언급되었던 사례들도 나옵니다.

31개의 절들 대부분이 이런 구조입니다.

"A는 a 하지만 B는 b 하다."

그런데 예외가 몇 개 등장합니다.

유덕한 여자는 존영을 얻고 근면한 남자는 재물을 얻느니라
잠언 11:16 KRV

아름다운 여인이 삼가지 아니하는 것은 마치 돼지코에 금고리 같으니라
잠언 11:22 KRV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
잠언 11:25 KRV

위 3개 절은 11장의 구조적 통일성을 해칩니다. 이 또한 솔로몬이 잠언을 비교적 단기간에 저술한 흔적 중 하나로 보입니다.

글을 쓰기 전에 각 장의 문학적 구조를 미리 설계하고 짜임새 있게 내용을 끼워넣는 방식(top-down)도 있으나 일필휘지로 작성하는 방식(bottom-up)도 있습니다. 후자의 방식을 택한 흔적인 것 같습니다. 잠언에서 했던 말을 또 하는 예시 또한 후자의 흔적입니다. 주제는 확고하게 정해져있으나 논거를 풍부하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지혜에 대해 오래동안 고찰하며 쌓아올린 솔로몬의 확고한 신념과 천재성이 엿보이는 부분이죠. 일필휘지로 작성했다기에는 각론부분이 굉장히 풍부하거든요.

특히 11장은 마치 앞 장에서 중복되는 서술을 했던 사실에 반성이라도 하듯 31가지나 되는 별개의 이야기를 토해냅니다. 솔로몬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단, 히브리 원문을 해석할 능력은 제게 없으므로 KRV 번역본을 기준으로 한 해석입니다.

14개 절은 악인의 이야기로 시작해 지혜의 이야기로 끝나고, 나머지 14개 절은 지혜의 이야기로 시작해 악인의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그 순서와 배치가 뒤죽박죽이라 편하게 읽으면서는 그 밸런스를 느끼기가 힘듭니다. 의에 대한 강조와 악에 대한 경계에 같은 비중을 할애한 것입니다.

덕분에 은유적 해석 없이도 누구나 한번 샤라락 읽으면 이해가 쏙쏙 되는 쉬운 구조이면서도 잠언의 핵심은 그대로 전달됩니다.

다만 중후반부부터 등장하는 3개의 예외절은 대조적 구조를 이루지 못 하고 있습니다. 선에 대한 이야기 2개와 악에 대한 경계 1개입니다. 여기에까지 구조적으로 파고들 필요는 저는 못 느끼겠습니다. 단기간에 서술한 흔적 정도로만 생각하겠습니다.

어쩌면 솔로몬은 11장을 굉장히 몰입한 상태 또는 흥분 상태에서 작성한 것은 아닐까요? 1장부터 10장까지의 내용에서 기승전결을 따져 보자면 지혜가 직접 나서서 어리석은 자를 꾸짖는 8장이 절정부에 해당하고, 다시 각론부로 돌아가는 10장이 결말부에 해당하는 것 같거든요. 일종의 소단원 마무리 이후에 쏟아내듯 요약정리를 하는 느낌 같거든요. "이 정도로 설파했으면 훈계를 받아들이겠지?" 하는 마음도 느껴지는 것 같고.

슬쩍 뒷부분을 읽고 왔는데 15장까지 쭉 비슷합니다. 16장에 이르러서야 서술방식이 바뀌네요. 정말 흥분한 채로 한 번에 4장을 좌라락 작성한 것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구조적 분석은 이만하면 된 것 같습니다. 솔로몬이 정말로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이 11장부터 15장까지이며, 1장부터 10장은 여기서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한 선수단계였다고 이해해도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일단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15장까지 천천히 읽어나가 보겠습니다. 다만, 각 절의 말씀은 각각이 짧지만 깊은 교훈을 담고 있으므로 눈과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내용이 너무나 넓고 예시가 많으므로 하나하나 음미하는데만 해도 시간이 꽤나 걸릴 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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